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장사 수기 (114)] 돈이 나를 이기는지 내가 돈을 이기는지...

[커피 장사 수기 (114)] 돈이 나를 이기는지 내가 돈을 이기는지...

김승국(커피공방 뜰의 점장)

 

지금까지 113회에 걸쳐 연재한 [커피 장사 수기]를 잠시 중단합니다.
 

113회의 수기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자본주의 사회의 밑바닥에서 헤매면서 자영업자의 고난을 알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밑바닥에서 2년 동안 뒹굴면서 몸과 마음이 오히려 튼튼해진 것 같아요. 이렇게 튼튼해진 몸과 마음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근간인 돈과의 싸움을 계속할 것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돈이 나를 이기는지, 내가 돈을 이기는지’의 투쟁을 견결하게 벌이겠다는 뜻입니다. 보통사람들의 경우 돈에 지는 인생게임 끝에 돈의 노예가 되면서 자본주의 체제에 직간접적으로 순응하게 되지요...그러나 나는 이 길을 걷지 않고 돈과 끝까지 싸워서 돈이 나의 삶을 옥죄는 현상을 극복하여 ‘돈을 부리는 주체가 되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구상하는 평화촌-평화마을-평화도시 만들기의 경제적인 뿌리를 내릴 수 없습니다. 돈의 노예가 되어 자본주의 체제에 순응하면, 평화촌-평화마을-평화도시 만들기의 경제적인 뿌리를 만들기 위한 협동조합-사회적 기업을 운영할 수 없습니다.

일단 연재를 중단한 뒤 숨고르기를 거친 다음에 다시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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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연재를 잠시 중단하려고 하니 갑자기 묵자의 고행이 떠오릅니다. 묵자에 관한 아래의 글을 일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자신 또한 축성과 방어무기 제조에 능한 중하층 기술자였고, 아궁이에 불을 때지 못할 만치 가난하여 '굴뚝에 검정이 없다'(墨 不得黔)던 묵자는 근검절용, 실천궁행의 삶을 산다. 맹자는 '묵적'을 일러 "그는 머리끝에서 발꿈치에 이르기까지 온몸이 닳아 없어질지라도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면 하는 사람이다"고 했고, 『장자』에도 묵가를 "살아서는 죽도록 일만 하고, 죽어서도 후한 장례 대신 박장(薄葬)에 만족해야 했으니, 그 길은 너무도 각박했다"고 평하고 있다.
변설가 공수반이 '초나라의 송나라 침공을 도모한다'는 소식을 듣고 열흘낮 열흘밤을 달려 일촉즉발까지 몰린 전쟁의 도화선을 잘라내었던, 검은 피부의 깡마른 사내.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비 피할 처마 한 자락 얻으려고 들린 송나라 마을 성문은 굳게 닫혀 그를 외면한다. 천하의 평온을 도모했으나, 끝내 굴뚝의 검정도 비 피할 처마 하나 누리지 못했던, 묵적의 생애는 '역사의 진보가 누려온 비참한 공식'이었던 것이다.“(출처=http://haza.egloos.com/m/137195)
 

평화운동가이었던 묵자가 전쟁을 예방하고 귀가하던 길에 비를 피할 데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춘추전국 시대의 평화운동가인 묵자가 피신할 곳을 찾지 못했던 것처럼 21세기 한국의 평화운동가인 필자 역시 가게의 마룻바닥에 몸을 누이며 평화마을 만들기에 매진했지만, 따뜻한 피신처를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필자가 기거한 가게 안은 처마가 있어서 비를 피할 수 있었지만, 묵자는 비를 피하지 못하고 맨몸으로 한기(寒氣)를 맞이 했습니다. 필자보다 묵자가 더욱 비참했지요...

예나 지금이나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기 위해 애쓴 사람들의 생활이 평화롭지 못하여 부인들로부터 구박을 받았지요...묵자를 추종했던 제자들도 그랬고 필자도 그렇습니다. “가정생활이 평화롭지 못한데 무슨 평화운동이냐 세계평화를 부르짖느냐”는 비난을 가장 가까운 사람들(부인 등)으로부터 들어도 고집스럽게 평화운동에 매진했던 이들(묵자, 묵가 집단)에게 존경의 찬사를 보내며 [커피 장사 수기]의 연재를 잠시 중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