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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운동/칼럼-에세이

막걸리를 마시다가 졸지에 쓰게 된 글

막걸리를 마시다가 졸지에 쓰게 된 글

 

김승국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이지만, 사적인 글을 거의 쓰지 않는 습성에서 조금 벗어난 글을 잡문 형식으로 쓰려고 합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제가 운영하는 조그만 커피숍인 [평화카페]에서 평화에 관한 글을 쓰다가(제가 커피장사이어서 커피광이지만 솔직히 말해서 커피보다 막걸리가 좋아요) 점심식사중 막걸리(위의 사진은 제가 마신 막걸리 병을 촬영한 것임) 한 잔을 걸치며 떠오르는 잡상(雜想)을 놓칠 수 없어서(막걸리의 취기가 줄어들면 雜想이 사라지므로 지금 막걸리의 취기가 남아 있는 순간에 재빨리 글을 써야하는 강박관념을 벗어 날 수 없어요) 지겨운 졸필이 이어질 것입니다.

저와 같은 커피 雜商人이 토요일 오후에 손님을 기다리다 지쳐서 너무나 쓸쓸한 감정을 벗어날 수 없어...점심을 먹으며 막걸리 한잔 걸쳤는데..온갖 번뇌雜想이 도둑처럼 습격해와 견딜 수 없네요...일단 커피 雜商人에게 도둑같이 몰려드는 雜想을 즐거운 번뇌로 받아들여, 나의 사유능력으로 걸러 정제하면 [평화활동가인 나의] 평화의식 고양에 도움이 되는 前例가 되풀이 될 것같아...평화의식 증진을 위해서도 가끔 막걸리를 마십니다. 그런데 같은 술인데 소주증류주처럼 빨리 취하는 자극적인 술을 마시면 막걸리와 같이 점진적인 평화의식이 샘솟듯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마시지 않아요...

지금까지 막걸리와 관련된 넋두리를 많이 늘어 놓았으므로 이제 좀 정신을 차려서 막걸리와 관련된 想念을 아래와 같이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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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몇 년전에 나의 막걸리 예찬론을 쓰면서, 나의 사유(思惟) 에테르를 휘발유 같이 증폭비산(飛散)시키는 수렴확산의 정신적 진동을 순식간에 일으키는 가장 값싼 물질이 막걸리임을 밝혔는데...오늘 토요일 오후에 적적한 가게 안에서 낮술로 막걸리를 한잔 걸치고 온갖 雜想에 따른 雜像이 순식간에 뇌리에 떠오르면서 생각의 진폭이 너무 커침을 감당할 수 없어서 장자(莊子)사유(思惟) 에 대한 同調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莊子의 사유 폭의 진동이 얼마나 컸는지에 관한 글을 소개합니다(왕멍 지음, 허유영 옮김 나는 장자다(파주, 들녘, 2011) 202~212).

 

제가 몇 년전에 나의 막걸리 예찬론을 쓰면서 莊子思惟 진동과 함께하지 못했는데..그 동안 정신적인 성장이 있었는지 몰라도...2탄의 나의 막걸리 예찬론을 준비하면서 취중에 莊子思惟 진동에 순간적으로 접근했다는 놀라운 사실, 그것도 평화와 관련하여 생각하면서 직관했다는 놀라운 사실(나의 평화적인 사유 능력이 고양되었다?)1,280원짜리 장수 서울 막걸리 한병을 마시며 고백합니다(동네의 가게에서 살 수 있는 980원짜리 노란색 뚜껑의 장수 막걸리보다 300원을 더 투자한 흰색 뚜껑의 생막걸리가 思惟 에테르를 증폭시키는 것같아요. 맛도 좀 낫고요...980원짜리보다 떫은 맛이 줄어들고 발효된 거품이 많아서 나의 심령을 더 순수하게 취하게 하는 것같아요).

 

아직 술 기운이 남아 있지만 체력의 한계를 느껴서 이만 줄이려고 합니다. 제가 막걸리를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직접 막걸리를 당궈 먹는 방법을 배우려고 합니다. 아직도 막걸리 한병의 취기가 사라지지 않아 제 글이 좌충우돌하네요..그렇지만 취기 속에 쓴 글을 술 깬 다음에 수정하지 않으렵니다. 이 상태의 감정을 독자님들에게 전달하는 게 좋거든요...맞춤법도 엉망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아직도 막걸리 냄새가 풀풀 나는 이 글을 독자님들에게 전혀 교정하지 않고 원고를 그대로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