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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연구(이론)-평화학/종교적인 접근

핵무기와 神 (4)-기독교 원리주의의 종말론적인 군국주의

김승국


본래 평화의 종교인 기독교가 폭력ㆍ전쟁 지향적으로 왜곡되어 십자군 전쟁 등을 일으켰다. 21세기의 십자군 전쟁인 ‘이라크 전쟁’은 네오콘(Neo Con)과 연결된 기독교 원리주의(근본주의) 세력에 의해 주도되었다. 이들 기독교 원리주의 세력은 요한 계시록에 대한 종말론적인 해석에 따라, 악의 축(북한 등) 국가에 대한 핵 선제공격을 주장하는 군국주의의 모습을 보였다. 특히 요한 계시록 16장 16절의 ‘아마겟돈’에 심취한 끝에 사탄ㆍ적(敵)그리스도ㆍ악의 축 국가에 대한 아마겟돈 (핵)전쟁을 상정했다. 이와 같이 기독교 원리주의의 종말론적인 군국주의 경향이 세계 평화를 위협함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원리주의는 선(善)인 반면 이슬람 원리주의는 악(惡)이므로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에 대한 반(反)테러 전쟁을 벌여야한다’며 ‘평화의 이름’으로 종말론적인 군국주의 선풍을 일으켰다.


기독교 원리주의의 종말론적인 군국주의의 위험한 발상인 ‘아마겟돈 핵 전쟁’론은, 신(神)의 이름으로 미국의 핵무기를 사탄ㆍ敵그리스도ㆍ악의 축 국가에 퍼부은 뒤 천년왕국(Millennium)을 준비한다는 황당무계한 것이지만, 미국의 기독교인 다수가 믿고 있다는 데 더욱 큰 위험이 있다.


이러한 위험의 시발점인 기독교 원리주의에 대하여 서술한 뒤 기독교 원리주의의 폭력ㆍ전쟁 지향적인 종말론적 군국주의에 대하여 설명한다.


Ⅰ. 기독교 원리주의


『アメリカの原理主義』라는 책을 쓴 코우노 히로코(河野博子)는 기독교 원리주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기독교 원리주의(근본주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처녀인 성모 마리아가 예수를 잉태했다 ②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내걸림으로써 인간의 죄를 속죄했다 ③ 그리스도의 부활 ④ 그리스도의 재림이 가까워졌다 ⑤ 성서는 신앙ㆍ실천의 절대로 유일한 종규(宗規)일 뿐만 아니라 과학적ㆍ역사적으로 올바른 것이다. ⑥ 따라서 진화론은 진실이 아니다. 성서에 있는 기적이 정말로 일어난 일이며 천국도 지옥도 존재하며 그리스도의 재림은 확실히 일어난다.(65쪽)


그런데 기독교 원리주의를 믿는 ‘기독교 원리주의파’ ‘기독교 원리주의자’는 다양한 층위를 형성하고 있으므로 매우 모호한 말이다. 기독교 원리주의파는 다양한 그룹을 포함하고 있으며, 미국 복음파라는 큰 묶음 속의 일부분이다. 프로테스탄트 신자 중 일종의 종교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독교 원리주의파는 기본적으로 종교우파에 속하지만 ‘극우와 종교우파는 다르다’는 견해에 따라 극우와 기독교 원리주의를 분리하기도 한다(59쪽). 한편 ‘네오 나치를 별도로 하고 극우와 기독교 우파는 중복되는 부분도 많다’는 견해도 있다.(60쪽)


기독교 원리주의의 젖줄인 종교 우파의 범위가 매우 넓다. 죤 그린 교수에 의하면,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정치에서 눈에 띠게 활동하게 된 신심(信心) 깊은 보수적인 사람들을 종교 우파라고 부른다. 종교 우파를 결속시킨 이념은, 돈 많은 보수에 대항하는 신심(信心) 깊은 보수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종교 보수라고 말할 때, 복음파 프로테스탄트(Evangelical protestants)를 의미한다. 그것은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집합체를 지칭하며, 미국 성인 인구의 약25%를 차지한다.(62쪽)


미국 성인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복음파 프로테스탄트의 3분의 1 내지 4분의 1이 자신을 종교 우파로 규정짓고 있으며, 이들은 고등교육을 받았고 소득이 높고 전문직에 종사하며 정치적 영향력이 크다.(73쪽)


따라서 상당한 숫자의 미국 시민들이 기독교 원리주의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기독교 원리주의자들이 성서를 근본주의적으로 해석함은 물론이다. 미국 복음파 안의 성서 근본주의파는 아마겟돈 전쟁론을 따르며 전쟁지향적인 성서해석을 한다.


