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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운동

Dalit의 고난 인도 방문기-4월 2일 김승국 Dalit 슬럼가 첸나이에서 첫날 밤을 보내고 아침 밥을 서둘러 먹은 다음 첸나이 시내의 Dalit 슬럼가(빈민촌)로 직행했다. 약 3킬로미터의 썩은 계곡물을 따라 오두막 집을 지어놓고 사는 Dalit 빈민들의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다. 대나무 껍질로 만든 집 안의 시멘트 바닥 위에 누워서 잔다. 방 한 칸에 한 가족이 우거하고 있으며 살림이라곤 간단한 취사도구에 옷가지 정도. 집의 벽에 낡아빠진 영화배우 사진이 붙여 있는 집이 많다. 그래도 악착같이 돈을 모아 우선적으로 텔레비전을 사는 듯 TV세트가 있는 집이 간혹 눈에 띈다. 텔레비전 매체가 이들의 고한 삶을 위로해주는 수단인지, 삶의 고난을 망각케 하는 마취제인지 알 수 없었으나 TV의 영상매체는 이들의 삶의.. 더보기
간디와 불가촉 천민 인도 방문기-4월 1일 김승국 간디의 체취가 남아 있는 불가촉 천민들의 공동체인 All India Harijan Sevak Sangh을 방문했다. 불가촉 천민은 영어로 ‘Untouchable'로 불리우나 구체적으로 Dalit 등으로 분류된다. 사람 축에 끼지 못하니 접근조차 할 필요가 없다는 뜻에서 ‘untouchable’이란 꼬리표를 붙였다. 필자가 보기에 멀쩡한 사람인데 왜 이들이 조상 대대로 인도에서 접근 금지대상으로 되었을까? 불가촉 천민과 접촉하면서 인도의 지독한 계급사회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Dalit의 고난 인도의 빈곤층은 전체 인구의 35%를 차지한다. 그중의 25%가 Dalit이다. 허드렛일을 하는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Dalit이다. 옛날 조선시대의 백정처럼 인간 이하의 푸대접을 받는.. 더보기
소와 공존하는 저속 사회 '인도' 김승국 인도 방문기 (1) 2003년 3월 30일 밤 인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 항공기는 7시간 30분의 긴 항해 끝에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에 31일 0시 40분에 착륙했다. 착륙시간이 다가오자 다음과 같은 기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여러분은 세계 종교의 중심지이자 인도 대륙의 중심지인 델리에 도착하셨습니다.” 그렇다. 나는 세계 종교의 중심지이자 神들의 나라 인도에 발을 내디뎠다. 나는 앞으로 3주일 동안 ‘神들의 나라’ 인도 탐방 길에 나선다. 그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6일 동안(3월 30일~4월 5일) 한국의 ‘NGO 활동가 인도 연수단’에 합류하여 여러 곳을 둘러볼 것이다. 그리고 이들 일행과 헤어져 델리로 되돌아 온 다음 필자의 관심사인 인도-파키스탄 분쟁 현장(캐시미르 포함)을 방문하거나 자료 .. 더보기
세계 평화 포럼에 다녀와서 (3) 김승국 일본인의 조용한 ‘반핵운동 수출’ 지난호에 이어 일본인의 ‘미세하며 조용한 국제연대 운동’에 관하여 언급한다. 거대 담론을 즐기는 한국의 운동가들이 일본인처럼 째째하게 메모하는 습성이 없어서 국제회의의 미세한 흐름을 놓치기 십상이다. 미세한 국제연대 운동에 능한 일본인들은 이번 세계 평화 포럼에서도 조용하게 반핵운동의 수출 전사 노릇을 했다. 운동을 수출한다는 표현이 좀 어색하지만, 운동의 문화 · 운동 스타일 · 운동 양태는 수출 · 전파 · 보급할만한 것이다. 한국의 3보1배 운동 문화를 홍콩에서 전파했듯이, 일본의 평화 활동가들도 일본 특유의 ‘반핵운동 문화’를 조용하게 수출한다. 한국의 활동가들이 왁짜지껄 운동 문화를 수출하는데 반하여, 일본인들은 발걸음 소리를 죽여가며 ‘히로시마 형 반핵.. 더보기
세계 평화포럼이 ‘반핵’을 주창한 배경 김승국 세계 평화포럼(이하 ‘WPF’)의 프로그램 중 반핵(핵무기 반대 · 핵무기 철폐)에 관한 것이 많았으며, 반핵운동에 주력하는 일본인들이 대거 참가했다. 그러면 WPF가 ‘반핵’을 주창한 배경을 더듬어 본다; ① 캐나다 국민들 · 뱅쿠버 시민들의 반핵에 대한 관심이 높다. 1960년대부터 뱅쿠버 시민들은 반핵운동을 열심히 해왔으며 캐나다 정부는 핵무기 철폐를 위한 중견국가 그룹을 주도하고 있다. ② 이 것만으로 설명이 불충분하다. 결정적인 것은, 핵무기의 존재의미가 없는 탈냉전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이 최첨단 · 소형 핵무기(사용 가능한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 소련 사이의 핵개발 경쟁으로 점철된 냉전이 종식되었기 때문에 핵무기의 존재이유가 없고 반핵운동도 사라져야.. 더보기
