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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 평화를 (6) “미군기지만 없으면 오키나와는 낙원” 김승국 아름답기 그지없는 오키나와에 암세포처럼 똬리를 틀고 있는 미군 기지를 바라보며 ‘오키나와는 미군기지만 없으면 낙원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미군기지의 맹독성이 오키나와 사회에 침투하여 진주같이 빛나던 오키나와를 실낙원(失樂園)으로 만들었다. 오키나와의 지도를 보면 미군기지가 점점이 박힌 듯 보이지만, 미군기지의 위력을 생각할 때 오키나와가 오히려 미군기지에 포위되어 있다고 표현하는 적절할 것이다. 차를 타고 조금만 달려도 미군기지가 불쑥 불쑥 나타나는 바람에 미군기지가 필자를 미행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필자는 지난 2월 2일부터 6일까지 오키나와에서 열린 ‘동북아시아의 평화구축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하고 헤노코 기지 건설 반대투쟁 현장 등을 돌아보았.. 더보기
오키나와에 평화를 (5) 미일 동맹, 북한과 한판 겨루기 준비중 김승국 필자는 지난 2월 4일 오키나와에서 열린 ‘동북 아시아의 평화구축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이 심포지엄은 GPR(global defense posture review)의 이름으로 전 세계적으로 진행중인 미군 재편(‘global defense posture review’의 ‘review'가 ‘재편’을 의미한다)에 관하여 인식을 공유하고, 한국 · 일본 · 오키나와의 활동가들이 국제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심포지엄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 안보 패러다임의 변혁(transformation)과 연동된 주일미군 재편(일본판 GPR)-주한미군 재편(한국판 GPR; 주한미군 기지의 평택에로의 총집결)에 대한 한 · 일 공동대응에 있었다. 미 .. 더보기
오키나와에 평화를 (1) '동북 아시아의 평화구축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오키나와에서 열림)에서 발표한 글 김승국 GPR-오키나와-한반도 지금 GPR(Global Defense Posture Review;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재편)이라는 이름 아래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의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다. 주일미군은 자위대와 일체화되는 가운데 '일본판 GPR'을 강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중간보고가 얼마 전에 있었다. 주한미군은 한국군과 일체화되는 가운데 ‘한국판 GPR'이, '미군기지의 평택에로의 총집결’이라는 형식으로 진행 중이다. 일본판 GPR(주일미군+자위대의 일체화) • 한국판 GPR(주한미군+한국군의 일체화)을 주도하는 펜타곤은,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동일한 발상 아래 주일미군 • 주한미군을 재편하고 있다. 그런데 주일미군.. 더보기
오키나와의 풍물 (2) 김승국 술꾼들이여! 오키나와에 가서 아와모리를 마셔라! 오키나와인은 조선인처럼 음주가무에 뛰어나다. 매우 사교적이고 유쾌한 사람들이어서 먹고 마시고 잔치 벌이기를 즐긴다. 이 때 필수품이 ‘아와모리(泡盛)’라는 술이다. 증류 직후에 막 거품(泡)이 일어나는(盛) 모습을 형상하여 ‘泡盛’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아와모리는 태국(당시는 ‘샴’)에서 기원하였고 15~16세기(류큐 왕국의 황금시대)에 오키나와에 도입되었다. 오키나와 특유의 흑곡으로 빚은 아와모리는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증류주이다. 알코올 도수가 평균 43도인 독한 소주이지만 술맛이 매우 부드러우므로, 술꾼들이 선택하는 대표적인 독주이다. 일본 술 품평회에서 1등 작년 11월 6일 {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 연대}가 강화도에서 주최한 「2005.. 더보기
오키나와의 풍물 (1) 김승국 오키나와 음식을 먹으면 장수한다 오키나와인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다. 오키나와인 중에서도 여성이 장수한다(평균 83.47세). 오키나와의 인구 130만명 중 백 살이 넘는 사람은 457명(2001년 9월 1일 현재)이다. 그렇다면 오키나와인이 장수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의식동원(醫食同源)’ 즉 ‘약(의약)과 음식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는 생각에 비결이 있다. 오키나와 말로 ‘음식물’은, ‘약이 되는 음식(クスイムン)'과 ‘몸을 보호하는 음식(ヌチグスイ; 생명의 약)’을 뜻한다. 약이 되지 않은 음식은 먹거리의 자격이 없다는 뜻이다. 이런 뜻을 따르는 오키나와 사람들이 옛날부터 약이성(藥餌性) 음식을 많이 섭취한 게 장수의 비결이다. 오키나와 섬의 요리는 궁중요리와 서민요리로 나뉘는데, 두 .. 더보기
