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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안보-군사/무기(核, 북한 핵, MD)

미사일의 형이상학, 통신의 형이하학

김승국

핵미사일이 발사될 때의 빛(光)을 따라잡기 위하여 광속(光速)으로 발사명령(말)이 전달된다. 이 ‘빛의 교통’의 절대속도는, 복수(複數)의 동심원(同心圓) 안에서 세계를 형성한다. C3I(지휘, Command / 통제, Control / 통신, Communication / 정보, Intelligence)의 순간적인 시간성은 핵시대의 시간 개념을 반영한다. 이 핵시대의 시간 개념에서 데이터의 이상적인 송신 ・배열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통신체계가 일순간에 세계를 개시하는 곳에, 현대문명의 빛남(enlightenment) 즉 계몽
이 깃들어 있다.

C3I의 순간적인 계몽성이 어떤 장소에 ‘편재(遍在)’하더라도 인간의 ‘판단 속도’는 더 늦을 수밖에 없다. 인간의 판단속
도가 핵무기의 광속을 따라잡을 수 없다. 이지스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에도 컴퓨터와 인간의 판단속도의 차이가 드러난다.

핵무기의 광속과 인간의 판단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복수의 시간성, 복수의 물질성 속에서 우리들의 신체는 ‘미사일의 형이상학(形而上學), 통신의 형이하학(形而下學)’의 아래에 놓인다.(200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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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국 지음『한반도의 평화 로드맵』(파주, 한국학술정보, 2008) 329~330쪽을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