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평화연구(이론)-평화학/동양의 평화이론

평화 사경 (57)-扔無敵, 執無兵

평화 사경 (57)-扔無敵, 執無兵

 

김승국 정리

 

 

用兵有言吾不敢為主而為客不敢進寸而退尺是謂行無行攘無臂扔無敵執無兵禍莫大於輕敵輕敵幾喪吾寶故抗兵相加哀者勝矣

전쟁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내 편에서 주인 노릇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 노릇을 하고,

한 치 전진하려 하지 말고 오히려 한 자 정도 물러서라는 것입니다.

이를 일러 나아감이 없이 나아감,

팔이 없이 소매를 걷음,

적이 없이 쳐부숨,

무기 없이 무기잡음이라 합니다.<노자 도덕경69>

 

도가에서도 완전한 전쟁 기피를 권장하는 대신 어쩔 수 없을 경우에 한해 방어전을 하라고 한다. 그러나 그럴 경우에도 도의 원리인 무위의 전쟁을 수행해야 진정한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가르친다....전쟁을 일으키는 주체가 되지 말고 상대방에서 전쟁을 걸어 오면 어쩔 수 없이 방어전에나 참여하는 객체 입장이 되라는 말일 수도 있고, 전쟁에서 주인처럼 당당하게 주도권을 잡고 행세할 것이 아니라 남의 집에 찾아간 손님처럼 주인이 하는 데 따라 그때그때 상황에 알맞게 대처하는 정도로만 하라는 뜻일 수도 있다.

보통은 일보 후퇴 십보 전진을 가르치는데 도가에서는 반대로 일보전진 삼보후퇴를 이야기하고 있다. 조그만 진격에 매달리지 말고 쑥 뒤로 물러서라는 것이다...이렇게 전쟁에서 객이 되고 또 후퇴에 역점을 두는 것을 나아감이 없는 나아감” “팔이 없이 소매걷음” “적이 없이 쳐부숨” “무기 없이 무기잡음이라 한다는 것이다....자애로운 마음이 있으면 자연히 전쟁으로 인한 인명이나 재산 피해 등 전쟁의 비참함을 보고 슬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므로 슬퍼하는 쪽, 즉 자애의 마음으로 전쟁에 임하는 쪽이 결국은 승리함을 이야기한다는 뜻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슬픈 마음으로 전쟁에 임해 승리를 거두면...[도덕경] 31장에서 밝힌 대로 승리의 행진이 아니라 상례, 애절한 진혼제를 치르게 된다. 전쟁의 불가피성은 수납하지만 그 비참함을 절실히 깨달은 사람들의 행동이다. <노자 원전, 오강남 풀이 도덕경(서울, 현암사, 2007) 292~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