오키나와 전쟁의 집단자결 현장에서 김승국 필자는 지난 2월 4일 오키나와에서 열린 동북아 평화구축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다음에 오키나와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집단자결(자살)’ 현장을 답사했다. 오키나와 전쟁 직후 요미탄손(讀谷村) 주민들이 집단자결한 동굴(찌비찌리 가마), 이 집단자결을 소재로 한 그림이 전시된 ‘사키마(佐喜眞) 미술관’을 불러본 소감을 기술한다. ‘찌비찌리 가마’의 집단자결 1945년 4월 1일에 오키나와 전쟁을 개시한 미군이 맨 처음 점령한 곳이 요미탄손이다. 갈 곳 없는 주민 139명이 ‘찌비찌리’라는 종유굴로 피신하자마자 미군에 의해 포위된다.동굴 밖을 경계하던 2명이 죽창을 들고 미군병사에 대항하다가 사살된 장면을 목격한 주민들은 극도의 공포(panic) 상태에 빠져들면서 ‘집단자결’ 분위기가 급속하.. 더보기
토건국가의 폭력 김승국 1. 문제 제기 국가폭력이란 희생자나 국민들이 공포감과 복종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국가기관이나 관련 요원이 폭력이나 위협 행동을 의도적으로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기관이나 관련 요원은 국가폭력의 실행기관으로 국가폭력 네트워크를 이룬다. 한국의 경우 공안 검‧경찰, 보안사, ‘남산’ 등이 국가폭력 네트워크를 이루며 국가폭력을 행사했다. 이른바 ‘남산’(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은 오랫동안 국가폭력의 본산으로서, 즉 인권탄압과 정치공작과 폭력통치의 선봉대이자 국가안보가 아닌 정권안보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해왔다. 이 국가폭력의 네트워크는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다양한 실정법에 의해 실행되었다.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다양한 실정법에 의한 뒷받침 속에서 공권력으로 규정된 한국의 국가폭력은 공권력의 당연한 행사.. 더보기
권력의 사이코패스化 김승국 강호순․유영철과 같은 살인범은 몇 수십 명을 연쇄살인한 사이코패스(Psychopath; 정신병질,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을 연쇄살인한 정치인들이 면죄부를 받는 경우가 있다. 사이코패스가 되기 쉬운 인간 유형중 정치인이 상석을 차지한다고 한다. 정치인 중에서도 전쟁 지향적인 지도자가 가장 악랄한 사이코패스이지 않을까? 예나 지금이나 전쟁에서 사람을 많이 죽일수록 영웅 취급받는 세상에서, 강호순의 연쇄살인이 대서특필되는 게 오히려 비정상적이다. ‘전쟁에 미친 사이코패스(전쟁광 사이코패스)’ 부시 전 대통령. 그의 잘못된 전쟁정책 때문에 죽은 아프간․이라크 민중의 숫자와 강호순이 죽인 사람의 숫자를 비교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강호순만 사이코패스라 규정하고 부시는.. 더보기
용산참사에서의 폭력-테러리즘 김승국 용산참사를 ‘평화의 눈’으로 바라보면 많은 점이 눈에 띈다. 뉴타운 재개발로 인한 마을 공동체의 해체, 세입자들의 ‘평화로운 밥상 공동체’의 파괴, 인간안보를 해치는 막개발‧난(亂)개발, 평화지향적인 내재적 개발(발전)론의 적용 가능성, 공권력의 과잉 진압, 폭력(저항폭력 對 국가폭력, 테러리즘) 등 다양한 주제가 떠오른다. 이렇게 다양한 주제 중에서 폭력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용산참사의 쌍방(경찰‧용역깡패 對 망루 속의 철거민들)이 폭력을 서로 교환한 ‘폭력의 상호교환 체계’ 위에서 폭력 문제를 다루면 입체적인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비록 방어적인 수단이지만 화염병을 던지고 망루 안에 시너와 가스통을 지니고 있었던 점이 폭력의 상호교환 체계를 거론할 수 있게 한다(공격적인 경찰의 진압장비.. 더보기
용산참사의 직접적-신체적 폭력 김승국 2009년 1월 20일 새벽에 용산참사가 발생했다. 이 날의 폭력은 두 가지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즉 가해자 측(경찰‧용역(깡패))의 ‘살인에 이른 과잉진압’이라는 폭력과 이에 맞대응한 피해자 측(철거민들의) 저항폭력이라는 구도를 상정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폭력이 서로 맞부딪치는 폭력의 교환체계가 그날 새벽에 형성된 것이다. 가해자는 경찰의 진압장비(물대포, 최루액, 사닥다리, 곤봉 등)를 최대한 동원하는 유리한 입장에 서 있었고, 피해자들은 저항의 수단으로 가스통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진압장비와 저항수단을 비교하기보다, 양쪽에서 사망자(가해자 측 1명, 피해자 측 5명)가 속출하게 된 폭력의 교환체계에 관한 분석을 중요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에 따른 폭력론의 재정립이 관심사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