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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연구(이론)-평화학/정신분석학의 입장

전쟁광들의 집단심리 분석해야

김승국

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할 대상은 부시 주변에 밀집되어 있는 전쟁광(체이니, 럼스펠드 등)들의 집단심리이다. 이들은 미국사회의 전쟁신(戰爭神), 미국의 호전적인 지배 세력이 간구하는 전쟁신의 가호를 구하며 Pax Americana를 구현하려고 한다. 이교도 특히 이슬람에 대한 이들의 편견은 ‘미국 군국주의의 종교적인 그루터기’를 이루고 있다. 이들과 인맥으로 연결되어 있는 기독교 근본주의가 미국 군 ・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와 강고한 연대체를 이루며 미국 군국주의의 아성이 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믿는 미국 문명의 전쟁신은 폭력을 양산하는 기제(mechanism)로서 제3세계의 진보적 정치 세력을 발본색원(아옌데 정권 붕괴)하는 귀신 노릇을 했다.

이러한 미국 문명의 폭력성은 어디에서 연원되는가? {폭력과 성스러움}을 쓴 르네 지라르(Rene Girard)의 ‘욕망의 3각형’에서, 오이디푸스의 아버지인 라이오스라는 희생양이 필수적이다. 희생물이 없으면 모든 사회질서(기독교 문명)가 불가능해진다는 게 지라르의 지론이다. 희생양은 상호적 폭력에서 공동체적 평화로의 이행을 확실하게 한다. 이때 오이디푸스는 평화의 초석이 된다.

이러한 지라르의 이론을 자본주의 분석에 원용한 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근대자본주의 시민사회의 동맥인 화폐 ・자본 안에 이미 ‘타자(他者)로서의 희생양’이 들어 있으며 이런 희생양이 없으면 자본주의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자로서의 희생양’을 배제하는 운동체로서의 자본과 이런 자본에 의해 국가권력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자본주의에 입각한 국가권력은 반드시 폭력을 내재한다.

이러한 설명구도를 이라크 전쟁에 대입해 보자. 지라르가 말하는 희생양은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과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다. 이라크와 북한은 현대판 라이오스이다. 미국의 지배 세력은 소련이라는 거대한 주적(主敵: 敵 그리스도)이 사라진 다음에, 군 ・산 복합체 중심의 군국주의 유지 및 이를 기반으로 한 미국 경제의 유지를 위해 새로운 가상적(새로운 敵 그리스도) 사냥에 나섰다.

새로운 사냥터는 민족분쟁이 끊이지 않는 유라시아 대륙의 남부지역(중앙아시아, 중동)과 동아시아이었다. 이 두 곳에서 새로 발견한 라이오스가 이라크와 북한이다. 이라크와 북한은 미국의 신념체계에 거슬리는 이슬람과 주체사상을 신봉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눈엣가시였다.

따라서 ‘이라크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보유’라는 신종 위협론을 개발하여 미국 자본주의의 동력으로 삼았다. 즉 이라크 ・북한의 대량파괴무기로 인해 미국(미국 자본주의)이 위협받기 때문에 이들 적 그리스도를 징계하기 위한 전쟁이 필연적이며 미사일 방어망(MD: Missile Defense) 등의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점에서 유대계와 기독교 근본주의의 이해가 상통(相通)한다.

* 출처={평화 만들기(http://peacemaking.kr)} 112호(20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