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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도시-평화 마을/접경 평화

‘빙국(氷國)’ 철원

평화로 가는 길 (8)

빙국(氷國)’ 철원

 

김승국(평화 활동가/ 문명전환연구소 소장)

 

평화가 하늘이다[和乃天]

 

남한 땅의 시베리아라고 불리는 철원은 겨울 공화국이다. 겨울 한철 머물다가 봄이 되면 북쪽으로 날아가는 철새들이 머리 위를 빙빙 돌면서 환영의 몸짓을 보낸다. 날씨가 춥기는 하지만 워낙 공기가 신선하여 강추위를 이길 힘을 준다.

 

올해 겨울에는 유난히 추운 날이 많아 철원 한탄강의 계곡이 완전히 얼어붙어 겨울 공화국의 진면목을 연출하고 있다. 다른 접경지역에서 볼 수 없는 한탄강의 주상절리 절벽의 갈라진 바위틈에 핀 얼음 꽃이 햇빛에 비추어 백옥 같은 신비로움을 안겨준다.

 

필자는 한탄강 계곡의 빙판(아래 사진)을 아슬아슬 걸으며 넘어질 듯 일어설 듯 기어가는 마음조림의 미학을 만끽할 수 있다. 빙판의 밑바닥이 갈라지는 우두둑 소리를 들을 때는 온몸에서 경기가 일어나지만

 

무엇보다 빙국(얼음나라; 氷國) 철원의 백미는 승일교 밑의 빙벽이다(아래 사진). 북극의 펭귄도 날아와 걷고 싶은 빙판길 앞에 우뚝 선 빙벽은, 에베레스트 산맥의 얼음장벽을 옮겨온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