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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도시-평화 마을

지뢰 (6)-지뢰 표지판과 평상 지뢰 (6)-지뢰 표지판과 평상 평화로 가는 길 (35)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지난번의 글에서 “양구군의 돌산령 옛길 초입의 고갯길에서 오유밭길[평화 누리길]이 시작되는데, 오유밭길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온통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기술했는데, 바로 그 자리의 왼쪽 산속에서 벌어지는 위험천만한 풍경을 언급한다. 돌산령 옛길 초입의 고갯길 왼편도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철책에 ‘입산금지(지뢰의 위험 때문에 입산을 금지한다)’라는 위험 표지판이 걸려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곡 안에 평상이 놓여져 있다(아래 사진). ‘입산금지’라는 위험 표지판과 평상이 놓여진 시간의 선후를 알 수 없지만, ‘입산금지’라는 표지판이 걸린 이후에 평상이 놓여져 있다면 심각한 일이다. 계곡에 지뢰가 숨겨져 있을 수.. 더보기
남양주의 슬픈 역사 이야기 남양주의 슬픈 역사 이야기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6월 12일 남양주의 역사 유적지를 돌아보았다. 5월 달부터 남양주에 살고 있는 필자가 생활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느라 남양주의 지리•역사 탐방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으나, 더 더워지기 전에 역사 탐방에 나섰다. 여러 유적지 중에서 슬픔을 간직한 곳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먼저 홍릉•유릉의 명성황후 묘지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의 浪人들이 사용했던 칼(劍)이 후쿠오카의 신사에 보관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 가본 적이 있으며 그 때의 먹구름 같은 감회가 마음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 이 칼의 희생자인 명성황후가 묻힌 묘지를 탐방하니 가슴이 너무 아팠다. 두 번째 단종의 妃가 잠든 思陵(단종을 깊이 사모한 妃의 陵이어서 ‘思.. 더보기
지뢰 (5)-이중의 철조망 지뢰 (5)-이중의 철조망 평화로 가는 길 (34)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양구군의 돌산령 옛길 초입의 고갯길에서 오유밭길[평화 누리길]이 시작되는데, 오유밭길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온통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방지용 철조망(아래 사진)이 오유밭길 입구를 막는 바람에 (표지판을 안내자 삼아) 오유밭길에 들어설 수 없다. 이 철조망으로도 부족한듯 지뢰 경고판까지 철조망 사이에 걸려 있다(아래 사진).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방지 철조망에 지뢰 경고판이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다. 이중의 경고가 평화 누리길(오유밭길)의 진입을 차단한다. (접경지역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철조망 위에 지뢰 경고판이 얹어 있는) 이중구조가 평화 누리길을 협공하는 형상이다. 아프리카 돼지.. 더보기
지뢰 (4)- 지뢰에 포위된 경순왕릉 지뢰 (4)-지뢰에 포위된 경순왕릉 평화로 가는 길 (33)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경순왕(재위 927~935)은 신라의 마지막 왕이다. 927년 경애왕이 포석정에서 놀다 견훤의 습격을 받아 시해된 후 견훤에 의해 왕위에 올랐다. 전쟁으로 인해 백성이 많은 피해를 입자 군신의 반대를 무릅쓰고, 935년 평화적으로 신라를 고려에 넘겨주고 왕위를 물러났다. 마지막 왕으로 국가의 주권을 다른 나라(고려)에 넘겨준 슬픔의 주인공이 잠든 묘지가 연천 경순왕릉(漣川 敬順王陵: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리에 있음)인데, 이 묘지마저 지뢰로 포위되어 있다. 아래의 사진과 같이 경순왕릉의 뒤편에 보이는 철조망너머에 지뢰가 묻혀 있다. 뒤편뿐 아니라 경순왕릉의 앞쪽과 좌우에 온통 지뢰 경고판(아래 사진)이 걸려 있는.. 더보기
