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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평화대회 참가기 (2) 김승국 지난번에는 일본 평화대회[2006년 12월 7~10일 일본의 이와쿠니(岩國)에서 열린 ‘米·日 군사동맹 타파, 기지 철거 2006년 일본 평화대회 in 岩國·廣島’]의 주요 발제자의 발언을 전달했다. 이번에는 일본 평화대회에 참석한 청중들의 발언을 대회 일자·장소에 따라 구분하여 기술한다. 청중들의 자유로운 발언이므로 발제자들보다 더욱 진솔하고 자신들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내용이 많아서 호소력이 강하다. 청중들의 신원을 밝히는 것보다 육성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발언을 인용하는 데 주력했으며, 일부 인사의 경우 이름·직함이 생략되는 경우가 있다. ♦ 12월 8일 밤의 개막집회 이날 밤 이와쿠니의 시민회관에서 약1.2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개막집회에 참석한 木下眞里 씨(3.. 더보기
일본 평화대회 참가기 (1) 김승국 1. 평화대회의 배경 2006년 12월 7~10일 일본의 이와쿠니(岩國)에서 열린 [米·日 군사동맹 타파, 기지 철거 2006년 일본 평화대회 in 岩國·廣島(이하 ‘일본 평화대회’]에 참석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연재한다. 이 대회는 일본 평화위원회·原水協(반핵운동 단체)·全勞連(노동운동 단체)·民靑同盟(청년운동 단체)·안보파기 실행위원회 등이 중심이 되어, 올해의 기지반대-평화 운동을 결산하고 내년의 운동계획을 세우며 결의를 다지는 집회이다. 일본 전국의 반기지 평화운동 활동가들 1,500여명이 참석한 큰 규모의 대회이므로 여러 가지로 취재할 것이 많았는데, 필자가 직접 들은 이야기를 요약하면서 의미부여하는 형식을 취한다. 이 대회의 기조는 ♦ 주일미군 기지 재편에 반대하고 기지·군사동맹 .. 더보기
야생의 인도 기행 (16) 김승국 델리 행 특급열차 안에서-2 2004년 1월 21일 심야. 라즈다니 열차는 델리를 향해 맹진하고 있다. 칠흑 같은 밤을 뚫고 달리므로 어디쯤 달리는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다. 델리까지 가는 도중에 단 2개의 역에서만 정차한다고 하니 ‘하염없이 달리는’ 느낌이다. 이윽고 덜커덩거리며 달리는 열차 바퀴 소리를 자장가 삼아 침대에 몸을 뉘었다. 열차가 흔들리는 대로 누워있는 온몸이 진동하는 바람에 깊은 잠을 잘 수 없었다. 선잠을 몇 시간이나 잦을까? 눈을 떠보니 어슴푸레한 미명이었다. 칠흑 같은 밤은 도둑같이 사라지고 새벽의 희미한 빛이 인도의 평원에 비추이고 있다. 1월 22일 아침 7시. 기상을 알리는 차내 방송과 함께 힌두 음악이 흘러나왔다. 곧장 인도차를 마시라며 열차 종업원이 다기(茶器)를 .. 더보기
야생의 인도 기행 (15) 김승국 델리 행 특급열차 안에서-1 1월 21일 오후 4시 55분. 드디어 델리 행 특급열차 ‘라즈다니’가 뭄바이 역 구내를 벗어나기 시작한다. 필자는 에어콘‧침대가 달린 2등칸에 올라탔다. 델리까지 1,400킬로미터를 17시간 달려야하니까 내일(1월 22일) 아침 10경 종점에 도착한다. 난생 처음 장거리 기차 여행이어서 그런지 가슴이 설렌다. 인도 대륙의 서쪽 지방 일부를 가장 빠른 열차 ‘라즈다니’로 달리는데 17시간 걸린다면, 도대체 인도 대륙 전체를 완행열차로 달리면 얼마나 걸릴까? 열차의 서비스는 좋았고, 승차하자마자 간식과 인도 차가 계속 나왔다. 영성 어린 힌두음악이 흘러나와 흥취를 더했다. 가사를 이해할 수 없으나 코브라가 춤추듯, 주문을 암송하듯, 원시부족이 드럼치듯하는 힌두 음악이 이.. 더보기
야생의 인도 기행 (14) 김승국 인도에서의 기차 여행 인도에서 기차 여행은 즐거움이자 고행이다. 인도의 지도를 펼쳐보면 대륙을 종횡으로 달리는 철도길이 자랑스럽게 그려져 있다. 인도의 철도는 영국의 제국주의 지배를 위한 수단으로 부설되었다. 마치 한반도를 경영하기 위해 일본 제국주의가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철도를 깔아 만주벌판을 달렸듯이... 영국 제국주의가 부설한 철도가 지금도 인도의 주요 교통수단이다. 이 철도는 인도 서민들의 발이다. 보통 역의 경우 기차가 하루에 몇 차례 밖에 왕래하지 않지만, 철도역은 인도인의 의사소통, 물자 소통의 혈맥이다. 필자가 인도를 여행하면서 기차가 달리는 장면을 여러 번 보았지만, 언제나 저속이었다. 저속 사회 인도에서 기차가 한국처럼 고속으로 달리면 비정상이리라....그런데 느려도 너무 느린 .. 더보기
