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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안보-군사/동맹(한미동맹,미일동맹)

오키나와에 평화를 (5)

미일 동맹, 북한과 한판 겨루기 준비중


김승국     

 
필자는 지난 2월 4일 오키나와에서 열린 ‘동북 아시아의 평화구축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이 심포지엄은 GPR(global defense posture review)의 이름으로 전 세계적으로 진행중인 미군 재편(‘global defense posture review’의 ‘review'가 ‘재편’을 의미한다)에 관하여 인식을 공유하고, 한국 · 일본 · 오키나와의 활동가들이 국제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심포지엄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 안보 패러다임의 변혁(transformation)과 연동된 주일미군 재편(일본판 GPR)-주한미군 재편(한국판 GPR; 주한미군 기지의 평택에로의 총집결)에 대한 한 · 일 공동대응에 있었다.


미 · 일동맹의 변혁과 재편


주일미군 재편은 2005년 10월 29일 발표된 <미 · 일동맹의 변혁과 재편에 관한 중간보고(이하 ‘중간보고’)>에 핵심적인 내용이 들어 있으며, 주한미군 재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중간보고가 미국 뜻대로 실행된다면, 주일미군과 자위대가 일체화된 미 · 일 동맹군이 ‘전략적 유연성’을 갖고 전 세계의 분쟁 특히 한반도 유사시(전쟁 등)에 개입할 것이다. GPR의 1급기지(hub 기지)인 일본의 주일미군이 GPR의 1.5기지인 한국의 주한미군을 굽어보면서, 북한과 한판 겨루기 위한 구도를 짤 것이다. 이미 미 · 일동맹의 재편이 한 · 미동맹의 재편과 어울리면서 북한과의 전쟁구도를 더욱 정밀하게 짜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이 ‘변혁' '재편’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난삽한 용어를 동원하는 가운데 치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중간보고의 주제는 ‘미 · 일동맹(미 · 일 동맹군)의 변혁과 재편’이다.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추진 중인 ‘변혁’은 클린턴 정권의 군사혁신(RMA)을 뛰어넘는 발상으로서 ‘미군의 전쟁수행 능력의 제고뿐 아니라 사고양식 · 훈련방법 · 전투방식을 변혁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평상시 미군을 모듈(module) 형태의 신속기동 타격 부대로 유지하지만, 유사시에는 이 모듈을 조합한 ‘변신 로봇 미군’으로 만들어 북한 등에 투입하려는 게 ‘변혁’의 알맹이이다. 이 변혁을 미군기지 재편 쪽으로 실행하면 ‘GPR’이 된다. ‘재편’은 ‘변혁’의 결과인 셈이다.

그리고 변혁의 성격을 규정하는 말이 ‘전략적 유연성’이고 재편(GPR)을 위해 전략적 유연성을 적용한다. 전략적 유연성은 새로운 용어가 아니며, 이미 1972년 미국이 오키나와를 일본에 반환할 때 오키나와 주둔 미군에 대하여 전략적 유연성을 적용하여 일본 밖의 전 세계 분쟁 · 전쟁에 주일미군을 투입했다. 오키나와 주둔 미군이 베트남 전쟁 · 걸프전 · 이라크전에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투입되었으며, 최근에는 일본 본토의 주일미군은 물론 자위대까지 해외에 끌고나와 미군을 후방지원하도록 유도한다.

일본 전역에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여 한반도 · 중국 주변의 유사시에 미 · 일 동맹군을 투입하려는 뜻이 중간보고에 숨겨져 있다. 중간보고에 따라 재편될 미 · 일 동맹군은 한반도 유사시 북한을 공략하거나 양안분쟁(중국-대만의 분쟁) 때 대만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되며, 위의 두 공격방향은 전략적 유연성의 측면에서 상호연계되어 있는 듯하다. 미 · 일 동맹군이 대만 사태에 개입(대만의 독립선언 이후 중국의 공격에 따른 미 · 일 동맹군의 개입)할 경우, 전략적 유연성(최근 한국정부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을 지닌 주한미군이 대만 주변에 진입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될 때 일본 자위대와 한국군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가 또 다른 관심사이다.

