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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연구(이론)-평화학/칼럼-에세이

곰과 인간의 공존이 어려운가?

곰과 인간의 공존이 어려운가?

 

김승국

 

제가 엊그제 죽순을 캐러 산속에 들어간 사람을 곰이 죽였다는 뉴스를 일본 NHK TV를 통하여 보다가, 인간과 곰의 공존이 어렵구나 하는 점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거의 모든 뉴스가 곰이 인간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만 부각하고 있어서 유감입니다.

 

곰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인 죽순버섯을 캐기 위하여 곰의 삶의 영역인 산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인간이 곰에게 먼저 가해(加害)를 한 것으로 보아야하지 않을까요? 물론 산 속에 들어간 일본사람은, (비싸게 팔리는) 죽순을 캐서 시장에 팔면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산 속으로 들어갔겠지요. 돈 벌이가 되므로 무서운 곰을 의식하고 않고 무모하게 곰의 삶의 터전인 산 속까지 들어간 것이 아니겠어요?

 

곰이 아주 좋아하는 먹이인 죽순을 놓고 곰과 인간이 생존경쟁을 벌이는 장면에서, 사람을 죽인 곰이 제1차적인(원초적인) 가해자인지, 사람이 제1차적인 가해자인지 구분이 잘 안되네요.

단군신화에 나오듯이 곰은 인간(특히 우리 조상)의 어머니입니다. 어머니 곰과 죽순 쟁탈전을 벌인 아들 인간이 어머니 곰에 의하여 단죄 당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나요?

 

이와 달리 곰이 인간을 해치는 나쁜 존재라고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태도에 익숙한 사람들의 시각에 따르면, 곰이 오히려 단죄의 대상이므로 마을로 들어온 곰을 총으로 쏴서 죽여도 됩니다. 죽순을 인간에게 빼앗겨 화가 난 곰의 마음상태를 헤아리지 않고, 곰을 향하여 총질하는 인간들의 행태를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난감합니다.

 

아래 기사에 나오듯이 최근에 곰의 번식능력이 증가하여 먹여 살릴 새끼가 많아졌는데, 그걸 눈치 채지 못한 인간들이 새끼들 먹일 식량(죽순버섯)을 빼앗으러 곰의 앞마당까지 쳐들어왔는데 그걸 가만히 놔둘 바보 같은 곰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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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일본 동북지방 곰 피해 속출, 올 들어 벌써 4명 사망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6/10/0200000000AKR20160610113200009.HTML?from=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