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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도시-평화 마을/3세계 숍

[커피 장사 수기(100)] 여심(女心) 읽기 커피 장사 수기(100) 여심(女心) 읽기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우리 가게의 주요 고객은 여성이다. 40대 중후반~50대 초반의 주부들이 손님의 대다수이어서 이들 여성들의 마음, 즉 여심(女心)을 아는 게 중요하다. ‘여심 읽기’가 영업의 핵심이다. 나 같이 둔감한 남자에게 여심 읽기란 고행에 해당된다. 통 크게 사람 만나는데 익숙한 내가 섬세한 감성으로 커피를 마시는 여성 손님의 마음을 읽어내는 건 철학 원전을 강독하는 것보다 어렵다. 우선 남성 손님과 여성 손님을 비교하면 여심 읽기가 수월할 것이다. 숫자는 많지 않지만 남성 손님들은 커피를 대강 대강 주문하고 여성들에 비하여 커피 맛에 민감하지 않다. 간혹 막걸리 마시듯 커피를 마시는 남자 손님들도 있다. 한 모금 한 모금 천천히 음미하며 이.. 더보기
[커피장사 수기(99)] 여름용 상품 개발 커피장사 수기(99) 여름용 상품 개발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커피는 여름 장사’란 말을 믿고, 여름철 상품을 개발했다. 대표적인 여름철 상품인 팥빙수를 비롯하여 스무디,미룻가루 라떼,선식 라떼,초콜릿 라떼,아포가또,주스,아이스 핸드드립 커피,아이스 스리랑카 홍차 등의 새로운 레시피를 선보이기 위해 무척 노력했다. 팔빙수는 심학산 밑에서 커피 숍을 준비하면서 최고급의 국산 팥빙수를 만들고 있는 ‘완행열차 할머니’에게 부탁했다. 팥빙수 그릇의 크기를 큰 것과 중간 크기로 나누어 파는 게 좋을 듯하다. 큰 것의 정가는 7,000원, 중간 것은 4,000원이 적당한 것 같다. 주스의 경우 생과일 주스는 생략하고 코스트코에 있는 망고 주스 등을 팔 예정이다. 가격대는 주스 한잔에 2,500원이 적절하다... 더보기
[커피 장사 수기 (98)] 심야의 폭식 커피 장사 수기 (98) 심야의 폭식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지금까지 저녁 식사가 큰 걱정거리이었다. 한 달 전까지는 저녁 손님이 적어 밤9시 경에 가게 문을 닫고 1,000원짜리 짜장면 곱빼기를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그런데 밤늦게 들이닥치는 손님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중국음식점 行을 포기하고 심야(밤 11시 이후)에 밥이 가득 들어간 4,000원짜리 돈가스를 폭식(暴食)하듯 먹어 치웠다. 그 바람에 위장이 늘어난 채로 취침하니 취침중 두세 차례 소변을 보거나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면 손들이 붓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그래서 밤 8시쯤 가게 안에서 저녁밥을 먹은 뒤 느긋하게 밤 10시 30분까지 손님을 기다리는 쪽을 선택했으나, 저녁 식사의 메뉴 설정에 문제가 있었다. 몇 달 동안 먹은 싸구려 두부.. 더보기
[커피 장사 수기 (97)] 가게 안에서 풍찬노숙(?)을 시작하다 커피 장사 수기 (97) 가게 안에서 풍찬노숙(?)을 시작하다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오늘 아침에 마누라와 한바탕 싸움을 벌인 뒤 짐을 싸들고 가출(?)했다.(주1) 오늘 밤부터 가게의 구석에 자리를 펴고 자면서 혹한을 이겨내야 한다. 가게 창업때 빌린 사채 3,000만원과 이자(매월 30만원), 생활비가 해결되는 날까지 가게의 구석에서 ‘반(半) 노숙-풍찬노숙(風餐露宿)’을 할 것이다.(주2) 집을 나오면서 마누라에게 한 유일한 말은 “내가 집에 들어오지 않을 테니...세칸 짜리 현재의 전세를 줄여 단칸방으로 이사하고 방을 줄인 비용으로 3,000만원을 마련하여 빚을 갚아라”는 것일 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3,000만원의 이자 30만원의 마련할 수 없는 형편에서 귀가해보아야 마누라에게 ‘위.. 더보기
[커피 장사 수기 (96)] 상담 카페 커피 장사 수기 (96) 상담 카페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오랜 논의 끝에 우리 가게에서 상담 카페로 병행하기로 하고 ‘상담 카페 뜰’이라는 새로운 프랜카드를 부착했다. 삶에 지친 주민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격려하며 가능하다면 대책도 같이 모색하는 상담 카페를 통해 평화 마을 만들기의 기초작업을 할 수 있을 것같다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상담 카페를 시작했다. 부부간의 갈등, 고부간의 갈등, 자녀들의 교육문제, 학교 폭력, 삶에 대한 실존적인 질문에 대하여 경청하면서 마음 속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역할은 마을 만들기 차원에서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주민들의 ‘한(恨) 풀이’를 우리 가게에 와서 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넋두리 같은 주민들의 이야기라도 진지하게 경청하면서 함께 해결해나가자고 격려하는 해우.. 더보기
