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장사 수기 (44)
빚 독촉 스토킹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오전 11시경. 커피 한잔도 팔지 못하여 울상인데 삼성카드 회사로부터 최후통첩이 왔다. “신용등급 낮아지고 모든 카드의 사용을 정지하며 본사 차원의 대응을 하겠다”는 삼성카드 회사의 최후통첩을 받은 직후에, 제일은행에서 900만원 대환대출의 원금+이자의 연체금을 갚으라는 문자 메시지가 6차례나 울린다.
아침부터 왕짜증이 난다. 아침부터 카드회사와 은행에서 빚 독촉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거의 스토킹 수준인 제일은행의 문자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특히 핸드드립 커피를 추출하려고 주전자를 들고 있는 중 호주머니 안에 들어 있는 휴대전화를 통해 살이 떨릴 정도로 강력한 빚 독촉 스토킹 메시지를 받으면, 마음이 흔들리고 신경이 거슬려 주전자의 물줄기가 지그재그로 나와 커피가 엉망으로 추출된다. 도대체 내가 금융기관에 무슨 큰 잘못을 저질러 벌을 받고 있는 느낌이다. 도망자 신세가 된 느낌이다. 도망자가 되어 금융권으로부터 빨리 벗어나고 싶은 심정이다.(20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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