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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운동/칼럼-에세이

‘Corea’ 운동의 의미

김승국

1. 옛 국호 ・지명 되찾기 운동의 의미

  1) 제국주의가 지어 준 이름 지우기: 제국주의의 기억으로부터의 탈출
* 만주라는 이름을 일제가 즐겨 쓴 이유는 무엇일까?
* 조선이라는 이름을 왜곡시킨 일제의 의도를 ‘조선인은 멍텅구리(조센징 빠가야로)’에서 찾을 수 있다.
* 인도 지나(인도 China)는 일본식 이름이다.
* ‘버마’인가 ‘미얀마’인가. ‘버마’라는 표기가 올바르다. ‘미얀마’는 포스트모던(Post Modern) 사고방식이 아닐까? ‘미얀마’
는 미얀마의 일부 정치 세력(및 이 세력을 해외에서 지원하는 그룹)이 즐겨 사용하는 것 같다. 이처럼 국호 ・지명 속에 정
치적 정당성을 에워싼 대립이 내재해 있다.

  2) 제국주의 잔재 청산: 역사 청산
* 인도인들은 봄베이(Bombay)를 뭄바이(Mumbai)로 개칭했다. 이는 영국 제국주의 청산, 우리 것 찾기, 제국주의 역사 청산(제국주의 잔재에 매달리는 지배계급에 대한 도전), 민초들의 옛 인도에 대한 향수, 제국주의적인 국제주의(Internationalism)=세계화(Globalization)에 대한 민중지향적 지역주의(people’s localism)의 저항을 뜻한다. 인도인의 반제(反帝) 민족주의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캘커타를 골고타로 개칭하고, 마드리드를 첸나이(Chennai)로 개칭했다.
* 영어식 도시 이름을 지역 고유의 언어로 개칭. 이는, 영어라는 세계어(세계화된 언어)에 대한 지방어 ・방언(方言)의 도전
으로서, 과거사 청산의 의지가 깃들어 있다.
* 이러한 경향은 인도 중산층의 자의식 ・민족의식 ・주권의식의 발로이다.
* 여기에서 정체성의 정치학(Identity Politics)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봄베이라는 도시명, 봄베이라는 이름의 영국 제국주의 도시(봄베이의 Church Gate 지역은 제국주의 냄새가 물씬 나는 지역임)를 민초들의 땀과 피로 적신 뭄바이(뭄바이 시의 중산층, 저소득층이 사는 애환의 저잣거리)로 환치시키려는 ‘제국주의 정당성(Identity)과의 싸움’이다. 뭄바이의 의식 있는 시민(중산층 ・저소득층)이 보기에 ‘봄베이’는 저네들(Church Gate 거주자들: 영국제국주의에 물든 지배계급)의 이
름이며 우리들의 인생과는 무관한 이름이다.
* 이처럼 봄베이와 뭄바이 사이에 정체성 위기(Identity Crisis)가 내재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Korea’와 ‘Corea’ 사이에도
정체성 위기가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위기를 통일지향적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 히노마루(日章旗)-日本(천황제의 일본)-대동아 침략전쟁의 짝짓기, 즉 깃발-국호-전쟁의 삼각 관계에 주목해 보자. 이에 반대하는 진보 세력의 ‘일장기 게양 반대-천황제 일본을 평화 헌법 아래의 일본으로 탈바꿈-평화국가지향 운동’에도 주목해 보자. 여기에서 양자 사이의 정체성 위기를 발견할 수 있다.
* 일본인들의 북한 혐오 ・반북 의식이 반영된 ‘北’이라는 호칭을 일본 언론이 즐겨 사용한다. 일본의 언론은 일본인 납치
이전에는 ‘북조선’을 애용했다. ‘北’은, 북쪽에 있는 조센징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조센징’이라는 경멸어도 사용할 필요
가 없을 정도의 하품(下品)의 인간들이라는 뜻으로 ‘北’을 사용하는 것 같다. ‘北’이란 말은 부시의 ‘악의 축’ 북한과 호
흡이 맞는다. ‘北’이라는 용어 속에,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에 대한 일본인들의 위협감, 즉 대포동 미사일의 북풍(北風)을
경계하는 의지가 들어 있다.
* 따라서 국호와 지역 이름은 역사 청산을 통한 통합, 통일, 화해의 상징이다. 앞으로 새로운 역사를 창출하려는 의지가 ‘국
호 바꾸어 부르기’에 들어 있다.

2. 통일된 국가의 국호

  1) 중립통일 국가1)의 국호로서 ‘Corea’를 생각해 보자. 단일기에 이미 중립의 의미가 있다. 여기에 또 다른 중립어인
‘Corea’를 덧붙여 쓰자.
2) 연방제 통일 국가의 국호로 ‘Corea’를 사용하면 어떨까? 국가연합 단계부터 ‘Corea’를 사용하면 좋을 듯하다. 여기에서
‘Corea’ 사용 운동과 6 ・15 공동선언 실천운동이 연결되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3) 단일기 국기에 걸맞은 국호로 ‘Corea’를 상정할 수 있다. 단일기에 ‘Corea’라는 문구를 새겨 사용할 필요가 있다.
3. 통일지향적인 국호 ‘Corea’와 평화통일 지향적인 문화적 코드(Code)로서의 ‘Corea’
* 월드컵 응원 때 젊은이들이 태극기 두르고 ‘Peace Korea-Corea’를 외쳤다. 막판으로 갈수록 ‘필승 코리아’ ‘Peace
1) 한반도는 스위스와 같은 지정학적 조건과 유사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한반도의 영세중립 통일의 가능성은 남북한 정치지도자와 국민들의 영세중립 통일의 의지에 달려 있을 것이다.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지 못하고 분쟁의 원인을 제공해 왔으므로, 한반도는 가능성 있는 영세중립으로 통일하여 동북아시아의 중심국가로서 스위스와 같은 완충의 역할과 세력균형의 주체적 국가로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여야 할 것이다.
Korea’로 변하는 가운데 ‘Corea’ 구호가 스스럼없이 나왔다. 이 순간 태극기와 Corea의 짝짓기가 이루어졌다. 이때의
‘Peace Korea=Corea’는, 전쟁체제에 찌든 ‘War Korea’와 대립각을 이룬다. 분단 Korea / 미국에 종속된 Korea를 Corea로 탈바꿈(변증법적 지양)하는 ‘통일 변증법의 상징’으로서 ‘Corea’를 이해할 수 있겠다.
* 이 ‘Corea’를 통일지향적인 구호로 받아들여 민족주의적으로만 해석할 이유가 없으나, ‘Another Korea is possible’, 즉
또 다른 코리아인 ‘Corea’를 창출하자는 뜻이 내재되어 있다.
‘Another Korea’, 즉 ‘모순(분단 모순 ・민족 모순 ・계급 모순 ・지역감정 모순 ・외세 지배의 모순)이 없는, 저 세상(유토피
아)에 있는 Korea’로서의 Corea를 창출하자는 구호이다. 이 ‘Corea’ 구호에 실현가능한 유토피아가 깃들어 있다.
* 따라서 월드컵 응원 때의 태극기-Corea 짝짓기를 한층 고양시켜 매년 6월~8월에 열리는 남북 공동행사에서 ‘단일기-
Corea 짝짓기’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 이러한 짝짓기 구도를 남북한 교류 ・체육 행사 ・문화 행사에 도입하고, 나아가 올림픽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

* 출처={평화 만들기(http://peacemaking.kr)} 134호(200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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