야생의 인도 기행 (13) 김승국 善人과 惡人의 공존 뭄바이 대학 깔리나(Carlina) 캠퍼스에서 뭄바이 대학 본부가 있는 Church Gate 지역으로 가기 위해 완행열차를 몇 차례 탓다. 필자는 기차여행을 즐긴다. 특히 속도가 느린 완행열차 타기를 좋아한다. 필자의 이런 희망을 짓밟듯 한국에서는 완행열차가 완전히 사라져 살맛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뭄바이 시와 같은 거대 도시를 관통하는 주요 교통체계가 완행열차이었다. 그래서 열일을 제치고 완행열차를 타기로 했다. 완행열차는 서민들이 발이어서 그런지 낮인데도 만원이었다. 시내버스처럼 문짝이 없이 온통 개방된 열차의 난간에 승객들의 몸을 매단 채 달리고 있었다. 처음 보기에 위험하게 보였지만, 모든 승객들이 너무나 태연하게 난간에 달랑달랑 매달려 있어서 ‘의아한 안심감’이 들었.. 더보기
야생의 인도기행 (7) 김승국 세계 사회포럼 대회장에서 ⑥ 반미-반전-평화 구호들 이번 세계 사회포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구호이었다. 이라크 전쟁을 단순하게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 전쟁의 주동자인 미국의 제국주의에 반대한다는 뜻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라크 전쟁반대(반전)는 반미․반제(反帝)와 직결되어 있다. 그리고 반미․반제를 중심으로 한 ‘반전’이 평화의 지름길이라는 게 대회 참가자들의 암묵적인 동의이었다. 평화가 그냥 찾아오는 게 아니라 미국이라는 공룡과 사생 결단하듯 투쟁해야 평화를 쟁취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배어 있다. 위의 사진(생략)을 보면 총잡이 부시 정권을 풍자하기 위해 카우보이 모자를 쓴 사람이 ‘폭탄(bomb)=유혈(blood)'이라는 구호를 둘러쓰고 있다. 부시 .. 더보기
야생의 인도 기행 (6) 김승국 세계사회 포럼 대회장에서-④ ‘부시 낙선’ 토론회 세계사회 포럼에서 빛나는 모임은 ‘부시 낙선운동 토론회’이었다. 2004년 1월 17일 오후 1~4시에 한국의 부시 낙선운동 팀(Defeat Bush network)은 A-27호실에서「Defeat Bush in 2004, planning for a Global Common Action and Network」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 토론회의 사전 행사로 한국의 ‘부시 낙선운동 꾼’들 20여명이 부시의 가면을 쓰고 ‘I love war'고 외치며 대회장의 큰 길을 다니자, 대회의 참가자들이 'Bush off! Bush out!(부시 꺼져)’를 연호하며 즉각적인 호응을 나타냈다. 시위대가 쓴 부시의 가면을 때리기 위해 달려드는 사람도 있었다. .. 더보기
야생의 인도기행 (5) 김승국 세계사회 포럼 대회장에서-③ 2004년 1월 16일 개막식 세계사회 포럼(WSF)의 개막식이 1월 16일 인도의 뭄바이에서 열렸다. 대회장인 네스코 그라운드(Nesco Ground)는, 개최국인 인도 뿐 아니라, 브라질‧ 프랑스‧브라질‧일본‧한국 등에서 온 8~10만 명의 참가자로 붐볐다. 대회장에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은 장외에서 미국‧영국에 의한 이라크 전쟁과 군사점령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개회식에서 10명의 활동가가 인사를 겸한 연설을 했다. 세계 사회포럼의 창설자인 Chico Whitaker(브라질人)의 연설에 이어 이라크의 아브두크 아미랄 레카비(Abduk Amiral Rekaby) 씨가 힘찬 박수를 받으며 등단했다. 그는 미군이 이라크 전쟁에 참전하기 위한 길목인 뭄바이에서 전 세계.. 더보기
야생의 인도 기행 (4) 김승국 세계사회 포럼 대회장에서-② 왼쪽 사진(생략)은 세계사회 포럼 대회장의 건물이다. 몇십년전에 공장(제철소?)으로 쓰다가 내버려진 건물을 대회장으로 사용했다. 귀신이 나올 듯한 공장 잔해 앞에 선전 구호를 내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버려진 공장 앞에서 서성이는 사람들 역시 인도 사회에서 버림받거나 소외당하는 민초들이다. 공장 건물과 이들의 처지가 너무나 잘 어울린다. 오른쪽 사진(생략)은 인도의 오릿싸(Orissa) 주의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힌두말로 구호를 외치므로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으나 표정으로 보아 ‘켜켜이 쌓인 여성의 한(恨)’을 구호로 정리하여 절규하는 듯. 맨 앞줄 가운데에서 구호를 외치며 손을 치켜든 여성의 눈빛에서 한(恨)스러운 인생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이들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