2. 성서 근본주의


성서 근본주의파의 성서에 해당되는『The Late Great Planet Earth(위대한 고(故) 지구 행성)』을 펴낸 할 릴지(Hal  Linsey)는 ‘성서 근본주의파는 복음파ㆍ성서 근본주의파라고 불러야한다’고 지적한다.(할 린제이, 8쪽)
 

복음파ㆍ성서근본주의파는 어디까지나 파(派)이지 종교가 아니다. 침례파(Baptist) 속에 liberal(원리주의로부터 자유로운 경향을 보이는)파와 극우의 성서 근본주의파가 혼재하면서 주도권 경쟁을 거듭하고 있다. 복음파는 반드시 극우라고 할 수 없으며 liberal파를 포괄한다. 민주당 출신의 전직 대통령인 지미 카터의 경우는 liberal파이지만 레이건 대통령은 전형적인 근본파이다[두 사람 모두 복음파에 속한다]. 레이건은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불렀다.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고그(Gog)’가 소련에 해당된다.(할 린제이, 9)


아마겟돈을 축(軸)으로 하는 성서 근본주의파(이들은 이스라엘을 지지함)에 대항하는 쪽은, (성전Jihad을 軸으로 이슬람 제국을 규합하려는) 이슬람 원리주의이다. 이슬람 원리주의와  성서 근본주의가 원리주의라는 공통점을 갖고 정면으로 부딪치는 곳에서 전쟁이 발생한다. 그런데 기독교 원리주의의 아마겟돈 전쟁(지구를 파괴하는 전쟁) 시나리오가, 단발적인 전쟁으로 이어질 지하드(Jihad)보다 훨씬 공포스러운 것이다.(할 린제이, 12)


공산주의를 멸망시킬 수 없고 핵 전쟁을 회피할 수 없는 현실 상황에서, 성서 근본주의파가 환상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아마겟돈을 제시한다. 핵전쟁이 불가피하다면, 더 일찍 핵전쟁을 일으켜 그리스도를 재림(再臨)하게 하고, 천년왕국에서 새로운 혹성의 영구평화를 설파하는 쪽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핵 전쟁에 대한 공포심이 강한 미국인에게 아마겟돈 핵전쟁론이 먹혀들어가는 대목이다,(할 린제이, 15)


미국쪽의 아마겟돈 핵전쟁론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이스라엘의 전직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투하하여 제3차 대전 즉 아마겟돈을 일으키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를 보이기도 했다.(할 린제이, 16) 이는 일종의 자살행위로서, 성서 근본주의파가 내거는 ‘천계적 사관(天啓的 史觀)’도 일종의 자살 협박을 전제로 하는 환상적인 해결방법이다.(할 린제이, 17) 천계적 사관도 인명경시라는 점에서는 이슬람 원리주의와 유사하며 상당한 모순이 발견된다.(할 린제이, 20)


3. 기독교 종말론의 구제적 폭력


기독교 원리주의의 격변적(cataclysmic)인 종말신앙은, 천년왕국이 실현되기 전에 철저한 파괴가 일어난다고 예상한다. 특히 인간의 타락을 강조하고 참으로 올바른 사회가 오기 전에 대부분의 인간이 단죄를 받아 사라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때문에 폭력이나 파괴를 긍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현대 미국의 프로테스탄트에서는 전(前)천년왕국설, 특히 경륜(經綸)주의(dispensationalism; 世代주의)가 이러한 종말신앙을 신봉하고 있다.(蓮見博昭, 122)


원리주의적인 종교우파는 부시 정부의 이라크 전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그들은 부시 대통령을 ‘신에 의해 뽑힌 대통령’이라고 보고, 부시에 반대하는 세력을 악마로 간주했다. 기독교 원리주의를 포괄하는 기독교 복음파는 ‘구제적救濟的 폭력(redemptive violence)론’의 입장에서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했다.(蓮見博昭, 68~69)   


