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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운동/일본 관련(9條會 등)

'아소 탄광'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김승국

오늘 이 자리에서 아소 탄광과 관련된 한일간 연대운동의 틀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이 틀을 만들기 위한 기초적인 작업으로서 ‘아소 탄광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라는 문제 제기를 합니다. 본인의 문제 제기에 여러분들이 호응하셔서 연대운동의 틀이 형성된다면, 내년쯤 이이즈카(飯塚)에서 아소 탄광 피해자들의 증언대회를 개최하길 희망합니다. 이 증언대회에는 조선인 강제연행자를 비롯하여 서양인 포로(영국, 네델란드, 호주 출신의 포로들이 아소탄광에서 혹사를 당함)도 초청하는 형식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Ⅰ. 인간적ㆍ인륜적ㆍ도덕적 접근

  1) 아소 탄광의 잔학한 강제노동에 대한 단죄
  2) 비인간적인 탄광 경영
  3) 인권유린. 탄광 노동자의 健康權 무시
  4) 죽도록 부려먹은 뒤, 죽으면 무연묘지에 방치함. 납골당의 유골함을 훼손한 죄악.
  5) 아소 전 수상, 사죄 한마디 없이 한반도 관련 망언을 쏟아냄
  6) 아소 탄광에서 착취를 당한 조선 노동자들의 한(恨)을 어떻게 풀어줄 것인가?


Ⅱ. 민족적 접근

  1) 식민지 백성에 대한 차별, 우리 민족 구성원에 대한 가혹한 강제노동. 민족 문제와 노동 문제의 결합.
  2) 나라 잃은 민족의 고난. 고향을 떠나 멀리 일본에까지 끌려와 숱한 고생을 함.


Ⅲ. 역사적 접근; 과거사 문제

  1) 과거의 악행에 대한 역사적 청산
  2) 일제가 태평양 전쟁을 지속하는데 중요한 자원인 석탄을 채굴하는 총알받이로 조선인 노동자를 악용함. 일제의 군국주의 전쟁-자원확보-조선노동자 착취의 연결지점에 주목해야


Ⅳ. 정치 경제적 접근

  1) 아소 그룹의 자본형성 과정은 연구함. 탄광 자본가의 자본축적 수단. 강제연행, 강제노동이라는 제국주의 폭력을 동반한 노동착취. 이는 시장을 통한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비정상적ㆍ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상품(석탄)을 생산한 생산방식. 일본 군국주의의 무력이 이러한 생산방식을 보증하고 지원한 이중권력(아소 그룹의 자본권력+일본 군국주의의 권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 아소 그룹의 노동관, 노동자 觀, 조선인 觀도 동시에 연구해야.
  2) 이러한 패전 이전의 아소 그룹의 총체적인 상황이 패전 이후에 어떻게 계승발전 되었는지도 연구해야. 탄광 노동자를 수탈한 돈으로 탄광자본을 형성한 뒤 정치가문(수상 3명을 배출한 정치가문)으로 성장한 과정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2) 아소그룹의 노동착취의 정당성 제공한 일본 제국주의의 성격
  3) 노동 문제; 저임금 지불, 저임금마저 지불하지 않은 미불임금, 조선인 노동자 모집과정ㆍ방식(강제연행+강제노동), 일본노동자-조선 노동자의 분할 통치(divide and rule), 조선인 노동자들의 생활상태(함바ㆍ합숙소에서 거주한 상황. 함바ㆍ합숙소의 분위기), 조선인 노동자의 탈출비율이 높은 이유, 쟁의, 쟁의 진압 방식, 노동 기본권 무시하고 초과착취, 인격적인 모멸(이지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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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09년 10월 23일 일본의 규슈(北九州) 북부지역에 있는 이이즈카(飯塚; 조선인 강제연행 노동자들을 착취한 아소 탄광 등이 있었던 옛 탄광도시) 부근에서 일본측 인사와 공동주최한 토론회(주제; 아소탄광과 강제노동의 역사)에서 필자가 발표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