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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도시-평화 마을/3세계 숍

[커피 장사 수기 (32)] 매상은 올랐지만 고달퍼

매상은 올랐지만 고달퍼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오후 5시 45분 현재의 매상액이 29,000원인데, 그 중에서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의 매상이 14,000원으로 50%를 차지한다. 절반의 손님이 초저가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것은 좋은데...1,0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잔을 시켜놓고 몇시간씩 수다 떠는 건 좀 민망하다. 그렇게 몇시간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건 선의의 영업방해이지 않을까? 그런 손님이 마신 잔을 설겆이 하느게 고역이어서 짜증난다.

 

이와 달리 일부 손님은 동정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롯데 수퍼 안에서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중년 여성이 애틋한 표정을 지으면서 “커피공방 뜰의 홍보전단을 우리 가게에 많이 비치해놓으면서 오는 손님들에게 주겠다” 홍보전단을 몽땅 가져갔다. 이렇 손님 덕분에 초저가 아메리카노를 만들어내는 고달픔이 가신다.

 

언제까지 막노동하듯 아메리카노를 투매(投賣)해야할지 모르겠으나, 초저가 판매의 터널을 되도록 빨리 벗어나고 싶다.(20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