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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도시-평화 마을/3세계 숍

[커피 장사 수기 (18)] 고통의 바닷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중생들이여!

커피 장사 수기 (18)

 

고통의 바닷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중생들이여!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오늘 하루종일 길거리가 시끄러워 창문을 열어놓을 수 없다. 아침 10시경 ‘김밥 천국’이라는 분식점 주인이 개업 떡을 들고 우리 가게를 들렀다. 아직은 개업초반이라서 그런지 씩씩한 기상을 보이는 김밥천국 사장님이 쌩쌩한 기운을 유지하길 기원한다. 자영업자들의 고비라는 개업 초반 3개월을 잘 넘기길 바란다. 자영업자의 3개월 위기를 넘기지 못하여 거꾸러지는 김밥천국 사장이 되질 안아야할텐데....

 

이런 희망 섞인 바람을 멀리하듯 ‘김밥 천국을 애용하달라’고 외치는 알바생들의 홍보 소음 때문에 하루 종일 짜증이 난다. ‘김밥 천국’의 사장님이 개업 떡을 돌린 직후 고성능 앰프를 틀어내며 선전하는 전기음(電氣音)이 진동한다.

 

이것도 모자라 이젠 ‘삼푸 나이트 클럽’을 선전하는 오토바이 부대가 길거리를 지나가면서 귓전을 때리는 광고 음악을 틀어댄다. 서로 먹고 살려고 아우성치는 소리가 종일 들린다.

 

조금 지나니 “남편은 도망가고 사춘기 아들이 엄청나게 속을 썩여 스트레스가 쌓여 무언가 실컷 두들기면 스트레스가 사라질 것은데...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기타반에 싸구려로 등록하고 싶다”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왔다. ‘영세민이어서 기타반 수강료 10만원은 못내고 5만원밖에 없다’는 말이 딱하여 일단 내일 오전 11시에 기타반 수업을 할 때 와서 강사 선생님에게 사정 이야기를 해보라고 귀뜸해주었다.

 

아~~고통의 바닷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중생(衆生)들이여!(201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