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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커피 장사 수기 (24)] 남 좋은 일 시킨다 커피 장사 수기 (24) 남 좋은 일 시킨다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자영업자가 망하는 이유를 알겠다. 일반적인 자영업자들은 남 좋은 시키다가 끝내는 망하게 된다. 자신의 인건비를 뽑아내기도 힘든 자영업자가 대다수이다. 인건비는커녕 월세와 관리비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영세상인들이 수두룩하다. 남 좋은 시키는 항목 중 가장 큰 것이 월세이고 그 다음이 관리비이다. 나의 경우 거의 100만원의 월세를 내고 관리비는 평균 40만원이다. 월세와 관리비 140만원에 그치면 다행이다. 이 밖에 줄줄이 청구서가 날아오는 가게 운영비 170만원(KT 전화비 4만원+POS 임대료 47,000원+휴대전화료 3만원+정수기 임대료 4만원+카드대금 평균 10만원+은행 이자 55만원+의료 보험 34만원+원두 구입비용 20만원.. 더보기
[커피 장사 수기 (16)] 고난 중의 환희 커피 장사 수기 (16) 고난 중의 환희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몇 일전(2011년 12월 24일) 자동 핸드드립 분쇄기를 고장 내면서, 수동 핸드드립 기구(수동 Mill)를 통한 십자형 추출의 맛을 연출하기 위한 맹연습을 하게 되었다. 그 동안 수동 핸드드립 도구로 분쇄한 원두를 멜리타 드리퍼에 넣고 십자형 추출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으나, 고노 드리퍼를 통한 십자형 추출이 잘 안되었다. 그런데 12월 24일 날의 사고(자동 핸드드립 분쇄기의 작동 정지) 뒤 이리 저리 허둥대다가 ‘말 안 듣는 수동 Mill(분쇄도 조절 나사가 너무나 꽉 조여진 탓에 밀가루처럼 아주 미세하게 분쇄될 뿐 핸드드립 용에 알맞은 굵기의 분쇄가 불가능한 수동 Mill)’을 통해 얻은 원두 가루를 고노 드리퍼에 넣고 십자형 .. 더보기
[커피 장사 수기 (15)]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 판매를 중단하며 커피 장사 수기 (15)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 판매를 중단하며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지난 4개월 동안 아메리카노를 미끼상품으로 삼아 1,000원에 판매하던 특별할인 정책을 거두고 내일부터 실내에서 마시면 2,500원, Take Out의 경우 1,900원으로 인상한다. 그 동안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만드느라 몸이 더욱 지쳐, 체력을 감당 못할 지경이 이른 적이 여러번 있었는데 그런 고통은 사라질 것같다. 다른 커피 숍의 에스프레소 기계와 달리 우리 가게의 에스프레소 기계는 완전 수동이어서 아메리카노 한잔을 뽑으려해도 철봉하듯 제어봉을 힘껏 당겼다가 놓아야한다. 환갑의 나이에 접어든 내가 손님이 몰려오는 낮시간에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전을 뽑으려고 입안에서 단내 날 정도로 힘들게 .. 더보기
[커피 장사 수기 (8)] 실내 장식 중반 단계 커피장사 수기 (8) 실내 장식 중반 단계 가게 안에 설치한 작업대에서 수납장 등을 만든 뒤,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더보기
[커피 장사 수기 (7)] 구멍 난 양말 속의 환부(患部) ‘발꿈치’ 커피장사 수기 (7) 구멍 난 양말 속의 환부(患部) ‘발꿈치’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위의 사진은 닳고 닳아 동그랗게 구멍 난 양말을 신은 나의 발꿈치이다. 구멍 난 양말을 신은 발꿈치는, 어설픈 자영업자 김승국의 환부(患部)이다. 질병 때문에 상처 난 환부가 아니다. 신자유주의 아래에서 고난의 삶을 이어가는 자영업자 김승국의 생활고를 드러내는 환부이다. 나의 현재의 삶이 완벽하게 투영된 환부이다. 이 환부 속에 신자유주의의 구조적 폭력이 내재한다. 신자유주의의 말단에서 신음하는 자영업자들은 시장의 폭력에 짓눌리다가 끝내 폐업하는 사례가 많다. 강자 중심의 시장구조에서 약자인 자영업자가 살아남는 확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고달픈 현실을 이기려면, 정상적인 양말이 구멍이 날 정도로 발꿈치를 쉴 새 없이.. 더보기
[커피 장사 수기 (4)] 어느 자영업자의 ‘고난의 행군’ 커피장사 수기 (4) 어느 자영업자의 ‘고난의 행군’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커피장사 수기」라는 연재물의 부제 중 하나로 ‘어느 자영업자의 고난의 행군’을 떠올린다. 여기에서 ‘어느 자영업자’는 커피장사를 하는 개인(필자)을 지칭하지만, 고난의 행군을 겪고 있는 수많은 자영업자의 고통을 내 몸 안으로 끌어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나만이 겪는 고난이 아니라는 뜻이다. 1. 몸으로 때운다 고난의 행군은 수입 대(對) 지출의 불균형 즉 적자의 위기로부터 시작된다. 수입에 비하여 지출이 많아지면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한다. 지출 항목 중 가장 큰 월세와 관리비를 준비하지 못하면, 빚을 얻어서라도 마련해야한다. 그런데 빚도 제대로 조달할 수 없을 때는 몸뚱이로 버텨야한다. 자영업자의 마지막 무기인 자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