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평화연구(이론)-평화학/평화 만들기의 대안

한라산에서 조망한 동북아 정세

김승국

Ⅰ. 기본적인 전제

1. 한라산의 백록담에서 반경 1천 킬로미터(‘제주 반경 1천 킬로미터’)의 원(圓)을 그려본다. 이 원 안에 들어오는 국가는 남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 대만이며, 주요 도시는 서울 평양 도쿄 北京 南京 上海 長春 블라디보스토크 타이베이이다.
2. 이 원 안의 갈등․분쟁을 지양하고 ‘평화의 원(平和圓)’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본다.

Ⅱ. 관점
1. 반도적(半島的)인 관점에서 탈피한다.
2. 해양적(海洋的)인 관점을 취한다.
3. 해양세력 對 대륙세력의 대결 구도로 한반도의 주변 정세를 보는 관행적인 관점을 지양한다.
4. 바다의 평화+땅의 평화+하늘의 평화에 관한 의식을 종합한다.
5. 지정학(地政學) 일변도(一邊倒)의 정세관을 벗어나 시정학(時政學)의 요소를 도입한다: 최근 IT 산업의 발달로 자본․상품유통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간의 요소가 정치, 군사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나노 초(秒)의 전쟁’이 이를 반증한
다. 최근 펜타곤이 주도하는 GPR(Global Defense Posture Review; 전 세계 미군의 재편)이 발전을 거듭하면 시정학적
(時政學的) 측면의 ‘나노 초(秒) 전쟁’으로 연결될지 모른다. 따라서 시정학(時政學)의 요소를 도입하여 GPR 등과 연관된
정세를 분석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6. 국가권력․지배자의 움직임을 해설하는 정세관을 지양하고 민초, 아랫것들(subaltern)의 평화(편안한 삶)를 증진시키는
데 관심을 갖는다.
7. 제주-오키나와-대만을 잇는 ‘평화의 섬’ 3각 연대를 시도한다. 위의 세 개의 섬은 2차 대전 전후의 역사적인 상흔(제주
4, 3 학살-오키나와 학살-대만의 백색테러)을 지니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상흔을 평화의 의지로 극복하기 위해
‘평화의 섬’ 3각 연대를 추진해 볼 만하다.
8. ‘북한 핵’과 관련하여 북한의 목을 죄기 위한 핵확산 방지 구상(PSI) 훈련이 ‘제주 반경 1천 킬로미터’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Ⅲ. 본론

  1. ‘제주 반경 1천 킬로미터’ 안의 분쟁상황

    1) 국가 간 갈등
북한-미국․중국-미국 간 갈등을 중심으로 남북한, 중국-일본 한국-일본 간 갈등이 보조축을 이루고 있다.

    2) 분쟁의 애벌레(紛爭蟲)들
① 경계선의 분쟁(한반도의 DMZ, 한반도의 북방 한계선(NLL)교전, 한국-일본의 독도 갈등, 대만-중국의 양안 분쟁, 러
시아-일본 간 북방 4개 섬)
② 배타적 경제수역(EEZ) 관련 분쟁(센카쿠 섬과 춘시아오(春曉)가스田을 에워싼 중국-일본의 신경전)
③ 자원 쟁탈(중국-미국의 자원 쟁탈전, 춘시아오 가스田 등을 에워싼 중국-일본의 갈등, 제주도 남방의 어업권을 둘러싼 한국-중국-일본의 신경전)

    3) 방위선의 상충
① 중국의 해상방위선이 G(Green) Line에서 B(Blue) Line으로 확장되었다. B Line은 미일동맹의 해상방어 영역과 상충
되며, 이 상충되는 권역 안에 ‘분쟁의 애벌레(독도, 춘시아오 가스田․센카쿠 섬 등)’가 자라나고 있다.
② 미 공군이 그어놓은 방공식별권(ADIZ)과 중국, 북한 쪽 방공 식별권의 마찰(중국 하이난 섬 부근에서 중국-미군 전투
기의 근접비행 사태/2004년 11월 10일 중국 잠수함의 일본 영해 진입/2004년 11월 말 중국 잠수함의 오키나와, 괌 부근 해역 진입/북한의 무장선박(?)에 대한 일본 해상 자위대의 추격전)이 초래할 분쟁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2. 선분(線分)으로 보는 동북아 정세

