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장사 수기(112)
혹한기에 가게 마룻바닥 위에서 풍찬노숙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혹한기에 가게의 마룻바닥 위에서 1개월 동안 풍찬노숙했더니 몸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한 느낌이다. 그래서 오는 밤에는 4,000원짜리 돈가스를 든든하게 먹을 뒤 목욕탕으로 직행하여 사우나의 찜질방에서 외박했다.
커피 숍을 개업한 뒤 4개월 동안 몸이 무거워도 목욕비가 아까워 목욕탕에 가지 못했다. 몽 컨디션이 너무 나빠서 오늘 밤엔 목욕비 7,000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목욕탕의 욕조에 몸을 담그니 목욕비 7,000원을 투자한 효과가 나타났다. 열탕에 들어가지 마자 온몸이 솜사탕 녹듯 피로가 풀리고 노근노근해지며 졸립다. 그리고 최근에 왼쪽 사타구니 부근이 부어오르는 현상(난방기구를 켜 놓지 않아 엄청나게 추운 가게의 구석에서 매일 밤 취침한 탓에 사타구니가 부어오른 듯한데, 병원에 가고 싶어도 병원비가 없어서 못 간다)도 조금씩 가라앉는 듯하다.
약 두 시간 동안 곤한 잠을 잔 뒤에 눈을 떠보니 사우나 취침방의 캐빈 속에 누워있는 것이 아닌가. 캐빈 속이 좀 싸늘하여 소금 찜질방에 들어가 삭신을 지졌더니 몸이 가벼워 나를 것 같다. 돈 7,000원을 절약한다고 목욕탕도 자유롭게 출입 못하는 처량한 신세타령을 아예 잊은 듯...기분이 상쾌했다.
그런데 사우나 취침방이 시끄러워 잠이 오지 않아 다음날 새벽 5시에 가게로 돌아와 아침 9시까지 늘어지게 잠을 잤다. 어제 밤에 목욕탕에서 추운 몸을 녹인 탓인지 온 몸이 가벼워져서 새로운 기분으로 장사에 임했다.(2012.1.10/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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