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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도시-평화 마을/3세계 숍

[커피 장사 수기(78)] 관리소 소장의 도움

커피 장사 수기(78)


 

관리소 소장의 도움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우리 가게가 입주한 건물(주은 프라자)의 관리소 소장이 나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인테리어 공사할 때 그분이 나에게 한두 가지 조언을 하는 것 같았는데, 내가 크게 수용하지 않았다. 흔히 겪는 관리소 소장 정도로 여긴 탓도 있지만, 신세를 지고 있는 인테리어 업자의 말을 듣느라 관리소 소장의 조언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입주자를 위한 조언을 잘 새겨듣지 않는 나의 모습을 보고 약간 실망한 듯, 관리소 소장은 우리 가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입주자 對 관리소 소장의 업무적인 관계만 유지되었을 뿐, 개인적인 소통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올 봄부터 서서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관리소 소장과 나누기 시작하면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서로 이야기해보니 통하는 바가 있어서 대화의 폭이 넓어졌다. 이야기를 깊이 나누어보니 관리소 소장은 마음씨가 착한 분이고, 남을 도와주려는 심성을 지닌 분이었다. 세상 경험도 많고, 사업 분야에도 조예가 깊은 분이었다. 예전에 직장에서 일할 때 조달 업무를 맡은 경험이 있어서 우리 가게에서 필요한 물건을 어디에서 어떻게 구입할 수 있는지를 정확히 말해주었다.

 

 

 

얼마 전까지 대화역 부근에서 커피 숍을 운영하다가 카페베네에 가게를 넘겨주는 등 커피 숍 운영의 경험도 보유한 분이어서 그런지 커피 숍 경영에 대하여 나에게 귀중한 조언을 많이 해줬다. 그러다가 두 달 전에 소장님이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여 족발집에 갔더니 우리 가게의 옆에 있는 PC방 사장도 동석하고 있었다. 세 사람이 족발을 먹으며 나눈 이야기의 주제는 우리 가게의 경영난을 타개하는 것이었다. 커피 공방 뜰의 경영에 도움말을 주기 위해 일부러 식사 자리를 만들었고, 역시 사업경험이 풍부한 PC방 사장을 부른 것이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관리소 소장과 PC방 사장의 아주 구체적이고 생각지 못한 빛나는 조언을 들었으며, 관리소 소장이 더욱 적극적으로 우리 가게를 돕겠다는 언질도 받아냈다. 이 두 사람이 나의 초라한 가게 운영방식을 벗어나 제대로 손님을 맞이하면서 좀 폼 나는 경영을 해보라면서 몇 가지 획기적인 제안과 더불어 나의 결점도 많이 지적해주었다. 몇 가지 제안 중에는 관리소 소장이 나서서 우리 가게의 인테리어․분위기 개선에 관한 것이 있었고, 실제로 관리소 소장이 보유하고 있던 물건을 나에게 기증하거나 빌려주기도 했다.

 

 

관리소 소장이 우리 가게의 인테리어․분위기 개선과 관련하여 안락한 소파를 기증했다. 딱딱한 나무의자 대신 소파를 갖다 놓았더니 가게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어 칸막이를 빌려주었고 LED 광고판도 빌려주기로 약속했다. 예쁜 칸막이를 들여놓으니 카페 분위기가 고조되었으며 손님들도 새로운 분위기에 만족하는 것 같았다. 인테리어에도 조예가 깊은 관리소 소장이 직접 나서서 인테리어 개선작업을 해줬다.

 

 

이러한 관리소 소장의 인테리어 개선 의지가 빛을 발휘하여 손님에게 전파되면 올 가을․겨울의 커피 장사는 무난할 것 같다.(201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