    1) 안보 측면
① 앞에서 언급한 방위선의 상충 속에서 자라나는 분쟁의 애벌레(紛爭蟲)들을 미국, 일본, 중국, 남북한이 어떻게 다루느
냐에 따라 ‘제주 반경 1천 킬로미터’ 안에서 전쟁바람(戰爭風) 또는 평화바람(平和風)이 분다.
② 미국이 전 세계에 걸쳐 쳐놓은 중국 포위망의 동단(東端)에 있는 ‘제주 반경 1천 킬로미터’ 원 속의 ‘흔들리는 비핵 3각
형(북한-남한-일본)’과 ‘(흔들리는 비핵 3각형을 에워싸고 있는) 핵보유 3각형(미국-러시아-중국)’의 상호작용을 생각
해 보자.

이와 관련하여 한반도 비핵지대화-동북아 비핵지대화 및 이와 연동된 비핵-중립화 구상을 세워야 한다.

    2) 경제적인 측면

① ‘제국’ 미국의 힘에 의존하는 해상 교통로(Sea Lane)를 지양하고 유라시안 대륙 쪽의 육상 교통로(Land Lane)를 개척함으로써 해상 교통로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필요성을 중심으로 ‘유라시안 평화의 가교(Eurasian Peace Bridge)’ 구상을 가다듬는 게 중요하다.

② 미국-중국-일본-러시아 사이에 이루어지고 있는 자원(석유) 확보전의 그림을 그려보면서 자원 확보전이 실제의 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

  3. 제주도의 동서남북에서 둘러본 동북아 정세

    1) 동쪽
① 일본의 군사-정치 대국화: 유사(有事) 7法-평화 헌법(특히 9조) 개정-야스쿠니 신사 참배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② 주일미군의 재편(일본판 GPR)에 따른 ‘미일 동맹의 일체화(一體化)’와 한국판 GPR(평택으로 주한미군 기지를 총집결)
에 따른 ‘한미동맹의 일체화(一體化)’가 이어지는 지점을 분쇄해야 한다.
③ 괌(Guam)→오키나와→일본 서부 지방(이와쿠니의 미 공군기지, 사세보의 미 해군 기지)→남한으로 이어지는 미일 동맹의 전쟁선(戰爭線)을 분쇄해야 한다. 그리고 위의 전쟁선(戰爭線)과 북한, 중국의 방어벽 사이에 평화의 훈풍을 불러일으
켜야 한다. 이를 위해 남북한의 군축, 평화체제 구축과 더불어 제주도를 비핵평화 지대로, DMZ를 평화지대로 변환시켜
야 한다.
④ 2008년 일본의 요코스카에 미국의 핵 항공모함(조지 워싱턴호)이 배치되는 것을 저지해야 한다. 요코스카의 핵 항공모
함 배치 계획에 북한이 크게 반발하고 있으며, 핵 항공모함은 앞으로 중국 해군(중국 잠수함)과의 직간접적인 충돌을 초래할 것이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주창하면서 북한 핵 폐기의 압력을 넣는) 미국 정부 스스로 핵 항공모함을 한반도 주변에 배치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며, 동북아 비핵지대화 구상을 가로막는 일이다.

     2) 서쪽
① 미일동맹의 중국 포위망에 대한 중국군의 역공으로 서해(Yellow Sea)-동중국해(East China Sea)의 파고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한반도 서해상의 NLL 교전과(중국-대만 간의) 양안 분쟁이 이어지는 선(線) 및 ‘이 線을 따르는 미일동맹의 미사일 방위망(MD)’의 구축을 예리하게 주목해야 한다.

