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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도시-평화 마을/접경 평화

지뢰 (4)- 지뢰에 포위된 경순왕릉

지뢰 (4)-지뢰에 포위된 경순왕릉

 

평화로 가는 길 (33)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평화가 하늘이다[和乃天]

 

경순왕(재위 927~935)은 신라의 마지막 왕이다.

 

927년 경애왕이 포석정에서 놀다 견훤의 습격을 받아 시해된 후 견훤에 의해 왕위에 올랐다. 전쟁으로 인해 백성이 많은 피해를 입자 군신의 반대를 무릅쓰고, 935년 평화적으로 신라를 고려에 넘겨주고 왕위를 물러났다.

 

마지막 왕으로 국가의 주권을 다른 나라(고려)에 넘겨준 슬픔의 주인공이 잠든 묘지가 연천 경순왕릉(漣川 敬順王陵: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리에 있음)인데, 이 묘지마저 지뢰로 포위되어 있다. 아래의 사진과 같이 경순왕릉의 뒤편에 보이는 철조망너머에 지뢰가 묻혀 있다.

 

왕를 바로 뒷켠에 지뢰 철조망이 보인다. 왕릉이 지뢰 철조망으로 에워싸여 있다.

 

뒤편뿐 아니라 경순왕릉의 앞쪽과 좌우에 온통 지뢰 경고판(아래 사진)이 걸려 있는 철조망으로 에워싸여 있다. (지뢰 경고판들이 붙어 있는) 원형 철조망에 포위된 경순왕릉은 오늘도 슬픈 역사의 무게를 겨우 지탱하고 있다.

 

 

과거에(952년에) 나라 잃은 슬픔에 현재의 슬픔(한국전쟁분단의 산물인 지뢰 철조망)이 가중된 2중의 슬픔이 무덤을 짓누르고 있다.

 

 

나라를 잃어 포로(?)처럼 끌려와 고려 땅인 연천에서 지내다가 사망한 뒤 장례도 경주에서 지내지 못한 경순왕이, 이제 지뢰의 포로가 되어 있다. 지뢰의 사슬에 묶여 있다. 어찌 보면 경순왕릉도 분단의 희생양이다. 지뢰 철조망이라는 번제를 매일 올리고 있는 분단의 제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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