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장사 수기(67)
최악의 밑바닥 경기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2층 커피 숍에 내려다본 주변 상가의 밑바닥 경기는 최악이다. 평일 오후 2시경이면 제법 행인들로 붐벼야할 길거리가 한산하지 그지 없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장사 잘 되는 한우 식당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썰렁하다. 그 중 일부는 언제 문 닫을지 모르는 상황일 것으로 추정된다. 가게 주인들이 몸으로 때우다 못하면 빚더미에 올라가기 전에 폐점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으로 몰리는 가게가 많은 듯하다.
“해도 해도 너무나 장사가 안된다. 이런 불경기를 처음 본다”며 볼멘 목소리를 내는 자영업자들의 체감 경기는 최악에 최악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파구가 없는게 더 큰 문제이다. 우리 가게 역시 마찬가지인데...내 몸으로 때우며 인건비도 건지지 못한채 9개월이 지났지만 비전이 보이지 않아 채운산장에 새로운 영업거점을 확대하려고 몸부림치고 있지 않은가.
나와 같은 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인 이 동네의 상권이 활성화되기는 커녕 죽어가고 있어서 안타갑다. 지역경제가 사망선고를 받은지 오래되었음에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게가 입주해 있는 건물(주은 프라자)의 1층의 죽집(송죽)의 집주인이 빚더미에 눌린채 도피하여 경매에 넘어간 뒤 새 주인이 세 놓았으며, 그 자리에 ‘김밥천국’이라는 분식점이 들어섰는데 김밥천국 주인이 나와 같은 고행길을 걷고 있다.
들리는 바로는 고양시의 번화가인 라 페스타의 3층 이상에 비어 있는 곳이 많다고 한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중산층 밀집 아파트 촌인 일산의 번화가에도 돈이 돌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어 안타깝다.(201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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