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장사 수기 (88)
망부석같이 손님을 기다렸으나...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늦은 밤 10시 30분. 영업마감 시간을 1시간 연장하여 손님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손님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아침․점심 식사 때 늘 먹는 ‘찌게용 두부(최저가 두부)’에 최저가 상추를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며 이 시각까지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 사람도 오지 않는다. 간혹 술 한 잔 걸친 손님들이 술김에 속풀이를 위하여 우리 가게에 오곤 하는데 그런 사람도 없다.
비정한 고객이여! 나의 비참한 꼴에 털 끝 만큼의 동정심도 없나요? 이 추운 겨울밤에 손님을 기다리다 지쳤습니다.
늦은 밤에 망부석 같이 손님 오길 학수고대하고 있었으나, 체력소모의 한계를 절감했다. 이제 가게 안에서 풍찬노숙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겠다. 오늘 같은 날에는 차라리 내 돈 내고 나에게 커피를 팔아주는 짓시늉을 하고 싶은 심정이다.(201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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