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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연구(이론)-평화학/동양의 평화이론

평화 사경 (59)-庖丁解牛

평화 사경 (59)-庖丁解牛

 

김승국 정리

 

 

 

莊子』 「養生主백정이 소를 잡는 이야기는 아래와 같이 시작된다;

백정 포정이 소를 잡아 고기를 여덟 부분으로 나누었는데 하나도 힘을 들이지 않았다. 손으로 한 번 만지고 어깨로 한 번 받치고, 발을 한 번 딛고 무릎을 한 번 굽히면 뼈와 살이 우수 떨어져 내렸다. 칼을 넣고 빼는 것이 모두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처럼 음률과 장단에 맞았다.”

 

포정이 소를 잡아 해체한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널리 회자되는 유명한 이야기다. 손으로 만지고 어깨로 기대고 발로 밟고 무릎으로 누르는 동작들이 모두 아주 수월한 것처럼 들린다. 장자의 묘사는 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포정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소를 잡을 때는 똑같은 동작을 할 것이다. 포정의 특징은 노동을 예술과 음악, 무용으로 승화시키고 낭만이자 시로 승화시켰다는 데 있다. 그가 소를 잡을 때 나는 소리가 음악처럼 음률과 장단에 맞았다. 이 대목에서는 마치 그가 소를 잡을 때 나는 청명한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노동에도 박자가 있고 음악과 무용의 음률이 맞는다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가.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노동이 더 이상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즐겁게 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던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예언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출처; 왕멍 지음, 허유영 옮김 나는 장자다(파주, 들녘, 2011) 220~221>

 

장자는 지금 요리사 정[丁]의 소 잡는 기술을 통해 성인이 인간세를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한 통치술을 설법하고 있다. 소 잡는 기술을 비유로 인간세를 다스리는 성인의 정치철학을 말하고 있다. 요리사의 대화상대가 왕(王; 梁나라의 惠王)이라는 점을 볼 때 우리는 이 설화가 통치기술, 즉 정치철학에 관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감산덕청 원저, 심재원 역해 『장자, 그 禪의 물결(서울, 정우서적, 2012)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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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의 의견; 백정(가장 하층계급)太平歌를 부르며 노동하는 세상이 진정코 평화로운 세상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세상은 언제나 도래할까? 어떻게 해야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