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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운동

일본 서부 지방 탐방기 (1) 김승국 원수폭 금지 세계대회 참석 일본의 서부 지방은 임진왜란 때부터 일본의 조선 침략 거점이었으며, 지금도 미 · 일 동맹의 한반도 진출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이 전략적 요충지를 샅샅이 탐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히로시마 · 나가사키에서 가 열려 이 지역을 탐방할 기회를 얻었다. 필자는 2005년 8월 2~9일의 기간 중 실내 토론회에 만족하지 않고 히로시마 · 나가사키 주변의 군사기지(구레 · 이와쿠니 · 사세보)를 현장 방문함으로써 미 · 일동맹의 군사적인 움직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실감했다. 이 대회가 끝난 다음인 8월 9일부터 14일까지 규슈(구마모토 · 후쿠오카) 지방과 야마구찌 지방을 순회하면서 일본의 군사 · 정치 대국화, 미 · 일동맹의 긴밀한 동향을 파악했다. .. 더보기
오키나와인의 반전평화 의식과 비폭력 투쟁 김승국 ‘비무(非武)의 섬’ 오키나와 오키나와의 경우 비무(非武) · 비전(非戰) · 비폭력 사상이 오랫동안 전수되어 왔으며, 이러한 사상을 체화한 오키나와인 특유의 반전평화 의식이 비폭력 투쟁으로 외화되었다. 미군지배 체제에 비폭력적으로 저항한 오키나와인의 반전평화 의식은 역사적 산물이다. 오키나와는 전통적으로 ‘비무(非武)의 문화’를 지닌 ‘비무의 섬’으로 알려졌다. 물론 류규(오키나와의 옛 이름) 왕조의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무력은 갖췄지만, 외세(外寇)의 침입에 대비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평화적 외교술을 통해 중국과의 조공관계 · 주변국와의 우호관계를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에 많은 무기가 필요하지 않았다. 1816년 오키나와에 온 바질 홀(Basil Hall)이라는 영국인이 귀국 도중 (세인트 헬레.. 더보기
오키나와 민중운동의 주체와 양태 (2) 김승국 4. 개인 지난번에 이어 오키나와 민중운동의 주체인 ‘개인’과 (개인 중심의) 운동양태를 설명한다. 한국의 일인(一人)시위와 비슷한 ‘나 홀로 시위’(의 4-1)가, 오키나와에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한국의 일인시위는, 집단시위가 번거롭고 집회 관련 법률의 까다로운 점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유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인시위는 ‘운동의 개인화’라는 함정을 지니고 있다. 운동은 기본적으로 집단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게 좋다는 선입관념 때문인지 몰라도, 필자는 일인시위에 대하여 큰 점수를 주지 않는다. 일인시위에 인색한 필자가 일본의 나 홀로 시위를 보고 오히려 동정심마저 들었다. 일본의 나 홀로 시위는 한국의 일인시위보다 훨씬 쓸쓸하게 전개된다. 조직의 결정에 따라 나 홀로 시위를 하는 게 아니라.. 더보기
오키나와 민중운동의 주체와 양태 (1) 김승국 운동론을 정립할 때 운동의 주체와 (그 주체가 운동을 전개한) 양태를 파악하면 쉽게 목표를 달성 할 수 있다. 오키나와의 경우도 누가 · 어느 집단이 운동의 주체로 나서서 어떠한 양태의 운동을 벌였느냐를 분석하면, 민중운동의 역사를 수월하게 조망할 수 있다. 오키나와 민중운동의 주체와 양태를 한눈에 보기 위해 작성한 에 나타난 ‘주체-운동양태의 번호순’에 따라 운동론을 서술한다. 먼저 을 보자. 일본 사람들은 프라이버시(privacy)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사생활 · 개인만이 즐기는 시간 · 개인만이 향유하는 공간을 차지하려고 한다. 서구 시민사회의 자아 발견의식과 좀 다르지만 어쨌든 ‘나’를 중심으로 사고하려는 욕구가 크다. 한국인이 ‘우리’를 중심에 놓고 행동하는 것과 다르다. 일반 시민.. 더보기
오키나와의 민중운동 (2) 김승국 오키나와의 일본 복귀 이후의 민중운동 지난번에 이어 오키나와가 일본에 복귀한 1972년 이후의 민중운동을 기술한다. 오키나와의 민중운동은 세차례의 커다란 물결을 일으켰다. 첫 번째 물결은 1950년대 중반의 ‘島ぐるみ鬪爭(오키나와 섬사람 전체가 달라붙어 미군의 토지강탈에 저항한 투쟁)’이고, 두 번째 물결은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반에 걸친 정치투쟁(특히 오키나와의 일본 복귀 투쟁)이다. 세 번째 물결은 1995년 가을의 ‘미군 강간사건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부터 1997년 12월의 나고(名護) 시민투표에 이르는 민중운동이다. ‘島ぐるみ鬪爭’은 지난호에 설명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두 번째 물결과 세 번째 물결을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두 번째 물결은 미국의 군사지배로부터의 해방을 요구한 민중의.. 더보기