지뢰 (3)-해안면의 지뢰 지뢰 (3)-해안면의 지뢰 평화로 가는 길 (32)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한국전쟁 때의 격전지인 양구군 해안면은 화채그릇 같이 생긴 분지이어서 ‘펀치볼(punch bowl)’이라고 부른다. 펀치볼 같이 생긴 분지는 한국전쟁 때 수많은 지뢰가 뿌려진 지뢰밭이다. 지뢰를 가득 담은 화채그릇이다. 이 ‘지뢰 화채그릇’ 안에 해안면 주민들이 살면서 농사를 짓고 있다. 지뢰와 공존하는 삶이다. 주민들의 농토를 개척할 때 바로 옆에 있는 지뢰를 잘 못 밟아 중경상을 입은 경우가 허다했을 것이다. 지뢰와의 공존이라기보다 지뢰와의 투쟁이다. 몇 십 년 동안 지뢰와 투쟁하며 논밭을 가꾼 덕분에 해안면은 유명한 시레기 마을(질 높은 고냉지 시레기를 양산하는 마을)이 되었으나, 아직도 숨어 있는 지뢰가 사람들의 목숨을.. 더보기
지뢰 (2) 지뢰 (2) 평화로 가는 길 (31)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지뢰는 대단히 활동성이 강한 존재이다. 지뢰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활어(活魚)와 같다. 활어가 물속에서 자유자재로 활약하는 것처럼, 지뢰는 계곡물을 타고 내러가면서 자유자재로 변신한다. 변신할 뿐만 아니라, 지뢰가 아닌 것처럼 위장하기도 한다. 계곡에 들어간 사람들이 위장한 지뢰를 잘못 밟아 중경상을 입는다. 얼마나 변신술이 뛰어난지 파로호 주변의 낚시터에도 몸을 도사리고 있다. 위장한 채로... 위장한 채로 계곡을 따라 가다가 배수 펌프장의 좁은 취수구를 넘고 들어온다. 아래의 사진은 연천군 호로구루 성(城) 입구의 배수 펌프장에 부착된 지뢰 경고문이다. 배수 펌프장에 까지 들어온 지뢰가 출구로 다시 빠져 나와 배수 펌프장 물로 농사짓는 .. 더보기
지뢰 (1) 지뢰 1 평화로 가는 길 (30)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지난해 여름 54일간 내리 비가 오는 바람에 접경지역의 모든 하천•계곡은 범람을 거듭했다. 범람하는 급류를 따라 지뢰도 함께 하류로 내려왔다. 아래의 사진처럼 관광지인 철원 승일교 입구에 수해로 떠밀려온 지뢰를 조심하라는 경고문을 볼 수 있다. 이 경고문을 무시하고 계곡으로 내려가면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한 책임은 관청에서 떠안을 수 없다는 행간도 읽을 수 있다. 접경지역의 대다수 하천이 북한에서 발원하므로, 북한에서 내려온 지뢰 등의 부유물도 남쪽의 하천에 합류되었다. 지뢰가 남북의 분단을 알 리 없지만, 북쪽의 지뢰가 분단선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오는 일은 분명히 분단과 관련되어 있다. 더보기
'생명 도둑놈' 지뢰 '생명 도둑놈' 지뢰 평화로 가는 길 (29)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한반도는 지뢰밭이다. 내가 40년 전 평화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운동의 대상이었던 핵무기와 지뢰가 지금도 거론되고 있다. 그만큼 한반도의 평화는 한발도 나아가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핵무기와 지뢰 모두 살아 있는 괴물로 우리들의 삶을 규정한다. 핵무기는 워낙 거대한 문제 덩어리이어서 제쳐 놓고 지뢰를 중심으로 말한다. 지뢰야 말로 접경 지역민과 군인들, 접경지역을 찾은 모든 이들의 삶을 위협하는 ‘생명 도둑놈’이다. 한국 전쟁 때 DMZ에 약 100만발의 지뢰가 매설되었다고 하니 100만개의 흉물이 우리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지뢰는 군인들의 작전을 방해하는 놈이다. 주민들이 농토를 개간할 때 자주 터지는 바람에 발목이 나간 농부들.. 더보기
곡운구곡 곡운구곡 평화로 가는 길 (28)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지금까지 접경지역의 수려한 계곡을 소개했지만, 화천군의 곡운구곡(谷雲九曲: 아래 사진의 설명문)처럼 다채로운 계곡은 처음 보았다. 물 흐름의 모양•규모•형태•깊이•속도와 주변 지형에 따라 아홉까지 곡류(曲流: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의 이름이 각각 다를 정도로 변화무쌍한 계곡이다. 이름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면 溪(傍花溪방화계: 첫 번째 골짜기/일곱 번째 계곡인 명월계明月溪), 峽(두 번째 골짜기인 청옥협靑玉峽/ 세 번째 계곡인 신녀협神女峽), 潭(네 번째 흐름인 백운담白雲潭/ 신녀협의 용담/ 여섯 번째 계곡인 와룡담臥龍潭), 瀨(다섯 번째 여울인 명옥뢰明玉瀨), 淵(여덟째의 융의연隆義淵), 臺(아홉 번째로 계곡 옆의 돌을 층층이 쌓아 올린 듯 .. 더보기
인제 5일장 인제 5일장 평화로 가는 길 (27)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인제군의 군청소재지를 찾은 5월 14일은 마침 5일장이 열리는 날이었다. 요즘의 5일장이 옛날 시골 장터의 모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흔적은 보였다. 아래의 사진처럼 놋그릇과 농기구를 파는 곳은 옛장터를 재현하는 듯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