미국의 저명한 정신의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립튼(Robert Jay Lifton)은 구제적 폭력(묵시록적 폭력(apocalyptic violence)의 사례를 다음과 같이 든다; ①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 ② 미국ㆍ영국군에 의한 일본ㆍ독일의 도시에 대한 무차별 폭격 ③ 히로시마ㆍ나가사키에 대한 원폭 투하 ④ 베트남 전쟁 ⑤ 중국 공산당에 의한 사상개조(세뇌) ⑥ 일본의 옴 진리교의 사린 공격 ⑦ 9ㆍ11 테러 사건 ⑧ 이라크ㆍ아프가니스탄 전쟁 ⑨ 오클라호마 연방 빌딩 폭파 사건.(Robert Jay Lifton, 4~5)


이들 구제적 폭력의 사례들 중에서 이라크 전쟁만 거론하면, 후세인 독재의 암흑에서 이라크 민중을 구제하기 위해 후세인 정권을 타도하는 전쟁(폭력)을 벌여야한다는 구제적 폭력론에 따라 이라크 전쟁을 전개했다. 구제적 폭력관에 의한 이라크 전쟁은 이라크ㆍ중동의 민주주의 고양ㆍ평화로 이어진다는 모순적인 발상이다.


그런데 부시가 소속되어 있는 미국의 합동 메소디스트 교회(UMC)의 지도자들이 부시의 회개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는데, 그 서한에서 ‘주권국가인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게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는데, 이러한 ‘구제적 폭력’은 그리스도ㆍ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obert Jay Lifton, 120)


이라크 전쟁에서 드러난 구제적 폭력, 묵시록적 폭력(요한 계시록의 아마겟돈 전쟁)이 기독교와 폭력의 결합을 촉진시킨다.


蓮見博昭는 순교, 희생에 의한 상호폭력, 상징적 폭력에 의한 공동체 유지, 집단적 살인ㆍ약탈의 신비화에서 종교-폭력의 결합이 발생한다고 강조한다;
예수의 순교, 후세인의 순사(殉死), 신이나 성스러운 것을 위한 죽음, 그것에 의해 공동체의 성원이 구제받고 죽음을 모면한다는 관념에서 종교와 폭력이 결합된다. 이러한 ‘희생’이라는 폭력의 상징화, 상징적 폭력에 의한 공동체의 유지를 도모하는 메카니즘, 희생이 제공될 때 다른 성원간의 상호 폭력이 일어나고 전쟁상태를 회피하여 인간의 폭력적 잠재력이 억지되고 공동체가 형성ㆍ유지ㆍ발전되는 메카니즘 속에 종교와 폭력의 근원적인 결합이 내재해있다. 종교는 집단적인 살인이나 약탈을 신비화함으로써 폭력을 정당화하고 이러한 폭력은 불가피하고 필요하고 타당하며 다른 것보다 선(善)하다고 생각하게 한다. 더욱이 천년왕국 주의는 폭력의 종교적 정당화에 관한 신의론<神義論; theodicy; 신이 전능하고 선하다는 점과 악이 만연하는 현실세계 사이의 갈등이나 조정(調停)을 논하는 신학의 일부>과 결부되면 역사상 가장 강제적인 폭력 정당화의 하나가 된다.(蓮見博昭, 121)


中野實은『宗敎と政治』에서, 종교 내재적 폭력의 4가지 형태를 제시한다; ① 통합으로서의 종교적 폭력 ② 배제로서의 종교적 폭력 ③ 정의의 전쟁(正戰)ㆍ성전(聖戰)으로서의 종교적 폭력 ④ 구제로서의 종교적 폭력(前千年王國說)


종교에 내재하는 위와 같은 폭력이 원리주의 형태를 띨 때 더욱 심각한 폭력ㆍ전쟁으로 치달으며, (기독교 원리주의의 구제적 폭력관이 적용된) 이라크 전쟁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라크 전쟁은 위의 종교 내재적 폭력의 모든 항목을 포괄하는 총체적인 폭력을 드러냈으며, 이러한 종교적 폭력의 선두에 선 세력 중 하나가 기독교 원리주의 세력이다. 기독교 원리주의 세력과 네오콘이 손을 잡는 곳에서 전쟁이 발생하고 분쟁이 악화되었으므로, 기독교 원리주의 폭력 지향성이 평화를 저해하는 요소임을 알 수 있다.