 

주일미군이 자위대를 거느리고 북한군 공략

 

한편 미 · 일 동맹군이 북한을 공략할 때, (일본의 유사법제에 이은 중간보고에 힘입어) 주일미군이 자위대를 거느리고 북한을 아무런 제약(군사 · 정치 · 법률적 제약) 없이 마음대로 공략할 것이다. 미 · 일 동맹군이 북한을 공격할 경우 자위대가 어느 정도까지 주일미군을 후방지원하며, 미 · 일 동맹군이 한 · 미 동맹군과 어떤 연계를 갖는지를 알아야 한반도 주변의 전쟁구도를 파악할 수 있다. 미 · 일 동맹군과 한 · 미 동맹군이 변혁과 재편에 따라 일체화(미 · 일 동맹군과 한 · 미 동맹군의 일체화)되어 한-미-일 군사동맹의 차원에서 북한을 일사불란하게 공격할지, 아니면 미 · 일 동맹군이 주력부대가 되고 한 · 미 동맹군이 보조세력이 될지, 한 · 미 동맹군이 최전방 전개부대가 되고 미 · 일 동맹군이 후방지원 부대가 될지는, 주일미군 재편(중간보고의 이행) · 주한미군 재편(주한미군 기지의 평택에로의 총집결)의 결과에 달려 있다.

여기에서 한 · 미 동맹군이 북한 붕괴를 위한 각종 작전계획(5027-98 등)에 의해 대북 공세에 나설 것이므로, 군사적인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 때 미 · 일 동맹군은 어떠한 동향을 보일까? 이미 주일미군이 북한을 공격하는 작전계획이 수립되어 있는바, 주일미군의 군사적인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 문제는 주일미군이 거느릴 자위대가 북한 공격을 위해 어떠한 군사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냐에 있다. 이 문제의 해답은 중간보고 안에 있기 때문에 중간보고의 내용을 분석하는 가운데 유추해석할 수밖에 없다.

 

자위대가 한반도에 상륙할까?

 

한-미-일 군사동맹을 지향하는 주일미군 · 주한미군 · 자위대의 북한 공격 가능성에 초긴장하고 있는 북한 당국의 고뇌를 생각할 때, 유추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답답할 뿐이다. 필자 역시 답답한 심정을 풀기 위해 일본의 군사 전문가들에게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의 행동 양태’를 질문했지만 시원한 답변을 들은 적이 없다. 2월 4일 오키나와의 심포지엄에서도 필자가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가 한반도에 상륙하게 되느냐?’는 질문을 발제자 · 청중에게 던졌는데 오랜만에 반응을 보였다.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 방향이었는데, 한쪽은 ‘자위대가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있다’는 대답을, 다른 한쪽은 ‘아직 한반도에 상륙한다고 예측할 수 없다’는 대답을 했다.

‘설마 자위대가 한반도에 상륙하랴’며 느긋하게 생각해온 필자는, ‘역시 자위대는 한반도에 상륙하게 되어 있다’는 고게츠 교수(2월 4일 심포지엄의 발제자; 야마구치 대학 교수)의 말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현재의 미-일-한 군사관계로 볼 때 육상 자위대가 한반도의 육지에 상륙하는 게 불가능하지만, 미군이 그어놓은 방공식별권(ADIZ)의 해상 · 공중에 자위대가 진입할 것이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한반도의 육지에 자위대가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물론 미래의 일이지만)’는 고게츠 교수의 언급으로, 필자의 지론이 깨진데 따른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이러한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필자가 심포지엄 석상에서 ‘만약 자위대가 한반도에 재상륙하는 날이 다가온다면 이는 19세기말 일본의 조선출병을 연상케 하는 일이며, 이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대응으로 제2의 청-일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겠냐?’는 반문을 했으나 이에 대한 특별한 대답은 없었다.

