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문헌 속의 ‘평화’ (16)
和而不同-‘和平’의 뜻풀이 4
김승국 정리
和而不同
(군자는 화합하면서도 부화뇌동하지 않지만 소인은 부화뇌동만 할 뿐 화합하지는 못한다.)
북송 때 司馬光(사마광)과 范鎭(범진)은 出處(출처)와 榮辱(영욕)을 함께했지만 樂律(악률)을 논할 때는 끝내 의견을 달리 했다. 范仲淹(범중엄)과 韓琦(한기)는 조정회의 때 굳이 의견을 같이하지 않았으되 어전에서 물러나면 서로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 조선의 金集(김집)은 그들의 고사를 예시하면서 君子가 정치 현안을 다룰 때는 서로 맞지 않는다고 해서 불평해서는 안 되며 和而不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和而不同은 ‘논어’ ‘子路(자로)’에서 공자가 君子의 和와 小人의 同을 엄밀하게 구분할 때 한 말이다. 和는 각자 지니는 특성을 하나로 융합하는 일, 同은 남과 같은 척 꾸미는 일이다. 和而不同이란 道理에 순응하면 화합하지만 불합리한 일에는 附和雷同(부화뇌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同而不和는 嗜好(기호)만 같아서 각자 이익을 다투는 것을 말한다.
‘춘추좌씨전’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晏子(안자)가 천臺(천대)에서 齊나라 제후를 모시고 있을 때 子猶(자유), 즉 梁丘據(양구거)가 달려오자 제후는 ‘양구거와 나는 和한다’고 했다. 하지만 안자는 두 사람이 和가 아니라 同이라고 지적했다. 안자에 따르면 和는 맛있는 국물과도 같다. 생선이나 고기를 삶을 때 물과 불을 잘 맞추고 초 젓갈 소금 매실 같은 양념을 갖추어 조리사는 부족한 것이 있으면 더하고 지나치면 줄여서 요리하므로 군자는 이런 음식을 먹고 마음이 화평할 수 있다.
하지만 양구거는 군주가 옳다고 하면 자기도 옳다고 하고 군주가 그르다고 하면 자기도 그르다고 하였으므로 마치 물에 물
을 보태는 것과 같고 마치 조화 없이 일률적으로 거문고를 켜는 소리와 같았을 따름이었다. 同이란 참 조화가 아니다. 우리는 和와 同을 분명히 변별해야만 한다.
"화이부동"은 <논어>의 '자로(子路)'편 23조에 나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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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http://kbaduk.com/zb/3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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