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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안보-군사

‘합리적 충분성’에 의한 전수방어 김승국 1. ‘합리적 충분성(Reasonable Sufficiency)’의 원칙 도입 1980년대 후반 고르바초프를 중심으로 하는 소련의 지도부는 ‘새로운 사고’(주1)의 관점에서 사회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페레스트로이카의 맥락에서 사회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였으며, 단기적으로 재정의 과도한 군사적 부담을 줄이는 한편, 장기적으로 소련의 경제성장에 필요한 기술과 자본을 서방으로부터 도입하려고 했다. 이 같은 방향의 개혁은 국내정책과 대외정책의 변혁을 필요로 했지만 변혁의 장애는 마찬가지로 체제의 내부와 외부에 동시에 존재하였다. 내적인 장애는 한 예로 군사 분야에서 제기된 교리수정에 관한 논쟁이었으며, 외적인 장애는 냉전적 대립의 관성 속에 작동하는 고착된 서방진영의 의심과 .. 더보기
‘포스트 모던’의 국제관계학에서 본 북한 핵문제 김승국 1. 여는 말 탈냉전 세계의 정세를 반영한 새로운 국제관계학이 등장했는데, 그것이 바로 ‘포스트 모던(post modern)’의 국제관계학이다. ‘포스트 모던’ 국제관계학의 근저에는, 푸코(Foucault), 데리다(Derrida), 보들리야르(Baudelliard) 등에 의한 포스트 모던의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포스트 모던의 철학은, ‘지식 자체가 권력으로 편입되어 권력의 주요 부분으로 기능하는 한편 권력이 지식을 만들어낸다’는 권력론을 전개한다. ‘인륜 해방’을 표방하는 근대의 지식이, 민중을 지배・억압하고 살육(!)하는 ‘근대의 표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포스트 모던의 철학은 비판한다. 최첨단 과학의 지식을 군사화한 토마호크 미사일 등으로 이라크를 초토화한 걸프전을 통하여, 포스트 모던 .. 더보기
‘비핵-중립-미군철수’운동을 위한 논의 김승국 핵시대는 핵문명을 동반하는데, 북한의 핵무기보유 선언(2 ・10 선언)을 계기로 한반도에 제2의 핵시대가 도래했다. 2 ・10 선언은 한반도에 제2의 핵문명을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핵문명을 비핵의 문명으로 전환하는 것은 시대의 과제이다. 비핵・중립을 위한 문명사적인 전환이 한반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한반도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이 비핵의 세계관을 가다듬어야 한다. 남북한의 사회구성체를 ‘비핵(非核) 사회구성체’로 바꾸고, 비핵 민족주의에 입각한 비핵지대화 전략을 내와야 하고 이를 위한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1. 비핵 사회구성체를 향하여 (1) 플루토늄 사회의 지양 핵시대는 구체적으로 ‘플루토늄 시대’를 말한다. 그리고 플루토늄 시대를 반영하는 ‘플루토늄 사회’는, 인간 사회의 에너.. 더보기
찬핵 민족주의의 문제점 김승국 김세진 열사(그는 1986년 4월 28일에 ‘반전・반핵・양키 고홈!’을 절규하며 분신・사망했다)가 요즘의 찬핵 민족주의 움직임을 보면 지하에서 통곡할 것이다. 그가 환생하여 운동권 일부의 찬핵 민족주의를 지켜보면 기절할 것이다. 그가 외친 ‘반핵!’이 ‘찬핵!’으로 뒤집히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 지금까지 지켜온 ‘반전・반핵・양키 고홈!’의 봉화를 내버리고, 2 ・10 선언(2005년 2월 10일 북한의 핵무기보유 선언) 이후 갑자기 찬핵의 봉화로 교체하려는 ‘청개구리 운동’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80년대의 ‘반핵’이 20년 만에 ‘찬핵’으로 둔갑할지 모를 운동의 위기 상황 속에서, 도대체 ‘반전’은 무엇이고 ‘찬핵’은 무엇인가? 찬핵하면서 반전할 수 있나? 반전운동을 전개하면서 찬.. 더보기
민족주의와 핵무장론의 결합 김승국 인도-파키스탄-북한의 핵개발 비교 인도는 1974년에 핵실험에 성공하여 핵보유국이 되었다. 인도와의 핵균형을 추구하는 파키스탄도 핵개발에 노력하여 1987년 3월 지아울 하크 대통령이 원자폭탄 제조능력의 보유를 인정했다. 1987년 12월 미국의 상원외교위원회는, 인도・파키스탄 양국이 핵개발 경쟁을 정지하여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원조삭감을 취하라고 미국 정부에 권고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양국의 최고 지도자는 1988년 12월 핵시설의 상호공격 금지협정에 조인했다. 더 나아가 유엔은 남아시아 비핵지대 구상을 채택했으나 인도가 이에 반대했다. 인도는 1990년대의 ‘힌두 민족주의(Hindu Nationalism)와 연동된 힌두 근본주의(Hindu Fundamentalism)’의 부흥을 등.. 더보기
