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장사 수기 (28)
또 하나의 거점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아침 6시에 서울행 좌석버스를 타고 광화문에 하차한뒤 청량리로 이동하여 청량리역세어 ITX 청춘열차를 타고 평래호평역에 하차한뒤 채운산장에 갔다. 함께 간 장익수씨가 채운산장 주인에게 “김승국 박사가 올 여름에 채운산장에서 커피 장사를 할테니 받아들여 주십시요”하며 요청하자...채운산장 주인이 고개를 끄덕이는 표정을 지었다(아직은 확정단계가 아니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신호임).
앞으로 장익수씨가 채운산장 안주인(아주머니)에게 동의를 구할테지만, 올 여름에 채운산장에서 커피 장사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같다. 국민휴양지인 대성리를 흐르는 수동계곡(채운산장)에 또 하나의 거점이 생길 것같다. 도시형 평화마을 만들기의 거점인 일산의 커피공방 뜰과 다른 ‘전원형 평화마을 만들기의 거점’을 채운산장에 마련할 수 있을 것같아 자못 흥분된다.
그런데 일산의 커피공방 뜰도 영업이 가능한 시한까지는 운용해야하므로(특히 바리스타 교육, 북 카페 강좌 때문에 더욱 그렇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커피공방 뜰에서 일하고 주말(토요일, 일요일)에 채운산장에서 외부 출장(외부 catering) 형식으로 커피 장사에 임할 생각이다. 기간은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일단 현지(채운산장)에 적응하면서, 3개월 동안 채운산장에 어울리는 평화마을 만들기 구상을 실행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것이다. 비전이 보인다 싶으면 채운산장에서의 커피장사 기간을 연장할 생각이다.
그러면 이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한데, 에스프레소 기계․ 제빙기․ 빙삭기를 옮길 수 없으르모 에스프레소 계통의 메뉴는 포기하고, 핸드드립 중심의 메뉴만 손님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여름철이므로 팥빙수, 스무디, 아이스 미숫가루 라떼, 아이스 핸드드립 커피, 아이스 실론 홍차 등의 메뉴를 중심으로 장사할 계획에 따라 준비해야할 것같다.
우선 빙삭기를 마련하기 위해 내일 아침 서울 중부시장(황학동)에 가서 중고 빙삭기를 구입할 예정이다. 한편 제빙기를 들고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얼음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하는 커다란 숙제가 남게 된다. 일산의 가게에서 만든 얼음을 비닐 봉지에 넣어 옮길 수도 있고, 대성리의 가게에서 얼음을 구입하는 방법, 장익수씨가 아는 남양주시의 커피 숍에 얼음을 만들어달라고 의뢰하는 방법 등을 강구해야할 것같다.
또 하나의 과제는 채운산장 주인에게 3개월간의 임대료․전기료․물 이용료 등을 지불해야하고 장익수씨에게 사례비를 지급해야하는데...이 과제는, 장익수씨가 서둘러 내놓는 제안(“내가 커피장사해서 번 수익의 20%를 장익수씨에게 주면 채운산장 주인과의 관계를 풀겠다”)에 따르면 해결될 것같다.
이 밖에 채운산장 안의 커피 숍 차릴 공간을 꾸미는 문제가 남아 있는데, 이는 채운산장 주인의 몫이다.
곧 주말 커피 숍의 주사위가 던져지면 채운상잔 주변의 수동계곡에 놀러온 여름철 행락객들에게 얼마나 맛있는 커피․茶를 팔며 얼마나 많은 수익을 내느냐가 최대의 숙제로 남아 있다. 더 나아가 채운산장을 무대로 평화마을 만들기에 성공할 계기를 마련하는 커다란 숙제를 해결해야한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6월항쟁과 관련이 있는 6월 10일이구나. 이런 역사적인 날에 커피장사할 생각만 하고 있으니 어처구니 없구나...(201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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