무력에 의해 신의 나라가 도래하게 할 수 있으며, 전쟁이 세계의 종말적인 구제를 가져온다는 ‘아마겟돈(세계 최종 전쟁)’론이 미국의 대외정책에도 영항을 주었다. 역사상의 대전쟁(제1차, 2차 대전)을 아마겟돈으로 간주하고, 그 전쟁에서 승리하면 악이 극복되어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도래한다고 믿는 기독교 원리주의의 일부 연구자들은 ‘핵전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中野實, 104)


이들은 아마겟돈(세계 종말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열심히 믿는 신자들(born again)이 천계로 이송(휴거)되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핵전쟁 불가피론 등을 주창하더라도, 자신들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한다.(中野實, 105)


4. 종말론적 군국주의(apocalyptic militarism)


립튼(Robert Jay Lifton)의『Superpower Syndrome』에 의하면, 핵무기는 본래 묵시록적인 것으로 미국이 묵시록적 핵무기를 통해 일종의 ‘죽음의 소유권(a form of the ownership of death)을 획득하고 그것을 선용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핵무기를 통해 악을 타파한다는 신의 목적을 실행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Robert Jay Lifton, 35~44)


핵무기의 묵시록적인 사용을 승인한 트루만 대통령은 유명한 침례교 신자이었다. 그는 히로시마의 원폭투하와 관련하여 오가스타 전함의 승무원들에게 “그것은 최고의 역사적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트루만 대통령은 ‘원폭투하의 선택에 조금도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대다수 미국 기독교신자들의 지지를 받았다.(蓮見博昭, 127)


립튼에 의하면, 모택동이 ‘미소 핵전쟁이 일어나면 세계 인구의 절반이 죽어 제국주의가 와해되어 전세계가 사회주의로 될 것이므로, 인구 절반이 죽는 것도 세계 재생이라는 고귀한 목적에 봉사하게 될 것이다’고 생각했는데 모택동 역시 핵무기의 묵시록적 사용을 용인했다(Robert Jay Lifton, 46~56)


위의 구제적 폭력(핵전쟁에 의한 인류 절반의 사망이 세계 재생이라는 고귀한 목적에 봉사하게 될 것이다)은 폭력적인 종말론의 이데올로기, 묵시록적인 실체(essence)를 지닌 핵무기와 결합된다. 종말을 강제적으로 이룩하려는 충동, 아마겟돈의 황홀, 궁극적인 무기에 대한 유혹, 세계적인 묵시록적 사고가 구제적 폭력의 공통사항이며, 종말론적인 군국주의를 강화하는 요소이다.(蓮見博昭, 128)


  1) 군사적 근본주의(Fundamentalism)의 강화


립튼은 ‘9ㆍ11 테러 사건은, 묵시록적인 테러리즘이 21세기에 세계화(globalization)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우리들[미국 등]은 [9ㆍ11 테러 주모자들의] 묵시록적인 도전에 대하여 묵시록적으로 대응했다. 우리들 자신의 모호하며 극단적인 대응은, [알카에다 등의] 묵시록적 폭력에 더욱 큰 원동력을 부여했다는 것이다.(蓮見博昭, 128)


미국의 종말론적 군국주의(apocalyptic militarism)는 이슬람 원리주의자의 종말론과 동아리가 되어 협력하게 되었다. 양자가 공모하여 상호강화하면서 세계를 파괴하는 씨앗 뿌리기 과정을 단계적으로 강화했다.(Robert Jay Lifton, 61~64, 73~74, 116~124) 적어도 결과적으로는 그렇다.


립튼은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기독교 원리주의적인 사고방식이, 미국의 군사적 근본주의과 일체가 되어 군사적 근본주의를 강화한다. 양자는 하나가 되어 현대 미국판의 묵시록적 폭력을 등장시켰다. 이러한 세계관 속의 묵시록적 폭력은 우주를 정화시키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져 환영받을 가능성이 있다.” 종교우파 지도자인 폴웰이나 로버트슨으로 대표되는 근본주의적인 사고의 거대한 저수지가 있다. 그들은 수많은 미국인으로 하여금 구제적 폭력으로서의 이라크 전쟁ㆍ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용인하게 했다.(蓮見博昭, 129) 


