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읽기
김승국(평화 연구자/ 문명전환연구소 소장) 정리
1. 주역을 읽을 때 주의 사항
1) 『經[卦辭+爻辭]』과 해설서인 『傳[易傳]』을 구분해서 읽을 것.
『經』과 『傳』의 구분을 전제로 해서 『易傳』을 더 자세히 고찰해 보자. 『역전』은 전체 7종 1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10편을 ‘十翼’이라고도 부른다.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십익을 공자의 저작이라 보았다. 그러므로 자연히 『역전』 10편이 쓰여진 시대의 선후가 문젯거리로 등장할 수 없었다. 그러나 歐陽修에서 崔述을 거쳐 현대 학자들의 연구에 이르면서 이 관점은 완전히 바뀌었다. 『역전』도 한 사람이 한 시대에 쓴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시대에 다른 사람이 쓴 것을 모아 놓은 것이다. 이처럼 『經』과 『傳』은 구분해서 보아야 할 뿐 아니라, 『역전』의 십익 자체도 따로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이 『역전』 7종 10편의 시대가 각기 다르다는 것을 의식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연구할 때는 그것들을 혼돈된 하나의 整體(정체)로 간주한다. 이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각 傳들 사이에 서로 상통하는 점이 있기는 하지만, 깊이 따져 보면 『易傳』은 한 시대에 한 사람이 쓰지 않았기 때문에 각각의 사상 경향이 크게 다를 수 있다.(주1)
黃沛榮(황패영) 교수의 말대로 “이전 학자들이 해낸 『주역』 연구에는 두 가지 오류가 있다. 첫째 『역경』과 『역전』을 하나로 보는 것이고, 둘째 『經』과 『傳』을 분리해서 보더라도 십익을 하나의 체제로 보고, 십익 사이에 일관된 철학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전자는 『經』과 『傳』을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주역』의 개론을 논하면서 내용을 나누지 않고, 그 사상을 논하면서 시대를 나누지 않아 스스로 오류를 범하였다. 후자 역시 각 傳들의 시대와 저자가 다르다는 사실에 그리 밝지 못해서 모두를 한 가지 사상인 양 논하는 오류를 범하였다”고 지적한 말은 옳다. <陳鼓應 지음, 최진석 외 옮김 『주역, 유가의 사상인가 도가의 사상인가』 (서울, 예문서원, 1996) 1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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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十翼 사이의 모순이나 불일치성은 많은 학자들이 이미 지적하였다. 李鏡池는 「彖傳」과 「象傳」 사이의 다른 점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大象傳」과 「小象傳」의 저자가 한 사람이 아니고 시대도 다를 가능성이 크다. 황패영 교수에 따르면 “「彖傳」, 「大象傳」, 「小象傳」을 혼합해서 『易傳』이 철학을 해석하는 것은 검토해 봐야 한다. 세 傳이 모두 『주역』이라고는 하지만 해석의 범위나 의미, 예들이 다르고, 또 씌여진 시대나 저자도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또 예를 들어 현행본 『계사전』을 보면 “문장의 의미가 중복되는 것으로 보아 잘못 끼어든 문장이 있는 듯하다. 또 어떤 구절들은 상하간에 전혀 연관성이 없다.” 따라서 朱伯崑(주백곤)은 “이 傳은 한 사람이 쓴 것이 아니라 계속 편찬되면서 이루어졌다”고 보았다. 또 卦名에 관한 해석도 각 傳 사이에 일치하지 않고 있다. 「彖傳」•「象傳」과 「序卦傳」•「雜卦傳」만 비교해도 쉽게 알 수 있다. <陳鼓應 지음, 최진석 외 옮김 『주역, 유가의 사상인가 도가의 사상인가』 (서울, 예문서원, 1996) 1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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