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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자본에 의한 폭력

내가 본 히로세 다카시 김승국 * 아래의 본문은, 히로세 다카시(広瀨隆) 지음, 이규원 옮김『제1권력(원제; 億万長者はハリウッドを殺す)』(서울, 프로메테우스 출판사, 2010)의 머리말로 필자가 쓴 글의 원본이다. * 위의 책『제1권력』의 저자인 히로세 다카시(広瀨隆)는 1943년 일본 도쿄에서 건축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와세다 공대를 졸업하고 대기업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중, 우연찮게 의학ㆍ기술서적 전문 번역가로 명성을 쌓으면서 본격적인 집필활동을 시작했다. 이때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의 각종 사내 기밀 문서들도 아울러 번역하면서 언론에 보도되는 그들의 모습과 실제의 행태 간에 심각한 괴리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후 30여년 간에 이르는 필생의 작업 과제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하나는 이미 범지구적으로 사슬처럼 엮여진.. 더보기
만국의 Precariat여 공모하자! 김승국 1970년대부터 유럽에서 젊은 세대의 불안정 고용․실업이 사회문제로 떠올랐으며 이탈리아도 예외가 아니었다. 1970년대 중반에 이탈리아의 20대 청년의 7할이 실업상태라는 보고서가 나온 적이 있다. 당시 이탈리아의 불안정한 상황은, 유럽에서 유일하게(아니 세계에서 유일하게) 1968년의 운동이 ‘아우또노미아(autonomia)’라는 새로운 운동으로 계승되어 1970년대 후반까지 계속되는 원인을 낳았다. 아우또노미아로 대표되는 이 시기의 운동은, 노동자 본대(本隊)를 주축으로 삼는 종래의 좌익운동을 넘어 젊은이․실업자, 나아가 주부․외국인 노동자라는 ‘이제까지 변혁의 주체로 낮은 평가를 받아온 세력’을 자본주의 비판의 중요한 동력으로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문제설정이 나중에 하트(Hardt).. 더보기
미국의 ‘제3항 배제’가 초래한 북한 핵 사태 김승국 2005년 2월 10일에 북한이 핵무기보유 선언(2 ・10 선언)을 함으로써 미국에 도전장을 냈다. 부시 대통령이 피그미로 폄하한 김정일 위원장이 미국과 동일한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필자는 미국이든 북한이든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절대로 반대하지만, 반대에 앞서 북한이 왜 핵무기 보유 선언을 했는지를 심층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난 의식의 세계만을 이해하는 것으로 부족하다. 무의식의 세계까지 육박하여 북・미간 핵공방의 맥락(Text)을 읽지 않으면 안 된다. 2 ・10 선언 이후 북・미 사이에 벌어진 말싸움(언어전쟁)의 단어에만 집착하면 북・미 핵공방의 전체를 이해할 수 없다. 말싸움의 잠재심리까지 파고들어야 북・미간의 생사를 건 핵공방을 간파할 수 .. 더보기
이라크 전쟁과 자본주의의 폭력성 김승국 서구 기독교가 낳은 자본주의는 (본래의 청교도주의(Puritanism)의 순기능과 달리) 가상적이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체제로 되었다. 끊임없이 라이오스를 재생산하고 라이오스를 희생양으로 자본을 번식해야 생존하게 되어 있다. 이러 발상의 밑바탕에 기독교 우파의 사회사상인 Social Darwinism이 내재해 있다. Social Darwinism에 입각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관계(이 관계 속에서 적자생존 경쟁의 탈락자들은 구제불능임)’를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질서로 설정하고 여기에서 탈락한 자(者)는 ‘타자’로 배제된다(이러한 타자 배제의 물질적인 외화물이 근대 시민사회의 화폐 ・자본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에는 근본적으로 폭력성이 내재해 있다). 미국 국내의 이러한 지배질서가 대외 ・안보정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