이처럼 미국의 전쟁은 구제적 폭력으로서 종교적으로 정당화되었다. 미국에서 기독교 원리주의가 고양되고 이에 수반된 구제적 폭력론의 지지자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러한 현상을 억제해야한다. 그런데 오히려 부시 정권은 미국내의 구제적 폭력론을 선도하는 꼴이 되었다.(蓮見博昭, 130)


부시 정권이 구제적 폭력을 선도하는데 그치지 않고 종교 테러리즘을 강화하는데 공헌했다.
부시의 마니교적 선악 2원론에 입각한 반테러 전쟁은 종교 테러리즘의 양상을 띠면서 미국의 정치ㆍ외교에 악영향을 미쳤다. 종교테러는 ‘무제한의 표적에 대하여 거의 제한 없는 폭력을 시인’하는데, 부시 정권이 이를 반(反)테러 전쟁의 이름으로 승인한 것이다.


촬스 다운센드(Charles Townshend)는 종교 테러리즘의 주요한 특징을 다음과 같이 열거한다; ① 종교 테러가 정치적이라기 보다 초자연적인 기능을 갖는다. 신의 요구 혹은 명령에 직접 응하며 테러를 실행한다. ② 세속적인 테러리스트와 달리 종교 테러리스트는, 폭넓게 규정한 범주의 적을 근절할 것을 요망하며, 무차별 살해라는 정치적인 역효과를 회피하지 않는다. ③ 종교 테러리스트가 자신의 집단 이외의 누구에게도 자신의 주장을 호소하지 않으려한다.(Charles Townshend, 125)


여기에서 요한 계시록이 종교 테러리즘에 큰 영향을 준다. 『反테러 전쟁과 신의 테러(The War on Terrorism and the Terror of God)』를 쓴 리ㆍ그리피스(Lee Griffith)는 ‘요한 계시록을 정독(精讀)한 테러리스트들이 요한 계시록을 악용했다’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 요한 계시록은 일부의 사람들에게 악마적인 적에 대하여 무기를 들 것을 호소해왔다. 이떤 사람들은, 세계를 어떻게 종말시킬까에 관한 안내서로서 요한 계시록을 읽었다. 다른 사람들은 세계를 어떻게 종말시킬까에 대한 매뉴얼로 요한 계시록을 읽어왔다. 요한 계시록은 무기를 들어라는 문자 그대로의 호소로서, 신의 격노ㆍ공포(terror)에 참가하라는 부름으로 의미로 읽었다. 요한 계시록은 이렇게 곡해된 것이다”고 기술했다.(Lee Griffith, 205ㆍ214)


요한 계시록 9장 4절(“그것들은, 땅에 있는 풀이나 푸성귀나 나무는 하나도 해하지 말고, 이마에 하나님의 도장이 찍히지 않은 사람만을 해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아닌 사람을 지목한다.(蓮見和男, 87~90)


그리피스는 ‘요한 계시록에서 악마의 세력이 타파된 것은 폭력ㆍ무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어린양(십자가에 못박힌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순교자들의 증언에 의한 것이다’는 점(요한 계시록 제12장 11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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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평화 활동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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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자료>
* 하비 콕스(Harvey Cox)지음, 오강남 옮김『예수 하버드에 오다(When Jesus came to Harvard)』(서울, 문예출판사, 2004)
* 할 린제이(Hal Linsey) 지음, 越智道雄 옮김『今は亡き大いなる地球(The Late Great Planet Earth)』(東京, 德間書店, 1990)
* Charles Townshend 지음, 宮坂直史 옮김『テロリズム(Terrorism)』(東京, 岩波書店, 2003)
* Lee Griffith『The War on Terrorism and the Terror of God』(Grand Rapids, Michigan and Cambridge, U.K.: William B. Eerdmans Publishing, 2002)
* Robert Jay Lifton『Superpower Syndrome: America's Apocalyptic Confrontation with the World』(N.Y.: Thunder's Mouth Press/Nation Books, 2003)
* 中野實『宗敎と政治』(東京, 新評論, 1998)
* 河野博子『アメリカの原理主義』(東京, 集英社, 2006)
* 蓮見和男『聖書の使信 16 ヨハネの黙示錄』(東京, 新敎出版社, 2006)
* 蓮見博昭『宗敎に搖れる國際關係』(東京, 日本評論社,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