자위대의 한반도 상륙과 더불어 천황제가 기승을 부리게 되고 급기야 일본군이 천황의 군대로서 한반도에 다시 나타나는 역사의 악순환을 감안한 정세분석을 해야 하지 않을까? 중간보고에 때를 맞추듯 <일본의 평화헌법 제9조 2항(군대 보유 금지 · 전쟁 포기 · 교전권 부인이 주요 내용임)을 개악하여 ‘자위군의 보유’를 명기한> 자민당의 헌법개정 초안이 제시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닌 듯하다. 지금까지 헌법 제9조 2항의 ‘군대 보유 금지’를 어기고 존재하는 자위대를 없애기는커녕, 자위대를 자위군으로 키우고 끝내 천황의 군대로 탈바꿈할지 모른다는 악몽에 몸서리쳐졌다.

자위대가 한반도 유사시 육지에 상륙하느냐 동해 바다의 방공 식별권까지 진입하느냐의 여부를 떠나, 주일미군이 자위대를 거느리고 한반도 유사시에 개입하게 되어 있으며 이를 위해 유사법제에 이은 미 · 일동맹 재편을 위해 중간보고를 발표했다.

 

미 · 일동맹이 북한을 공략하는 경로

 

그럼 중간보고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피면서 미 · 일 동맹이 북한을 공략하는 경로를 추정해본다.

중간보고의 핵심인 ‘주일미군 · 자위대의 일체화’는, 일본 수도권 · 서부지역(이와쿠니 기지 · 사세보 기지) ·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일본 수도권 · 서부지역의 미국 육 · 해 · 공군과 일본 자위대의 육상 · 해상 · 항공 부대가 일체화되고 이를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가 뒷받침해주는 게 중간보고의 핵심이다. 특히 일본 수도권의 주요 기지를 미군과 자위대가 공용한다는 부분이 중요하다. 말이 공용이지 미군이 자위대를 데리고 일체화를 한다는 것이다. 자마(座間)기지에 들어설 미 육군 1군단 사령부(지구촌의 절반인 아시아 · 태평양의 야전을 총지휘하는 사령부)가 자위대 중앙즉응 집단 사령부와 일체화되어, 미 · 일 동맹군의 사령탑 노릇을 할 것이다.

더욱이 자마 인근의 사가미하라(相謨原) 보급창에 전쟁비축 물자를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는 최근의 동향<자료 1 참조>은 공포를 자아낼만하다. 요코다 미 공군기지의 주일 미 공군 사령부는 항공 자위대와 함께 ‘공동통합 운용 조정소’를 두고 북한 상공의 항공정보를 함께 판독할 것이다. 미 7함대의 모항인 요코스카에서도 해상 자위대와 공동작전에 임할 것이다. 아츠기 기지의 항공모함 탑재기 · E2C 비행대를 이와쿠니로 이전시켜 이와쿠니 주변에서 NLP(야간이착륙 훈련)를 하게 되고, 이와 관련되어 항공모함이 이와쿠니 해상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서부 지방에 있는 이와쿠니는 일본 수도권보다 한반도에 훨씬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군사 요충지이므로 북한에게 더욱 큰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다. 더욱 2008년에 요코스카에 새로운 핵 항공모함(워싱턴 호)이 배치됨과 동시에 이와쿠니를 들락거릴 경우 북한 당국이 느낄 위협감은 상상을 불허할 것이다. 그리고 후덴마 기지의 대체기지로 세워질 헤노코 기지를 중심으로 한 오키나와 북부지역이 한반도(북한) 진격의 새로운 거점이 될 것을 생각하는 것조차 끔찍하다.

 

오키나와 북부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전쟁선

 

앞으로 재편될 미 · 일 동맹군이 3곳(일본 수도권 · 서부지역 · 오키나와)의 군사적 기능을 최대한 총화하는 가운데 북한 공략에 나설 것이다. 이 3곳 사이의 미군 전력을 조정하는 가운데 북한 등에 대한 공격능력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것이 중간보고이며, 이의 구체적인 실행을 놓고 일본정부와 밀고 당길 것이다. 이 3곳을 종합적으로 연결한 ‘새로운 전쟁선(戰爭線)’이 북한 쪽을 향하여 어떻게 그어질지 궁금하다.