오키나와의 민중운동 (1) 김승국 1. 근대의 민중운동 일본의 메이지(明治) 정부는 1879년 오키나와에 경찰 · 군대를 파견하여 독립왕조의 상징인 슈리성(首里城)을 접수하고 정식으로 오키나와 현의 설치를 포고한다. 이 사건을 ‘류규(琉球)처분’이라고 부른다. 이 ‘류규 처분’으로 메이지 정부의 지배를 받게 된 1879년부터 오키나와의 근대가 시작되며 근대의 저항운동도 동시에 진행된다. 혁명의 전통이 결여된 일본 본토의 민중운동과 달리 오키나와에서는 1870년대부터 끈질긴 저항운동이 전개되었다. 근대 오키나와의 저항운동은 옛 류규 왕조의 부활을 모색한 완고당(頑固黨)이 효시이며, 일본의 오키나와 병합에 반대하는 운동이 1945년의 패전 때까지 지속된다. 예컨대 인두세 폐지운동 · 자유민권 운동 · 징병기피 등을 통해 메이지 천황 .. 더보기
오키나와에 평화를 (6) “미군기지만 없으면 오키나와는 낙원” 김승국 아름답기 그지없는 오키나와에 암세포처럼 똬리를 틀고 있는 미군 기지를 바라보며 ‘오키나와는 미군기지만 없으면 낙원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미군기지의 맹독성이 오키나와 사회에 침투하여 진주같이 빛나던 오키나와를 실낙원(失樂園)으로 만들었다. 오키나와의 지도를 보면 미군기지가 점점이 박힌 듯 보이지만, 미군기지의 위력을 생각할 때 오키나와가 오히려 미군기지에 포위되어 있다고 표현하는 적절할 것이다. 차를 타고 조금만 달려도 미군기지가 불쑥 불쑥 나타나는 바람에 미군기지가 필자를 미행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필자는 지난 2월 2일부터 6일까지 오키나와에서 열린 ‘동북아시아의 평화구축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하고 헤노코 기지 건설 반대투쟁 현장 등을 돌아보았.. 더보기
오키나와에 평화를 (1) '동북 아시아의 평화구축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오키나와에서 열림)에서 발표한 글 김승국 GPR-오키나와-한반도 지금 GPR(Global Defense Posture Review;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재편)이라는 이름 아래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의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다. 주일미군은 자위대와 일체화되는 가운데 '일본판 GPR'을 강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중간보고가 얼마 전에 있었다. 주한미군은 한국군과 일체화되는 가운데 ‘한국판 GPR'이, '미군기지의 평택에로의 총집결’이라는 형식으로 진행 중이다. 일본판 GPR(주일미군+자위대의 일체화) • 한국판 GPR(주한미군+한국군의 일체화)을 주도하는 펜타곤은,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동일한 발상 아래 주일미군 • 주한미군을 재편하고 있다. 그런데 주일미군.. 더보기
오키나와의 풍물 (2) 김승국 술꾼들이여! 오키나와에 가서 아와모리를 마셔라! 오키나와인은 조선인처럼 음주가무에 뛰어나다. 매우 사교적이고 유쾌한 사람들이어서 먹고 마시고 잔치 벌이기를 즐긴다. 이 때 필수품이 ‘아와모리(泡盛)’라는 술이다. 증류 직후에 막 거품(泡)이 일어나는(盛) 모습을 형상하여 ‘泡盛’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아와모리는 태국(당시는 ‘샴’)에서 기원하였고 15~16세기(류큐 왕국의 황금시대)에 오키나와에 도입되었다. 오키나와 특유의 흑곡으로 빚은 아와모리는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증류주이다. 알코올 도수가 평균 43도인 독한 소주이지만 술맛이 매우 부드러우므로, 술꾼들이 선택하는 대표적인 독주이다. 일본 술 품평회에서 1등 작년 11월 6일 {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 연대}가 강화도에서 주최한 「2005.. 더보기
오키나와의 풍물 (1) 김승국 오키나와 음식을 먹으면 장수한다 오키나와인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다. 오키나와인 중에서도 여성이 장수한다(평균 83.47세). 오키나와의 인구 130만명 중 백 살이 넘는 사람은 457명(2001년 9월 1일 현재)이다. 그렇다면 오키나와인이 장수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의식동원(醫食同源)’ 즉 ‘약(의약)과 음식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는 생각에 비결이 있다. 오키나와 말로 ‘음식물’은, ‘약이 되는 음식(クスイムン)'과 ‘몸을 보호하는 음식(ヌチグスイ; 생명의 약)’을 뜻한다. 약이 되지 않은 음식은 먹거리의 자격이 없다는 뜻이다. 이런 뜻을 따르는 오키나와 사람들이 옛날부터 약이성(藥餌性) 음식을 많이 섭취한 게 장수의 비결이다. 오키나와 섬의 요리는 궁중요리와 서민요리로 나뉘는데, 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