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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지뢰 (5)-이중의 철조망 지뢰 (5)-이중의 철조망 평화로 가는 길 (34)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양구군의 돌산령 옛길 초입의 고갯길에서 오유밭길[평화 누리길]이 시작되는데, 오유밭길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온통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방지용 철조망(아래 사진)이 오유밭길 입구를 막는 바람에 (표지판을 안내자 삼아) 오유밭길에 들어설 수 없다. 이 철조망으로도 부족한듯 지뢰 경고판까지 철조망 사이에 걸려 있다(아래 사진).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방지 철조망에 지뢰 경고판이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다. 이중의 경고가 평화 누리길(오유밭길)의 진입을 차단한다. (접경지역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철조망 위에 지뢰 경고판이 얹어 있는) 이중구조가 평화 누리길을 협공하는 형상이다. 아프리카 돼지.. 더보기
지뢰 (3)-해안면의 지뢰 지뢰 (3)-해안면의 지뢰 평화로 가는 길 (32)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한국전쟁 때의 격전지인 양구군 해안면은 화채그릇 같이 생긴 분지이어서 ‘펀치볼(punch bowl)’이라고 부른다. 펀치볼 같이 생긴 분지는 한국전쟁 때 수많은 지뢰가 뿌려진 지뢰밭이다. 지뢰를 가득 담은 화채그릇이다. 이 ‘지뢰 화채그릇’ 안에 해안면 주민들이 살면서 농사를 짓고 있다. 지뢰와 공존하는 삶이다. 주민들의 농토를 개척할 때 바로 옆에 있는 지뢰를 잘 못 밟아 중경상을 입은 경우가 허다했을 것이다. 지뢰와의 공존이라기보다 지뢰와의 투쟁이다. 몇 십 년 동안 지뢰와 투쟁하며 논밭을 가꾼 덕분에 해안면은 유명한 시레기 마을(질 높은 고냉지 시레기를 양산하는 마을)이 되었으나, 아직도 숨어 있는 지뢰가 사람들의 목숨을.. 더보기
지뢰 (2) 지뢰 (2) 평화로 가는 길 (31)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지뢰는 대단히 활동성이 강한 존재이다. 지뢰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활어(活魚)와 같다. 활어가 물속에서 자유자재로 활약하는 것처럼, 지뢰는 계곡물을 타고 내러가면서 자유자재로 변신한다. 변신할 뿐만 아니라, 지뢰가 아닌 것처럼 위장하기도 한다. 계곡에 들어간 사람들이 위장한 지뢰를 잘못 밟아 중경상을 입는다. 얼마나 변신술이 뛰어난지 파로호 주변의 낚시터에도 몸을 도사리고 있다. 위장한 채로... 위장한 채로 계곡을 따라 가다가 배수 펌프장의 좁은 취수구를 넘고 들어온다. 아래의 사진은 연천군 호로구루 성(城) 입구의 배수 펌프장에 부착된 지뢰 경고문이다. 배수 펌프장에 까지 들어온 지뢰가 출구로 다시 빠져 나와 배수 펌프장 물로 농사짓는 .. 더보기
지뢰 (1) 지뢰 1 평화로 가는 길 (30)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지난해 여름 54일간 내리 비가 오는 바람에 접경지역의 모든 하천•계곡은 범람을 거듭했다. 범람하는 급류를 따라 지뢰도 함께 하류로 내려왔다. 아래의 사진처럼 관광지인 철원 승일교 입구에 수해로 떠밀려온 지뢰를 조심하라는 경고문을 볼 수 있다. 이 경고문을 무시하고 계곡으로 내려가면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한 책임은 관청에서 떠안을 수 없다는 행간도 읽을 수 있다. 접경지역의 대다수 하천이 북한에서 발원하므로, 북한에서 내려온 지뢰 등의 부유물도 남쪽의 하천에 합류되었다. 지뢰가 남북의 분단을 알 리 없지만, 북쪽의 지뢰가 분단선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오는 일은 분명히 분단과 관련되어 있다. 더보기
'생명 도둑놈' 지뢰 '생명 도둑놈' 지뢰 평화로 가는 길 (29)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한반도는 지뢰밭이다. 내가 40년 전 평화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운동의 대상이었던 핵무기와 지뢰가 지금도 거론되고 있다. 그만큼 한반도의 평화는 한발도 나아가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핵무기와 지뢰 모두 살아 있는 괴물로 우리들의 삶을 규정한다. 핵무기는 워낙 거대한 문제 덩어리이어서 제쳐 놓고 지뢰를 중심으로 말한다. 지뢰야 말로 접경 지역민과 군인들, 접경지역을 찾은 모든 이들의 삶을 위협하는 ‘생명 도둑놈’이다. 한국 전쟁 때 DMZ에 약 100만발의 지뢰가 매설되었다고 하니 100만개의 흉물이 우리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지뢰는 군인들의 작전을 방해하는 놈이다. 주민들이 농토를 개간할 때 자주 터지는 바람에 발목이 나간 농부들.. 더보기
소이산의 지뢰꽃 길 평화로 가는 길 (2) 소이산의 지뢰꽃 길 김승국(평화 활동가/ 문명전환연구소 소장) 지난 1월 3일 백마고지역 앞 마당을 배회하던중 아래의 사진과 같은 소이산 탐방 안내도를 발견했다. 이 안내도를 자세히 보면 ‘지뢰꽃길 입구’ ‘지뢰꽃시비’라는 문구가 보인다. 어두운 느낌을 주는 ‘지뢰’와 밝은 감정을 일으키는 ‘꽃’은 서로 어긋나는데, 소이산에서는 어떻게 되어 양자가 조화를 이루어 ‘지뢰+꽃’이 되는지 궁금하다. 생각건대 지뢰로 발목이 잘린 농부들이 많은 철원 지역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지뢰밭 위에 꽃이 피우기를 기원하는 애틋한 심정이 담긴 어귀인 듯하다. 생명을 앗아가는 전쟁 지향적인 지뢰를 생명 지향적인 꽃으로 승화시키고 싶은 지역민의 의지가 실린 글귀이지 않을까? 아니면 실제로 지뢰가 터진 곳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