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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도시-평화 마을/3세계 숍

[커피 장사 수기 (26)] 다시는 2층에 카페를 차리지 않는다

커피 장사 수기 (26)

 

다시는 2층에 카페를 차리지 않는다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내가 멋도 모르고 2층에 커피숍을 차려 고전하고 있다. 영업이 호전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는 가게가 2층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손님들이 자주 이야기하듯, 당신의 솜씨로 이런 정도의 매장 면적으로 1층에서 장사를 했으면 크게 잘 될 텐데...

 

가게가 2층에 있기 때문에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하여 길거리 쪽의 통유리에 커다란 플랜카드를 부착했지만, 가게마다 덕지덕지 붙어 있는 간판의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LED 간판 역시 낮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가게가 1층에 있다면 손님들의 접근성이 좋고, 바로 눈앞에 커피숍이 보이기 때문에 들어가고 싶은 욕구가 유발되어 손님이 늘어난다. 2층의 경우 엘리베이터를 타는 수고를 감수해야하므로, 일단 배제된다. 우리 가게 말고도 주변에 커피 마실 곳이 1층에 많이 있기 때문에 굳이 우리 가게를 찾지 않는다.

 

물론 나도 1층에 버젓이 가게를 차리고 싶었지만, 고액의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2층에 가게를 냈는데 이렇게 힘들지 몰랐다. 다음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2층에서 커피 장사를 않기로 결심했다.(2012.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