세계평화 포럼에 다녀와서 (1) 김승국 2006년 6월 23~28일에 캐나다의 뱅쿠버(Vancouver)시에서 세계평화 포럼(World Peace Forum 2006; 이하 ‘WPF'로 표기함)이 열렸다. 캐나다에서 그것도 뱅쿠버에서 WPF가 열린 것은 우연이 아니다. 캐나다라는 국가와 뱅쿠버라는 도시가 세계평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끝에 WPF를 개최했다고 볼 수 있다. 평화의 나라 캐나다, 평화의 도시 뱅쿠버 캐나다는 미국 · 한국 · 일본 등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평화를 더 선호하는 나라이다. 역사적 태생이 비슷한 이웃 나라 미국과 비교할 수 없이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가 캐나다이다. 캐나다는 미국처럼 제국주의를 표방하며 다른 나라를 침공한 적이 없으며, 서부개척 기간 중 원주민과 부딪쳤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처럼 인디언을 학살하면서 .. 더보기
일본 평화대회 참가기 (3) 김승국 지난해 12월 7~9일에 일본 평화대회가 열린 이와쿠니(岩國)의 기지 현황과 기지반대 운동(주민투표)의 양상을 기술한다. 이와쿠니 기지는 제국의 군대가 줄곧 주둔한 곳이다. 1938년 일본 제국의 해군이 이와쿠니에 비행장을 건설한 다음 1940년에 해군항공대가 발족했다. 그 당시 이와쿠니는, 일제의 군대가 한반도·중국 대륙을 점령하는 후방기지 역할을 했다. 이와쿠니는 야마구치(山口) 현의 동쪽 끝에 있으면서 히로시마 현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육상의 요충지일 뿐 아니라, 일본 최대의 내해(內海)인 ‘세토 내해’의 길목에 있는 해상의 거점이다. 이런 탓인지 일본의 패전 직후인 1945년 9월에 미군 해병대가 이와쿠니에 주둔함으로써 일본 제국주의의 기지이었던 이와쿠니가 미국 제국주의.. 더보기
일본 평화대회 참가기 (2) 김승국 지난번에는 일본 평화대회[2006년 12월 7~10일 일본의 이와쿠니(岩國)에서 열린 ‘米·日 군사동맹 타파, 기지 철거 2006년 일본 평화대회 in 岩國·廣島’]의 주요 발제자의 발언을 전달했다. 이번에는 일본 평화대회에 참석한 청중들의 발언을 대회 일자·장소에 따라 구분하여 기술한다. 청중들의 자유로운 발언이므로 발제자들보다 더욱 진솔하고 자신들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내용이 많아서 호소력이 강하다. 청중들의 신원을 밝히는 것보다 육성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발언을 인용하는 데 주력했으며, 일부 인사의 경우 이름·직함이 생략되는 경우가 있다. ♦ 12월 8일 밤의 개막집회 이날 밤 이와쿠니의 시민회관에서 약1.2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개막집회에 참석한 木下眞里 씨(3.. 더보기
일본 평화대회 참가기 (1) 김승국 1. 평화대회의 배경 2006년 12월 7~10일 일본의 이와쿠니(岩國)에서 열린 [米·日 군사동맹 타파, 기지 철거 2006년 일본 평화대회 in 岩國·廣島(이하 ‘일본 평화대회’]에 참석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연재한다. 이 대회는 일본 평화위원회·原水協(반핵운동 단체)·全勞連(노동운동 단체)·民靑同盟(청년운동 단체)·안보파기 실행위원회 등이 중심이 되어, 올해의 기지반대-평화 운동을 결산하고 내년의 운동계획을 세우며 결의를 다지는 집회이다. 일본 전국의 반기지 평화운동 활동가들 1,500여명이 참석한 큰 규모의 대회이므로 여러 가지로 취재할 것이 많았는데, 필자가 직접 들은 이야기를 요약하면서 의미부여하는 형식을 취한다. 이 대회의 기조는 ♦ 주일미군 기지 재편에 반대하고 기지·군사동맹 .. 더보기
야생의 인도 기행 (16) 김승국 델리 행 특급열차 안에서-2 2004년 1월 21일 심야. 라즈다니 열차는 델리를 향해 맹진하고 있다. 칠흑 같은 밤을 뚫고 달리므로 어디쯤 달리는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다. 델리까지 가는 도중에 단 2개의 역에서만 정차한다고 하니 ‘하염없이 달리는’ 느낌이다. 이윽고 덜커덩거리며 달리는 열차 바퀴 소리를 자장가 삼아 침대에 몸을 뉘었다. 열차가 흔들리는 대로 누워있는 온몸이 진동하는 바람에 깊은 잠을 잘 수 없었다. 선잠을 몇 시간이나 잦을까? 눈을 떠보니 어슴푸레한 미명이었다. 칠흑 같은 밤은 도둑같이 사라지고 새벽의 희미한 빛이 인도의 평원에 비추이고 있다. 1월 22일 아침 7시. 기상을 알리는 차내 방송과 함께 힌두 음악이 흘러나왔다. 곧장 인도차를 마시라며 열차 종업원이 다기(茶器)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