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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연구(이론)-평화학/마르크스_ 정치경제학

전쟁과 자본주의

김승국

좀바르트(Sombart)는 {Krieg und Kapitalismus}에서 다음과 같이 강
조한다; "군사물자의 조달이 자본주의의 육성에 중요한 의미를 갖게 한다. 군사물자의 조달은 경제생활의 상업화를 촉진한다. [근대의 역사에서 보다시피] 전쟁이 증권거래소를 만들었다. 전쟁에 힘입어 유가증권의 거래소가 등장했다(이 유가증권 거래소가 상품 거래소의 육성에 이바지했다). 전 세계 군수업계를 장악한 유태인이 증권거래소를 만들었다. 게르만인(人)의 호전욕(好戰欲)과 유태인의 장사감각이 공동으로 움직여 전쟁 지향적인 자본주의(증권거래소)를 발전시켜 파시즘을 낳았다. 한편 전쟁의 배상금으로 유입된 돈이 자본주의를 활성화했다. 프로이센처럼 경제적으로 뒤진 나라가 자급자족적인 경제구조를 타파하는 기동력으로서 육군을 육성함으로써 유효수요를 창출했다. 육군 군단이 도시를 조성하고 소비를 진작시킴으로써 경제생활의 발전을 가져왔다. ‘군사에 의한 경제발전’ 발상이 군국주의의 온상이다. 16~18세기 국제적인 곡물거래가 근대의 군대조직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로써 군국주의와 자본주의의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군국주의-전쟁을 통한 자본주의 축적이 이루어졌고, 군사지향적인 대규모 자본이 조선(造船) 부문에 투자되면서 함대를 만들어 냈다. 이 함대는 제국주의 포함외교의 선봉장이었다."

로자 룩셈부르크(Rosa Luxemburg)는 {자본축적론(Akkumulation des Kapitals)}에서, 제국주의의 대외팽창이 자본주의의 생존에 본질적인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제국주의는 아직도 세계의 비자본주의 지역으로 남아 있는 지역을 얻기 위해 경합적으로 투쟁하는 자본축적의 정치적 표현이다’고 정의했다. 룩셈부르크는, 자본주의가 비자본주의 지역에 침투하는 데에서 축적 문제의 해답을 발견했다. 그는 ‘자본의 원시적 축적이 (마르크가 주장하듯이) 자본주의의 초기단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더 이상 침탈할 수 있는 비자본주의 지역이 존재하지 않을 때까지 계속되는 자본주의의 항구적 특성이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러나 힘을 장악한 자본도, 심지어 오늘날까지도 더욱 중대한 규모로 즉 근대 식민지 정책에 의해 그 동일한 과제를 수행한다. 자본주의가 상품교환으로 획득할 수 있는 생산수단에 영구히 만족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환상이다. 지구표면의 방대한 지역은 상품교환에 대한 어떠한 욕구도 갖지 않거나 또는 전체 사회구조와 소유형태로 말미암아 자본이 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생산제력을 판매에 제공할 수 없는 그런 사회조직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은 이 점에서 이미 어려움에 빠져있다. … 원주민의 원시적 결합체는 그 사회조직에 대해, 또 존재의 물질적 기초에 대해 가장 강력한 보호막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자본은 그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비자본주의적 구성체의 자연적 파괴와 상품경제로의 이행을 기다릴 수 없고 또 이것에만 만족할 수도 없다. 여기에서 ‘폭력’은 자본에 열려진 유일한 해결책이다. 역사과정으로 볼 때 자본축적은 그 발생에서뿐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계속 폭력을 항구적인 무기로 사용한다.”<Rosa Luxemburg {The Accumulation of capital-An Anti Critique} (N.Y: Monthly Review Press, 1972). 370~371쪽>

룩셈부르크는 이러한 비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파괴와 자본주의 침투과정을 3단계로 나누었다. 첫 번째 단계는 자연경제와의 투쟁이다. 룩셈부르크는 자본의 자연경제와의 투쟁과정에서 자행되는 잔인한 유혈과정을 인디아와 알제리를 예로 들면서 묘사한다. 그는 자본주의가 이를 위하여 전쟁도 서슴지 않는 것을 중국의 아편전쟁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자본주의가 비자본주의의 경제를 동화시키는 과정의 두 번째 단계는 상품경제와의 투쟁이다. 자본주의가 무자비하게 팽창하며 비자본주의적 경제를 동화시키는 마지막 단계를 룩셈부르크는 ‘제국주의’라고 부른다.<최은혜 「잉여가치 실현의 문제를 중심으로 한 로자 룩셈부르크의 제국주의론 고찰」(서강대 석사논문, 1987). 42~45쪽>

한편 자본주의 국가가 고도로 발전해 가고 비자본주의 지역을 획득하고자 점점 더 불꽃 튀기는 경쟁을 하게 됨에 따라, 제국주의는 비자본주의 세계에 대한 침략과 경쟁하는 자본주의 국가들 간의 보다 심각한 갈등 속에서 무법성과 폭력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제국주의가 비자본주의 문명을 격렬하고 무자비하며 철저하게 파멸시킬수록 그만큼 급속하게 자본주의 축적이 딛고 선 지반을 모두 잘라 버리게 되는 것이다.<Rosa Luxemburg {The Accumulation of capital-An Anti Critique} 446쪽>
(2004.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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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국 지음『한반도의 평화 로드맵』(파주, 한국학술정보, 2008) 348~351쪽을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