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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공동체

근대국가 형성 이전의 평화개념 김승국 1. 춘추전국 시대의 ‘和平’ 19세기 후반에 근대국가가 형성되기 이전까지, 동북 아시아는 공통의 평화사상을 지니고 있었다. 동북 아시아 공통의 평화사상은 춘추전국 시대에서 비롯된다. 전쟁으로 날을 지새운 춘추전국 시대의 민중들은, 전쟁이 지긋지긋하여 ‘격양가(擊壤歌)’를 부르며 평화의 세상을 꿈꾸었다. 격양가는 요임금 시절의 태평성세에 민중이 부른 노래로 인류의 오랜 소망이며 무치(無治)의 사회, 즉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사회를 열망한 것이다. 이러한 열망을 모아 평화로운 사회 만들기의 대안을 제시한 대표적인 현인들은, 공자·맹자(儒家), 노자·장자(道家), 묵자(墨家)이다. 이들의 대안을 총화한 동북 아시아 공통의 평화 사상이 지금까지 전수되고 있으며, 그 내용을 한마디로 축약하면 ‘화평(和平.. 더보기
노자, 장자의 평화 공동체와 평화 경제 김승국 Ⅰ. 무위의 평화 공동체 노장(노자․장자)은 임금도 관리도 없는 문명 이전의 무위자연(無爲)을 선망한다. ‘무위’는 ‘무인위(無人爲)’ 또는 ‘무치(無治)’를 뜻하며, ‘자연’은 문명 이전을 의미한다. 노장이 살았던 당시의 민중들은 수백 년간 지속된 전쟁과 착취로 유랑민이 되어 도둑이 되지 않으면 처자식을 노예로 팔아 먹는 난세에 진저리를 내고 있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천하에 무엇을 요구하기보다는 자신들을 괴롭히지 말고 잊어달라는 것이었다. 그들의 소망은 자유와 해방이었다. 이것은 ‘격양가(擊壤歌)’의 소망이기도 하다. 그들의 소망이란 지극히 소박하여 임금이 누구인지, 관장이 누구인지 모르고 아무 간섭 없이 농사를 짓고 우물을 파서 등 따뜻하게 먹고 마시는 것 뿐이었다.(기세춘, 2006, 4.. 더보기
묵자의 평화 공동체와 평화 경제 김승국 전쟁으로 날을 지새운 (중국의) 전국 시대에 태어난 묵자(墨子)는, ‘겸애(兼愛)’ ・‘비공(非攻)’에 입각한 평화 공동체 운동을 전개했던 사상가이다. 전국 시대의 전쟁이 빚어낸 참상과 그 피해는 엄청나며, 이것은 곧 민생의 파탄으로 연결되었다. 묵자는 침략전쟁의 전반적인 참혹상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견고한 투구・예리한 무기를 만들어 죄 없는 나라를 공벌(攻伐)하러 간다. 남의 나라 변경에 침입하여 곡식을 마구 베어버리고, 수목(樹木)을 자르며, 성곽을 허물고, 도랑과 못을 메우고, 희생을 멋대로 잡아 죽이며, 조상의 사당을 불태워 버리며, 백성들을 찔러 죽이고, 노약자를 넘어뜨리며, 나라의 보물을 강탈하면서 끝까지 나아가 극렬하게 싸운다.”({墨子}非功․下) 이와 같은 전국 시대의 전쟁은 .. 더보기
공동체의 평화 김승국 Ⅰ. 공동체의 지평 일반적인 의미의 공동체(community, Gemeinde, communauté)는 인간의 공동생활이 이루어지는 일정한 지역, 특히 인간의 모든 사회적 관계가 이루어지는 지역사회를 지칭한다. 긴밀한 인간적인 결합을 갖되 영리를 추구하지 않으며 상호 연대하는 기초적인 집단을 가리킨다. 따라서 혈연․지연․우정․박애 중심의 지역성․공동체 감정이 중요한 가치로 통용된다. 그런데 경제적인 의미의 공동체는 자본주의적 생산에 선행하는 사회의 봉건성이 강한 지역단체를 가리킨다. 사적 소유권이 확립된 근대 사회 이전에, ‘토지의 사적 소유와 공동체에 의한 소유가 병존하는 상태’ 아래의 토지의 공동소유단체가 공동체이다. 생산력의 발전이 낮은 곳에서 개인이 독립하기 어려웠던 전근대 사회의 중요한 .. 더보기
아시아의 평화 공동체를 위한 제언 김승국 1. 서 론 요즘 한반도-일본-중국-러시아를 에워싸고 ‘탈미(脫美) 동아시아 연합체’를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들 나라들은 9 ・11 사태 이후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반테러 전선에 동조했다. ‘반테러 전쟁을 지지하면 미국 편이고, 반테러전쟁을 반대하면 빈 라덴 편’이라는 편 가르기에서 미국 편에 서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에 가장 강하게 저항하던 북한마저 미국 편에 서는 체했을 정도이다. 그러나 9 ・11 사태를 빌미로 동아시아 국가들을 ‘반(反)테러 전선’으로 묶었던 끈이, 2002년 9월 17일의 북 ・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풀어지기 시작했다. 미국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고이즈미 수상이 미국의 사전 결제 없이 북 ・일 정상회담을 추진한 사실은, ‘반테러 전선’이라는 댐의 일부가 무너지고 .. 더보기
동아시아에서 반전평화운동의 과제 김승국 동아시아・한반도의 평화선을 구축하는 일이 반전평화 운동의 핵심적인 활동이며, 이를 위한 과제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1. 동아시아에 탈미-평화 공동체 만들기 반미(反美) ・친미(親美)의 2분법을 뛰어넘는 탈미(脫美)를 통한 동아시아의 평화 공동체 만들기 운동이 필요하다. Pax Americana(제국 미국에 의한 세계 평정)를 벗어나는 ‘탈미’는 동아시아의 평화를 예약한다. ‘탈미’의 핵심은 한미동맹-미일동맹의 상대화, 동아시아 주둔 미군의 군살빼기・영향력 감퇴에 있다. Pax Americana에 수직적으로 통합된 한미동맹-미일동맹이 수평적으로 자율성을 확대하도록 유도하는 ‘동맹의 상대화’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그리고 동아시아 주둔 미군의 전면적이고 물리적인 철수 이전에 미군주둔의 반평화성(反平.. 더보기
동아시아의 평화 공동체를 위하여 김승국 요즘 한반도-일본-중국-러시아를 에워싸고 ‘탈미(脫美) 동아시아 연합체’를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전쟁 중독에 걸린 부시 정권은, 동아시아에서의 ‘반테러 전쟁 전선’ 붕괴가 ‘탈미 동아시아 연합체’를 형성함으로써 ‘평화의 바람[平和風]’이 일어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최근 들어 ‘북한 핵 개발’이라는 도깨비 방망이를 또 다시 두들기는 미국 행정부의 행각에서 ‘평화풍[平和風]에 대한 미국의 공포심’을 읽어낼 수 있다. 미국 배제의 새로운 바람이 ‘아시아인 주도의 새로운 세계’를 향한 강풍이 될 것을 우려한 미국은, 강풍의 예방조치로 ‘북한 핵 개발 시인’ 소동을 벌였다. 새로운 바람의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는 북한을 ‘핵 개발을 시도하는 악(惡)의 축(軸)’으로 떼어냄으로써 남북한의 화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