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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도시-평화 마을/3세계 숍

[커피 장사 수기 (108)] 처량한 커피 쟁이

커피 장사 수기 (108)

 

처량한 커피 쟁이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대상’이라는 커피 회사에서 20년전에 로스팅을 하다가 퇴직했다는 50대 중반의 남자가 와서 “옛날 20년전의 로스팅 실력을 되살려 원두장사를 하고 싶다”고 말하며 나의 조언을 구했다.

 

왕년에 커피 쟁이이었던 그 분의 표정을 보니 병색이 있고(몸이 약간 떨림), 초췌한 모습이 뚜렷하다. 오랜 실직으로 생활고를 겪는 듯하다. 이런 생활고를, 왕년의 로스팅 실력으로 돌파하려는 초라한 의지가 딱하게 보였다. 내가 우면동 커피 공방을 소개하며 임세영 선생으로부터 로스팅 교육을 받으라고 권유했다.(2012.2.10)

 

 

 

처량한 커피 쟁이가 또 우리 가게를 찾아와서 “내가 원두를 볶아서 팔려고 하는데, 원두와 관련된 에스프레소 추출방식과 레시피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으니 바리스타 수강료를 할인해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지금을 돈의 여유가 없으니 한두달 뒤에 에스프레소 중심의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러 오겠다고 약속한 뒤 돌아갔다.

 

불쌍한 커피 쟁이의 말로는 보는것같아 가슴이 아팠다.(2012.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