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장사 수기(110)
탈장 수술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오늘 아침 9시에 일산 병원의 비뇨기과에 사거 진찰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이 탈장이라고 추정하며 초음파 촬영을 하라고 하여 신청하고 가게로 돌아왔다. 가게로 귀환한 직후 우리 가게를 방문한 신선생에게 탈장 수술을 해야할 것같다고 이야기했더니, 자기가 아는 서울 강남 뱅뱅 사거리 부근의 기쁨 병원을 소개해주겠다고 말했다.
결국 기쁨병원측과 이야기가 잘되어 4월 11일(총선 선거일) 아침 10시 30분에 도착하여 진찰․초음파 촬영․혈액검사를 마친뒤, 검사결과가 나오면 당일 오후에 수술하고 입원한뒤 4월 12일 오전중에 퇴원하는 일정을 선택했다. 그 결과 일산병원에 비하여 병원비를 약20만원 절약하고 입원기간도 단축되어 장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마침 4월 11일이 선거일이어서 선거일을 빙자하여 가게 문을 닫아도 무방하니 이래 저래 잘 되었다.(2012.4.6)
어제 서울 강남의 뱅뱅사거리 부근에 있는 기쁨병원(항문․탈장 전문 병원)에서 탈장 수술을 마치고 오늘 아침에 퇴원하여 가게로 귀환했다.
왼쪽에서 탈장이 있는 줄 알았는데 오른쪽에도 탈장이 발견되어 두 군데의 탈장 수술을 받았다. 나이들면 탈장이 생긴다지만, 커피 장사하면서 고생한 것이 발병의 원인을 제공한 것같다. 특히 엄동설한에 가게의 마루바닥위에서 거적대기 같은 러그(rug)를 깔고 잔 것이 발병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같다.
커피 장사하느라 경황이 없어서 내 몸을 관리한 여유가 없었다. 두달전에 왼쪽 사타구니가 아프기 시작할 때 병원에 가고 싶었으나 돈이 없어서 가지 못하고 참은 것이 병을 키웠다. 그 바람에 수술 부위가 커져서 양쪽을 수술하는 바람에 나도 의사도 고생했다.
1주일 뒤에 실밥을 뽑는다고 하니 그 때까지 참아야한다. 의사․간호사의 주의사항이 여럿 있는데, 무거운 물건을 들지 말라는 엄명을 지키기 어려워 걱정이다. 예컨대 에스프레소 기계의 쇳덩어리 제어봉을 잡아 당겨야 에스프레소 진액이 나오는데, 그걸 무겁다고 회피하면 커피 장사를 할 수 없다. 에프스프레소의 제어봉을 잡아당기려면 한꺼번에 많은 힘을 들여 잡아 당겨야하는데, 그러다가 혹시 수술 부위가 터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탈장수술뒤 무거운 짐을 들다가 수술부위가 터져서 다시 입원한 사람 이야기를 같은 병동의 환자를 간호하는 할머니한테 들으니 더욱 겁난다. 그래도 장사를 해야하니까 수술부위가 터지지 않을 정도로 살살 요령껏 에스프레소 기계의 제어봉을 당겨야겠다.
오늘부터 약 한달간 금주령이 떨어진 것도 여간 부담이 아니다. 수술부위의 회복․장사를 위해 음주를 참아야한다. 한달 뒤에서 한두잔 정도의 음주는 무방하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니 그때까지 막걸리 마시기를 꾹 참야야한다.
오늘부터 내 몸을 신주단지 모시듯 해야겠다.(2012.4.12)
탈장이 속어가 ‘밑일(미잘) 빠진다’가 아닌가 생각한다. 어렸을 때 어머님이 늘 ‘미잘이 나왔어도 돈이 없어서 고치지 못한다’고 한스러운 푸념을 하셨는데 그게 바로 탈장인가보다. 1960․70년대에 가난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미잘이 빠져 고생했다. 돈이 없어서 미잘이 나와도 참고 지내는 사람들이 수 없이 많았다.
그 당시 우리 어머니가 어떻게 견디며 사셨는지 궁금하지만 내가 탈장을 겪어보니 오래 견딜 병이 아니다.(201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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