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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연구(이론)-평화학/종교적인 접근

핵무기와 神 (6)-아마겟돈 전쟁

김승국


아마겟돈 전쟁론은 요한 계시록 16장 16절(“그 세 영은 히브리 말로 아마겟돈이라고 하는 곳으로 왕들을 모았습니다”)에서 비롯된다. ‘아마겟돈’이라는 말은 성서(요한 계시록 16장 16절)에 단 한 줄 나온다. 요한 계시록 제16장 16절 이외의 성서에서 아마겟돈이 언급되지 않는다. 이렇게 단 한번만 요한 계시록 16장 16절에 언급된 ‘아마겟돈(아마겟돈 전쟁)’설을 믿는 미국 사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파헤치기 위해 성서 근본주의파의 세계에 잠입하여 취재한 그레이스 할셀(Grace Halsell)이 쓰고 越智道雄이 옮긴『核戰爭を待望する人びと』를 보면, 아마겟돈 전쟁설을 믿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간파할 수 있다. 그레이스 할셀은 이 책을 쓰기 위해, 1983년에 제리 폴웰(천계적 사관을 주창하는 목사)이 주최한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의도적으로 참가신청을 했다. 성지순례 참가자(제리 폴웰 목사의 추종자)들과 나눈 ‘아마겟돈’에 관한 대화록을 정리하여 펴낸 책이『核戰爭を待望する人びと』이다. 그러면 그레이스 할셀의 저서『核戰爭を待望する人びと』가 안내하는대로 성서 근본주의파의 세계에 잠입해보자.


* 아마겟돈 설을 믿는 미국 사람들이 많다. 아마겟돈설을 믿는 미국인들은 이스라엘을 성서의 시온과 동일시한다.(18쪽)


* 이스라엘 성지순례 참가자들은 “예수는 이 지상에 신의 나라를 재건하여 지상의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재림한다. 그리고 세계를 지휘한다. 그 최고사령부가 예루살렘이다”고 말했다.(42쪽)
 

* 신은 전세계의 유대인의 3분의 2가 전사하게 만든 뒤에 이스라엘의 땅을 구원한다. 신 자신이 아마겟돈 전쟁에 참여한다. 이스라엘에 사는 유대인이 모든 전사자를 장사지내는데 7개월이 소요된다(에스겔서 제39장 12절 “이스라엘 족속이 그들의 시체를 다 거두어다 묻어서 땅을 깨끗하게 하는 데는, 일곱 달이 걸일 것이다.”).(43쪽)


* 소련군ㆍ아랍군이 대거 이스라엘을 침입할 때 홀로코스트가 시작된다. 메시아 예수는 예루살렘을 파괴한 군대에 선제공격을 가한다. 이어서 예수는 메기도의 골짜기 즉 아마겟돈에 집결한 대군을 평정한다. 그래서 예루살렘에서 2백 마일에 걸친 피의 홍수가 말 굴레의 높이까지 넘쳐 흘러도 이상하지 않다. 아마겟돈 전역에 무기, 말ㆍ짐승ㆍ병사의 주검, 피의 하천이 범람한다!(47쪽)


* 린제이의 작품을 읽으면, 아우구스티누스가『신국(神國)』에서 전쟁을 목전에 둔 한탄이 전혀 없다. 린제이에 의하면 예수는 땅을 황폐하게 만들고 주민을 담금질하여 죽인다. ‘대전쟁(大戰爭)’이 최고조에 달하여 전인류가 멸망할 듯 보일 때 ‘가장 위대한 순간’이 찾아온다. 예수는 자신에 충실했던 사람들을 도와 인류를 전멸에서 구출한다. 이 순간 살육을 모면한 유대인들은 기독교도로 개종한다. 린제이에 의하면 아마겟돈 이후 살아 남은 유대인은 겨우 14만4천명에 불과하다. 이렇게 개종한 유대인들이 금새 14만 4천명의 빌 그래함이 되어 일제히 떼지어 포교에 나서는 모습을 생각해보라!(48쪽)