    3) 남쪽
① 위의 서쪽 연계선(한반도∼대만으로 이어지는 미일동맹의 중국 포위선: MD망 포함)을 중심으로 ‘1.5 전쟁’이 제주도
남방∼대만 부근 해상에서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러한 개연성과 제주도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은 무관한가? 한반도∼대만으로 이어지는 미일동맹의
중국 포위선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의 함수관계가 있는가?” 묻는다.
② 이어서 분쟁의 애벌레(춘시아오 가스田․센카쿠 섬), 제주도 남방의 어업권을 에워싼 한-중-일 사이의 신경전, 춘시아
오 가스田․센카쿠 섬 주변 해상의 NLL을 둘러싼 중국-일본의 신경전을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③ “제주도 부근에서 벌어지는 한-일 해군의 재난방지 훈련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이 재난 훈련과 연동된 북한 압박
용 PSI 훈련이 제주도 부근 해상에서 전개될 가능성은 없는가? 두 훈련의 연동성은 없는가?” 묻는다.
④ 중국-대만의 양안 분쟁 때 일본 본토→오키나와→대만으로 이어질 (미국 주도의) 중국공격 Line(線)-중국의 방어선(防禦線)의 긴장이, 제주도 남쪽 해상으로 북상할 수도 있다.
⑤ 요코스카를 모항(母港)으로 하는 미 7함대의 핵 항공모함이 제주도 남방 해상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잠수함과
일본 자위대 잠수함도 제주도 남방 해상을 잠행(潛行)할지 모른다. 따라서 제주도 남방 해상을 비핵의 바다, 잠수함 통행금지 지대․대량파괴무기 반입 금지지대로 만들어야 한다.

    4) 북쪽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과와 NLL의 관련성을 생각하면서 제주해협을 평화의 바다(남북한 평화공존의 바다)로 만들어야 한다.

    5) 요약
앞에서 설명한 제주도 동서남북의 동향을 세로로 질러 종축(縱軸)을 세우면, 한반도․대만 유사시에 대비한 미일동맹의 ‘1.5 전쟁 구도’를 생각할 수 있다. 가로질러 횡축(橫軸)을 세우면, 미-일-한 對 중국의 ‘군사갈등 속 경제협력’ 구도 및 미-일-한 3각 군사공동체 對 중국-북한 우호관계의 대칭이 드러난다.

Ⅳ. 결론: 평화의 대안

  1. 기존의 평화 대안

    1) 동북아 공동체론, 동북아 공동의 집(common house) 구상, 동아시아판 ARF 구상 등이 있다.
    2) 2005년 9월 19일에 선언한 ‘제4차 6자회담의 공동성명(9. 19. 공동성명)’에 명기되어 있는 대로 평화체제 구축 방안과 (6자 회담의 연장선상에서) 동북아 다자간 안보 틀이 거론되어야 한다.

  2. 필자의 제안: ‘제주 반경 1천 킬로미터의 평화원(平和圓)’ 만들기

    1) 목적
① ‘제주 반경 1천 킬로미터’ 안의 분쟁․갈등 해소
② ‘제주 반경 1천 킬로미터’ 안의 ‘분쟁 애벌레’ 박멸
③ ‘제주 반경 1천 킬로미터’ 안의 군비확장(핵무장 확산, 대량 파괴 무기 증강) 저지
④ 미-일-한의 중국, 북한 포위망의 해체
⑤ 미국이 전세계적으로 쳐놓은 중국 포위망의 동단(東端)에 있는 ‘제주 반경 1천 킬로미터’ 지대를 평화 지대로 전환
⑥ ‘1.5 전쟁’ 예방

    2) 세부적인 실천 방안
① ‘제주 반경 1천 킬로미터의 평화원(平和圓)’ 만들기 운동을 전개한다.
② 위의 운동 차원에서 ‘제주 반경 1천 킬로미터’ 지역을 ‘비핵 평화 지대’로 만드는 운동을 전개한다.
③ 위의 ②항과 관련하여 제주를 평화도시로 가꾸기 위해 ‘평화도시’ 선언을 한다.
④ 위의 ③항과 관련하여 ‘제주 반경 1천 킬로미터’ 안에 있는 주요 도시 사이에 ‘평화의 띠’를 엮는다. 다시 말하면 제주∼
타이베이∼나하(오키나와)∼나가사키∼히로시마∼도쿄∼블라디보스토크∼長春∼심양∼북경∼南京∼上海∼서울∼평양을 잇는 평화도시의 띠를 만들어 평화 시장회의를 개최한다.
⑤ 제주도-오키나와-대만의 ‘3각 평화의 섬’ 연대를 추진한다.
⑥ 위의 3각 연대를 추진하기 위해 제주시가 선도적으로 평화도시 선언(제주시를 비핵-비무장-비폭력 지대로 선언)을 하
고, 이를 실천하는 게 바람직하다.
---------
* 출처={평화 만들기(http://peacemaking.kr)} 214호(2006.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