인도-파키스탄-북한의 핵개발 비교 (4) 김승국 1. 핵개발의 결과 (1) 경제 관련 ① 인도 인도의 핵개발 유인요인으로서 경제적인 파급효과는 핵을 이용한 경제적 이익 추구와 군비경쟁에서 오는 경제적 부담을 대체하는 효과로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다. 인도가 핵의 경제적 효과를 추진했다는 사실은 평화적인 이용을 명분으로 핵실험을 했다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핵 기술의 평화적 이용이란 핵을 석유개발, 광석채굴, 운하 및 저수지의 건설 등에 사용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도는 독립 초기부터 핵에너지의 자립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여기에는 핵에너지를 이용하여 낙후된 국가 경제력을 회복하고 발전시킨다는 의도도 포함된 것이었다. 이러한 의도는 바바(Homi J. Bhaba) 박사가 ‘핵은 국가의 산업화와 발전, 지속적인 문명화와 발전을 도울 뿐 아.. 더보기
인도-파키스탄-북한의 핵개발 비교 (3) 김승국 1. 핵개발의 배경 (1) 인도 ① 국내의 배경 인도의 핵무장 추진에는 강력한 국내적 요구가 존재하고 있다… 훌륭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는 인도가 국제사회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년간의 식민통치는 인도인들에게 상당한 치욕감을 가지게 하였다. 따라서 인도인들은 치욕감과 독립 이후에도 지속되어 온 열등감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이것을 성취 하기 위하여 그들은 개발도상국으로서의 인도의 이미지를 불식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인도인들은 인도의 힘과 능력 그리고 위대함을 과시하는수단으로써 핵기술과 우주과학 기술을 획득하기를 염원하고 있다. 엘리트들 역시 국제사회에서 인도의 위상과 흥정력을 강화시키는 데 핵무장화가 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보기
인도-파키스탄-북한의 핵개발 비교(2) 김승국 1. 핵무기 개발 동기 인도-파키스탄-북한의 핵개발 동기를 언급하기에 앞서 제3세계 국가 일반의 핵무장 동기를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① 핵무기를 보유하면 국력을 과시할 수 있으며 강대국 또는 중급국(中級國)으로서 국제적인 위신을 유지하고 적국(敵國)으로부터 생존권의 위협을 받고 있는 약소국가는 강대국의 핵우산에 대한 신뢰성의 감소에서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② 군사적 측면에서 핵무기는 강력한 군사력의 표시가 될 수 있으며 막대한 핵의 파괴력과 발달된 투발수단이 병합되어 가공할 현대 무기 체계를 유지하고 적정량의 핵무기는 비례 억제 전략 이론, 제3세력론이 성립될 수 있어 억제와 방어 전략의 중요한 수단이 된다. ③ 경제적 및 기술적 측면에서 군사력 건설에 있어서 재래식 무기보다 경제적으로 경직.. 더보기
인도-파키스탄-북한의 핵개발 비교(1) 김승국 북한의 핵무기 보유 과정이 인도・파키스탄과 닮은 점이 많다. 세 나라 모두 제3세계의 빈국(貧國)인데다, 민중의 빈곤 수준이 비슷한 처지에 있다. 빈자(貧者) ・빈국의 핵무기 보유라는 측면에서 동일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 세 나라를 중심으로 ‘핵개발의 애증 삼국지(愛憎 三國志)’를 살펴보면 동일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인도・파키스탄은 중국을 에워싼 애증관계를, 남북한은 미국을 에워싼 애증관계를 갖고 있다. 인도는 反中(중국 반대), 파키스탄은 親中(중국과 친밀), 남한은 親美(미국과 친밀), 북한은 反美(미국 반대)의 엇갈리는 애증관계 속에서 각각 핵문제로 고민해왔다. 파키스탄에서 볼 때 敵(인도)의 敵(중국)은 우리 편이다. 북한에서 바라볼 때 적(남한)의 우방은 적(미국)이다. 1979년 소련의.. 더보기
핵무기와 기아의 악순환 김승국 파키스탄의 부토 수상은, 1998년 핵실험 이후 국가가 치러야 할 대가(경제제재 등)에 대하여 “우리는 굶을 준비가 되어 있다. 풀을 먹어도 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주1) 굶어죽을 각오로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뜻이다. 민중의 굶주린 창자를 담보로 핵무기를 개발한 국가권력의 비정함이 배어나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국가권력보다 더 비정한 쪽은 국제 사회・국내의 가진 자들이었다. 파키스탄의 빚쟁이 나라인 미국・일본 등의 강력한 경제제재와 가진 자들의 자본유출로 파키스탄 경제는 붕괴 일보 직전에 봉착하여 국가의 위기를 가속화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 민중의 기아는 가중되었다. 핵무기 개발로 민중의 기아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일어났다. 파키스탄의 핵무기-기아의 악순환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