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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안보-군사/무기(核, 북한 핵, MD)

인도-파키스탄-북한의 핵개발 비교(1)

김승국

북한의 핵무기 보유 과정이 인도・파키스탄과 닮은 점이 많다. 세 나라 모두 제3세계의 빈국(貧國)인데다, 민중의 빈곤 수준이 비슷한 처지에 있다. 빈자(貧者) ・빈국의 핵무기 보유라는 측면에서 동일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 세 나라를 중심으로 ‘핵개발의 애증 삼국지(愛憎 三國志)’를 살펴보면 동일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인도・파키스탄은 중국을 에워싼 애증관계를, 남북한은 미국을 에워싼 애증관계를 갖고 있다. 인도는 反中(중국 반대), 파키스탄은 親中(중국과 친밀), 남한은 親美(미국과 친밀), 북한은 反美(미국 반대)의 엇갈리는 애증관계 속에서 각각 핵문제로 고민해왔다. 파키스탄에서 볼 때 敵(인도)의 敵(중국)은 우리 편이다. 북한에서 바라볼 때 적(남한)의 우방은 적(미국)이다. 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을 계기로 미국이 소련의 방파제로서 파키스탄을 지원한 사실이 인도-파키스탄 핵무기 개발 경쟁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이 소련의 방파제인 남한에 미군을 주둔시켜 한・미 연합전력을 강화한 것이 북한 핵무기 보유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양상으로 핵무기 개발의 외부 요인이 제공되었다.

중국의 핵무기 압박(인도를 향해 핵무기 배치)에 저항한 인도가 핵실험하자 파키스탄이 인도에 대항하기 위해 핵실험을 했다. 중국의 핵보유→인도의 핵보유→파키스탄의 핵보유라는 핵도미노 현상이 한반도 주변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즉 미국의 대북 핵전쟁・북한 협공 시나리오→북한 핵 보유선언․핵실험→남한・일본의 핵실험→중국의 핵군비 확장→대만의 핵실험→동아시아 전체의 핵무장이라는 핵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위의 두 가지 핵도미노 현상은 모두 핵강대국(중국과 미국)의 핵정책・대외 정책에서 비롯한다. 따라서 핵도미노 현상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핵 강대국의 핵군축・핵위협 중단조치가 있어야 한다. 또 양자(인도 대륙・한반도)는 식민 지배를 받은 곳이라는 동일성(인도대륙은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고 한반도는 일제의 식민 지배를 받고 남한은 현재에도 미국의 군사적 종속 아래에 있음)을 갖고 있다. 양자의 핵도미노 현상을 거칠게 보면 제국주의 식민통치의 후유증이므로, 후기 식민주의(post-colonialism)의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 따라 세 나라(인도・파키스탄・북한)의 핵개발 역사, 핵개발 동기, 핵개발 배경, 핵개발 결과, 민족주의와 핵무장론의 결합 등을 상호 비교하는 순서로 이 글을 기술한다.(2005.5.3)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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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국 지음『한반도의 평화와 북한 핵문제』(파주, 한국학술정보, 2007) 227~234쪽을 참조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