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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연구(이론)-평화학/동양의 평화이론

평화 사경 (55); 堯 “我欲伐宗,膾.胥敖”

평화 사경 (55); 我欲伐宗,.胥敖

 

김승국 정리

 

 

故昔者堯問於舜曰; “我欲伐宗,.胥敖,南面而不釋然. 其故何也?”

옛날 요임금이 순에게 물었다.

나는 종()나라와 회()나라와 서오(胥敖)나라를 정벌하고자 남면하였지만 석연치가 않소(‘무위로 다스렸거늘 심복하지 않으니 무슨 까닭인가?’; 기세춘 번역). 그건 무엇 때문이오?(1)”

순임금이 말했다.

대체로 세 나라는 여전히 초목이 무성한 후진국입니다. 그런데도 석연치 않다면 어째서입니까?(2) 옛날에 10개의 해가 나란히 떠서 만물을 모두 비추었다는데 하물며 해보다 더 나은 덕이라면 어떻겠습니까?(3)”< 장자』 「제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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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석연치 않음이란 마음 가운데 반드시 그들을 정벌해야겠다는 욕망으로 차 있는 것이다. 정벌을 그만두려고 하였지만 석연할 수 없었는데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다.

(2) 요임금의 마음은 넓지 않아 사물을 다 담을 수 없다. 또한 세 나라는 초목이 무성할 정도로 매우 유약한 곳으로 정말 마음에 꺼릴만한 지장이 되는 건 아닌데 만약 석연치 않다면 자신[요임금의 그릇관용 폭]이 얼마나 좁은 것인가.

(3) 요임금의 덕은 아직 지극하지 못함을 [요임금이] 말한다. 옛날에 10개의 해가 나란히 떠 있은즉, 빛의 밝음이 광대하여 만물을 모두 비추었다. 하물며 해보다 더 뛰어난 덕을 갖춘 자는 어떻겠는가? [요임금] 스스로 덕이 지극하다면 광대한 광명이 받아들지 못할 것이 없다. 하물며 유약한 세 나라들은 어떻겠는가.<출처=감산덕청 지음, 심재원 역해 장자, 의 물결(서울, 정우서적, 2012)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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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임금이 쑥대밭 사이에 있는(발달하지 못한)’ 작은 제후국(,.胥敖)을 정벌하려 한 이야기가 등장했다....[요임금이 보기에] 귀순한 작은 나라들[,.胥敖]을 그대로 용인할 수 없다. 빗자루로 쓸어내지 않으면 먼지가 저절로 떨어지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권력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지만, 타국을 정벌하려는 통치자들은 속이야 어떻든 겉으로는 이념을 내세우는 경우가 더 많았다.<출처=왕멍 지음, 허유영 옮김 나는 장자다(파주, 들녘, 2011)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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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의 문제 제기;

1) 요임금 같은 성인이 다른 나라를 정복하려고 잔뜩 벼르고 있었다니...경악할만한 일이다.

2) 경악하기 전에 인간의 정복전쟁 욕구가 태생적인가?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 배속에 있을 때부터 유전자적으로 몸에 배는 것인가? 전쟁욕구가 生來的인가?’ 묻고자 한다.

3) 기세춘의 번역에 의하면 미개한 종()()서오(胥敖)나라에 은혜를 베풀며 무위로 다스렸거늘 심복하지 않으니 (괘씸하여) 남면하면서 이 세 나라의 정벌 문제를 놓고 고민했는데 아직도 내 마음이 석연치 않다고 순임금에게 고백하고 있는 듯하다.

4) 그런데 만약 종()()서오(胥敖)나라가 (한족 중심의) 중국 문명을 벗어나 있다면 요임금 방식의 통치술과 도가방식의 무위정치가 먹혀들어갈리 없다. ‘무위무위 정치를 요임금이 얼마나 철저하게 펼쳤는지는 모르겠으나 도가의 정치원리가 무위인데, 중국 문명 밖의 종()()서오(胥敖)나라들이 무위정치를 반드시 따를 이유는 없다. 그러한 무위정치를 펼치고도 말을 듣지 않으면 또 다른 방식으로 설득해야지 말을 듣지 않는다고 정복하려고 하는 것은 요임금의 善政을 뒤집는 일이어서, 정벌욕구가 강한 요임금을 성인으로 보기가 어렵다.

5) 그래도 요임금 같은 성인이 전쟁을 벌이기 위해 남면하면서 고민했다는 역설이 믿어지지 않는다.

6) 이러한 역설을 그냥 놔두지 않을 장자가 순임금을 내세워 (전쟁지향적인) 요임금을 은근히 비난하려는 의도가 행간에 있는 것 같다. 위의 123을 잘 읽어보면 큰 잘못이 없는 미개국가들(胥敖)을 정벌하려는 요임금의 마음이 옹졸함을, 순임금이 은근히 지적하는 것 같다.

7) 위의 문장 중 타국을 정벌하려는 통치자들은 속이야 어떻든 겉으로는 이념을 내세우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데, 요임금이 세 나라를 정벌하기 위하여 내세운 이념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