* 내가 온 땅을 치면, ⅔[수백만명의 경건한 유대인 교도들]가 멸망하여 죽고, ⅓일[나머지 유대인들]만이 살아 남게 될 것이다. 나 주가 하는 말이다.(스가랴서 13장 8절) 신이 초자연적인 방법을 구사하여 그들을 숨겨주고, 3년반의 최후의 난관을 경험하게 한다. 어떤 자는 그 장소가 (요르단에 있는) 고대도시 유적 페트라 시가 아닌가 생각한다. 폴웰은 스가랴서 12장 11절, 묵시록 16장 16절, 이사야서 34장 5~6절, 이사야서 36장 1절을 인용하면서 아마겟돈의 전쟁터는 ‘북쪽으로 므깃도에서 남쪽으로 에돔까지 약 2백마일의 길이에 걸쳐 있고 서쪽으로 지중해에 이르고, 동쪽으로는 모압 구릉지대에 달하여 약 100마일의 범위에 미친다고 말했다.(49쪽)


* 이 지역에 아마겟돈의 수천만의 대군, 4천만의 군대가 들어간다. 인류멸망의 최종 홀로코스트를 거듭한다. 요한 계시록 19장 15절과 같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50쪽)


* 아마겟돈이 끝내 가까워져서 수백만 전사자의 시체가 겹겹이 드러눕는 가운데 주 예수는 짐승과 반(反)Christ를 ‘불과 유황의 연못’에 던진다. 그리고 아마겟돈을 넘긴 적의 잔당들을 모두 죽이게 된다. 폴웰은 이러한 설교를 하고 만면의 미소를 지며 “훌륭하지 않습니까? 서로 기독교도들이어서, 우리들의 전도는 양양합니다.”고 말했다.(51쪽)


* 폴웰은 “아마겟돈이라는 무서운 핵(核)무기 홀로코스트가 일어난 7년 뒤에, 주님이 이 지상에 다시 돌아와서 지구를 파멸로부터 구원한다. 그 때 교회도 주를 따라 지상으로 되돌아와 1천년간 그리스도를 섬겨며 지상왕국에 군림한다. 이어 새로운 하늘(天)과 대지의 시대가 도래하고 그 뒤 영원히 지속된다.”고 역설했다.(54쪽)


* 폴웰의 이야기에 의하면, 소련이 이스라엘을 침공한 후 소련군은 이스라엘의 산악지대에서 섬멸된다. 에스겔서 39장 2절에 의하면, 이 아마겟돈의 최종단계에서 소련병사의 6분의 5(83%)가 섬멸된다. 신이 일으킨 최초의 대살육은 에스겔서 39장 4~20절에 걸쳐 묘사되어 있다. 요한 계시록 19장 17~18절과 마태 복음 24장 28절에 의하면, 아마겟돈 이후에 동일한 살육이 일어난다. 여기에서 공산주의의 위협이 근절된다. 죽은 사람들을 매장하는데만 7개월이 걸린다고 에스겔서 39장 11~15절에 쓰여져 있다.(56쪽)


* Born Again 기독교도들(기독교를 열심히 믿는 신자들)은 도대체 예수와 함께 어느 정도의 기간동안 천국에 머무나?
이 질문에 대하여 천계적 사관론자들은 다음과 같이 답변한다; “그리스도가 지상으로 돌아올 때, 우리들도 돌아온다. 큰 세계전쟁이 일어날 때 돌아온다. 주가 지상에 돌아오면 사악한 자를 모두 죽인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 즉 개종한 유대인ㆍ이교도는 그리스도가 왕중의 왕으로 천년간 지상을 통치할 때, 그 천년왕국에 영입된다. 우리들도 거기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지내게 된다. 천년이 경과하면 현재의 대지와 하늘이 파괴되고 새로운 대지와 하늘이 창조된다. 거기에서는 천국의 도시로서 새로운 예루살렘이 창조되고, 모든 시대에 구원받은 자들이 살게 된다. 이것이 영원의 시작이며 그 이후에는 지금까지와 같이 역사적인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교회의 ‘천국이송’은 이 과정의 최초의 사건으로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61쪽)


* 유대교도들이 메시아의 도래를 원하고 있고, 그리스도 교도들도 메시아의 도래를 원하고 있다. 그러므로 메시아가 도래하면 함께 찾았던 메시아라고 공인하면서 기독교도ㆍ유대교도가 다시금 통합된다.(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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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평화 활동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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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자료>
* 그레이스 할셀(Grace Halsell) 지음, 越智道雄 옮김『核戰爭を待望する人びと(『Prophecy and Politics: The Secret Alliance Between Israel and the U.S. Christian Right』(Chicago: Lawrence Hill Books, 1986)』(東京, 朝日新聞社,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