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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안보-군사/군사전략, 군사기구

부시 정권의 핵전략

김승국

부시 정권은 ‘제국’ 미국을 상징하는 권력체이다. 이 제국 미국의 권부인 부시 정권은 북한 등의 악의 축 국가를 타도・붕괴하기 위한 궁극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핵전략을 구축했다. 새로운 핵전략을 대표하는 것은 2002년 3월에 작성한 핵태세 수정 보고서(NPR: Nuclear Posture Review)이다.

NPR은 ① 통상무기와 같은 수준으로 ‘사용하기 쉬운 핵무기’를 지향하는 ② 아주 위험한 핵사용 계획을 축으로 하는 ③ 공격적인 새로운 핵전략이다. 이런 위험한 핵사용 계획을 부시 정권 아래에서 추진한 주요한 인물 두 사람을 아래에 소개한다.

그중 한사람은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의 핵무기 개발부서 부책임자인 스티븐 영거(Stephen Younger)라는 인물이다. Younger가 2000년 6월 하순에 발표한 「21세기의 핵무기」는 주로 (북한 등을 상대로 사용할 벙커 버스터 핵폭탄 등의) 소형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중점이 있다. Younger는 로스알라모스 연구소 직원 수백 명이 모인 비공개 모임(security immersion: 안전 침례)에서 북한 등을 향해 쏠 소형 핵무기의 위력과 중요성을 역설했다.

Younger는 미국의 핵전력을 재편하여 근대화해야 하는데 그 방향은 사용하기 쉬운 핵무기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무기와 첨단 정밀무기를 조합하는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핵의 위력이 적은 핵무기의 역할을 증대시킬 것을 제안했다.

또 한사람은 키스 페인(Keith Payne)이다. 그는 보수적인 연구 집단인 ‘미국 공공정책연구소(NIPP)의 소장으로서 1980년대에 미・소 핵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논문을 쓴 인물이다. Payne 지휘 아래에 작성된 NIPP의 보고서 「미국의 핵전력과 군비관리의 원리・요건」이 부시 정권 등장 직전인 2001년 1월에 공표되었다. 이 보고서는 ‘미・소 대결 시대의 냉전형 핵태세에서 벗어나서 불량국가를 가상적인 핵공격 목표로 상정해야 함’을 강조했다. 문제는 이 보고서가 부시 정권 측이 NPR을 작성할 때 중요한 대본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면 조그만 연구 집단인 NIPP의 보고서가, 부시 정권이 중시하는 NPR의 청사진이 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 의문을 푸는 열쇠는 부시 대통령 자신의 핵무기론에 있다. 부시 대통령은 9 ・11 (테러)사태 이전부터 Payne의 핵전략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므로 부시 정권의 핵전략(NPR)은 Payne의 주장에 공감한 부시의 주도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Younger와 Payne의 제언에 따라 만들어진 NPR은, 북한 등의 불량국가를 상대로 사용하기 쉬운 핵무기(벙커 버스터와 같은 소형 핵무기)를 퍼부어 그들 나라를 붕괴시키자는 것이다. NPR의 내용은 이미 국내에 널리 알려졌기 때문에 생략하고 다만 ‘NPR 안에 제국 미국의 핵무기 사용 계획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2005.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