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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도시-평화 마을/3세계 숍

[커피 장사 수기(102)] 유기농 커피를 찾았지만...

커피 장사 수기(102)

 

 

유기농 커피를 찾았지만...

 

 

김승국(커피공방 뜰 점장)

 

 

소극적인 유기농 커피를 판매하는 미안한 마음을 눅이기 위해 명실상부한 유기농 원두를 찾아 나섰다. 인터넷으로 수소문하니 Cafe Da라는 커피 숍에서 유기농 원두를 판다고 하여 가격을 물어보았더니 엄청 나게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코스트코에 물건 사러가서 ‘Francisco Bay Certified Organic Coffee’라는 미국제 유기농 커피를 발견했다. 이 유기농 커피의 봉지를 들고 가게로 들어오면서 손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덜 수 있겠다고 스스로 위안했다. 드디어 이 유기농 커피의 봉지를 뜯어낸 뒤 며칠 동안 핸드드립 포인트를 찾기 시작한 끝에, 상품화가 가능한 맛의 포인트를 찾아내어 너무 기뻤다. 그 동안 손님들에게 진짜 유기농 커피를 팔지 못한 죄스러움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기뻤다.

 

 

문제는 Francisco Bay Certified Organic Coffee의 100%가 유기농 커피가 아니라, 유기농 커피의 일부를 섞은 블랜딩(blending) 유기농 커피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 커피를 전 세계로 오랫동안 유통시키기 위해 숫덩어리 같이 강력하게 볶았기 때문에, 엄청나게 쓴맛만 추출되어 애를 먹었다. 제아무리 유기농 커피를 좋아하는 손님도 엄청 쓴 커피를 좋아할 리 만무하므로, 소극적인 유기농 원두(만데린, 모카 하라, 모카 시다모)에 섞어서 맛을 낼 수밖에 없다. 그것도 첫 번째 잔이 아닌 리필(두 번째 잔)할 때 제공하는 게 안전하다.(201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