중간보고가 실행된다면 주일미군-주한미군의 연계 속에서 새로운 전쟁선이 한반도에 그어져 북한 붕괴를 위한 전략 · 전술이 정밀하게 구사될 것이다. ‘오키나와 북부(헤노코)→일본 서부지방(이와쿠니 · 사세보 기지)→부산 · 대구 · 포항→서울→평양’을 새로운 전쟁선으로 상정할 수 있다. 이 전쟁선은 한반도 민중을 죽음으로 내모는 ‘죽임의 선(線)’이 될 것이다. 이 죽임의 선을 살림의 선 · 생명의 선으로 변혁하는 변혁운동이 평화 · 통일의 이름으로 수행되지 않으면, 한반도의 뭇생명이 미 · 일 동맹군에 농락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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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

 

사가미하라 보급창의 전쟁비축 물자는 북한과의 전쟁 대비용?


필자가 2월 4일의 오키나와 심포지엄에서 제기한 ‘자위대가 한반도에 상륙하나?’에 대한 또 하나의 답변을 제공한 가네코(金子 豊貴男 사가미하라 시의회 의원) 씨. 그는 북한 등과의 전쟁에 대비하여 사가미하라의 보급창에 전쟁물자를 비축하고 있는 현황을 (사진 중심으로) 심포지엄 참가자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는 APS(Army prepositioned stocks; 미군의 전쟁물자를 육상 · 해상에 미리 비축함) 관련 홈페이지http://www.lic.eustis.army.mil/DISS1/preposit.htm에 바탕을 두고 전쟁물자 비축을 설명하면서, ‘APS가 북한을 겨냥하고 있는 듯 하다’고 추정했다. 미국이 북한과의 전쟁을 치밀하게 준비하기 위해 전쟁물자를 줄기차게 쌓아두고 있다는 추정이다.

가네코 의원과 함께 주일미군의 동향을 추적하는 {사가미하라 보급창 감시단}은 2005년 6월 20일부터 7월초에 걸쳐 대형 교량 세트가 사가미하라 보급창으로 반입되어 전시 비축자재로 보관되고 있음을 파악했다. 교량 세트가 대량반입된 사실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 보급창에 야적된 교량 세트는 개방형 콘테이너에 실려 있다. 이 콘테이너 속에 있는 교량 세트를 전쟁터에서 조립하게 되어 있다. 이에 앞선 2005년 5월에는 force provider(주거용 텐트, 연료 · 음료수의 저장탱크, 발전기 등 전쟁터에서 사용하는 자재를 정리한 베이스 캠프 세트)가 대량반입 되었다. 이는 미군재편에 따라 미 육군 1군단이 자마로 이전되는 것과 연동된 전시비축인 듯하다.

가네코 의원의 지역구인 사가미하라는 수도권에 위치한 군사도시로서 자마의 지척에 있다. 미 1군단 사령부가 들어설 자마의 곁에 있는 사가미하라의 무기창고에 전쟁물자를 비축한다는 소식은, ‘미국이 아직도 한반도 등에서의 전쟁을 추진하고 있음’을 반증하며 전쟁물자의 소비처가 북한 등임을 예고한다.

* 사가미하라 보급창의 전쟁물자 반입에 대하여 더욱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평화 만들기(http://www.peacemaking.co.kr)』185호의 기사「주일미군 기지에 전쟁터 용 물자 반입?」을 참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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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과 관련된 사진이 게재된 싸이트


* http://www.lic.eustis.army.mil/DISS1/preposit.htm
* http://www.rimpeace.or.jp/jrp/riku/sagami/050601fpinsgm.html
* http://www.rimpeace.or.jp/jrp/riku/sagami/050531fp.html
* http://www.rimpeace.or.jp/jrp/riku/sagami/050515fpinnd.html
* http://www.rimpeace.or.jp/jrp/riku/sagami/fpfromph.html
* http://www.rimpeace.or.jp/jrp/riku/sagami/050415fp.html
* http://www.rimpeace.or.jp/jrp/riku/sagami/fpand1stcorps.html
* http://www.rimpeace.or.jp/jrp/riku/sagami/fpwherefrom.html
* http://www.rimpeace.or.jp/jrp/riku/sagami/050408ndfp.html
* http://www.rimpeace.or.jp/jrp/riku/sagami/050407fp.html
* http://www.rimpeace.or.jp/jrp/riku/sagami/050406fpinsgm.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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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글은 {평화 만들기(http://peacemaking.kr)} 221호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