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 가는 길 (4)
합수머리 꼭지점
김승국(평화 활동가/ 문명전환연구소 소장)

임진강와 한탄강의 두 물[水]이 합[合]해지는 합수(合水)의 꼭지점을 ‘합수머리 꼭지점’이라 부르는데, 연천의 한반도 통일미래센터 입구의 다리 밑을 흐른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合水되는 머리꼭지를 ‘두물[두개의 물] 머리’라고 부르듯이, 임진강과 한탄강이라는 두물이 합류되는 지점을 ‘합수머리 꼭지점’이라고 한다.


이 합수머리 꼭지점의 전망대는 한반도 통일미래센터의 뒤편을 에돌아가는 ‘중부원점 길’을 따라가면 나오며, 중부원점(한반도 중부의 원점이라는 뜻) 상징 조형탑(아래 사진)과 함께 서 있다.
두개의 점[합수머리 꼭지점과 중부원점]이 밀집되어 있는 이 곳이야말로 한반도의 배꼽, 경혈의 꼭지점이 아닐까? 풍수에 우둔한 필자의 눈으로 보아도, 土[한반도 중앙원점]-水[남북한 물의 合]의 상생[土가 金을 살리고(生) 金이 水를 살림(生)]과 상극[土가 水를 제압하거나 통제함. 중부원점이 합수머리의 수맥을 통제함]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음양오행의 樂土인 것같다. 이 樂土를, 한반도 통일의 중심점으로 삼으면[성급하거나 무리하지만 통일 한반도의 예비 首都로 상정?] 어떨까? 통일 한반도의 예비 首都로 상정하기에 이르다면, 합수머리 꼭지점의 진입로에 있는 한반도 통일미래센터처럼 '한반도 통일의 미래를 설계하는 센터'로 삼으면 좋지 않을까?

임진강와 한탄강 모두 북한에서 흘러내려와 남한 땅을 적시는 ‘南土北水[남녘의 땅에 북녘의 물이 흐름]’이어서 두물[두개의 물]만큼은 늘 통일을 이루고 있으므로, 인간들끼리의 통일을 이루어 이 樂土를 한반도 통일의 중심점으로 만들면 된다. 이미 자연은 통일되어 있는데, 인간의 통일이 늑장을 부리고 있다.
연천의 농산물이 우수함을 선전하는 문구로 ‘南土北水[남쪽의 땅에 북쪽의 물이 흘러내리는 연천에서 기른 농산물이 우수함]’를 애용하는데, ‘南土北水’는 단순한 상품선전 문구를 벗어나 남북한의 자연적 통일의 상징어이다.
남북한의 자연이 통일되어 있는 ‘南土北水’를 합수머리 꼭지점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인간적인 남북통일은 갈수록 요원해지는 듯한 느낌이어서 통탄할 지경이다. 인간끼리의 합류가 물의 합류보다 뒤지니, 인간은 자연보다 ‘평화에로의 진화가 늦은 존재’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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