[커피 장사 수기 (95)]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계로 내 밥통을 줄이다 커피 장사 수기 (95)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계로 내 밥통을 줄이다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우리 동네에 있던 중국집이 생각난다. 중국 음식점 주인․종업원․식구들이 얼마나 지독한지...장사가 안 되는 날에는 밥을 먹지 않고 팔다 남은 짜장면을 저녁식사로 때웠다. 이익이 나지 않은 날은 굶던지 굶지 않을 정도로 빈약한 음식을 대강 먹으면서 경비를 절약했다. 이렇게 생존을 위한 ‘단말마(斷末魔)의 소식(小食)’을 강행하면서 돈을 번 중국 음식점 주인을 닮아가는 내 모습을 보고 나도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나의 밥통을 줄이는 고통 어린 글들을 여러 차례 게재했는데, 이는 내가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계(苦肉之計)로 나의 식욕을 억제하는 고난의 행군에 관한 것이다.(2013.11.30) 더보기
[커피 장사 수기 (94)] 빈대떡 사먹을 형편도 못 된다 커피 장사 수기 (94) 빈대떡 사먹을 형편도 못 된다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오늘은 그믐날이어서 그런지 손님들이 거의 찾아오지 않는다. ‘돈 없으면 빈대떡이나 구워먹지...’라는 노래 구절이 있는데....오늘 수입이 너무 작아서 빈대떡 사먹을 형편도 되지 않는다. 저녁 9시경에 가게 문을 좀 일찍 닫고 중국 음식점에 가서 2,000원짜리 짜장면 곱빼기를 먹고 일찍 취침하고 내일 아침에 궁색한 가게 구석에서 초라한 새해 맞이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아니 너무 한심해서 막걸리 한잔이라도 걸치면 화려한(?) 세밑을 즐기고 싶었다. 막걸리 한잔 마시며 추위를 이기며 깊은 잠을 자고 싶은데 술집에 가서 막걸리와 안주를 주문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게 안 되면 돈을 좀 들여 4,000원짜리 돈가스를 들고.. 더보기
[커피 장사 수기 (93)] 백토 커튼과 함께 신선놀음 커피 장사 수기 (93) 백토 커튼과 함께 신선놀음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제가 존경하는 손덕수 선생님의 지인으로부터 구입한 [백토(白土) 커튼(백토로 염색한 커튼)]을 벽과 천정에 걸었다. 위의 사진은 벽에 건 커튼이다. 이처럼 바리스타 교육을 하는 테이블 위의 벽에 걸었더니 신선한 기운이 스며 나와 정신이 맑아진다. 얼마나 좋은지 실험하기 위해 바리스타 교육용 테이블(“야전침대”라고 부름) 위에서 잠을 잤는데...백토 커튼의 청량한 기(氣)가 밤새도록 내 머리를 감싸 안으면서 깊은 수면에 빠져들게 했다. 야전침대(위의 사진)에서도 깊은 잠을 잤는데 아늑한 안방에서라면 이루 말할 수 없겠다(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권유해볼만하다). 위의 사진과 같이 천정에도 부착했다. 이렇게 벽과 천장의 두 .. 더보기
[커피 장사 수기(92)] 커피 장사 수기(92) 커피 장사 수기(92) 바리스타 교육이 효자 상품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개업초반부터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했다. 두 달 코스에 15만원의 수강료를 받았는데, 매월 평균 3~5명이 신청했다. 매월 바리스타 교육과 관련하여 45~75만원의 수익이 발생하는데 이 돈으로 월세 75만원을 충당했다. 2012년 4월부터 30만원으로 인상했는데도 매월 평균 3~5명씩 신청하여 바리스타 교육이 월세 내는데 가장 확실한 효자상품이 되었다. 바리스타 교육생들은 주로 가게 주변의 주민들로서, 가게의 통유리에 부착한 프랜카드를 보고 전화로 문의하거나 직접 가게를 방문하여 신청한다. 이제 제법 입소문이 난 듯 바리스타 공부한 분이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거나 바리스타 교육에 관심이 있는 주민들이 이웃에게 소개하는 것 같다. .. 더보기
[커피 장사 수기(91)] 바리스타 교육도 충동구매? 커피 장사 수기(91) 바리스타 교육도 충동구매?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지난 화요일 아침의 바리스타 교육 때 커피 마시러 온 여자 손님이 바리스타 교육 장면을 보고 자기도 합류하여 공부하겠다며 카드로 교육비 15만원을 내려고 했다. 그 때 카드로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카드 대신 현금으로 내라고 이야기했더니 내일 나의 은행구좌로 송금하겠노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만 믿고 은행에 가서 입금 여부를 확인했으나, 허탕만 쳤다. 그러다가 4일 만에 변심한 그 여성이 “일이 생겨서 바리스타 교육을 받지 못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렇다면 그 여자 손님은 바리스타 교육을 충동구매한 것인가? 여자의 죽 끓듯 변하는 마음을 알 수 없다. 카드로 교육비를 내겠다고 할 때 얼른 받아 결재했으면 15만원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