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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다카시

[미완성 습작 (7)] 나가이 다카시(永井隆)의 번제설(燔祭說) 나가이 다카시(永井隆)의 번제설(燔祭說) 김승국(평화활동가/평화만들기 대표) 나가사키에서 피폭 당한 가톨릭 신자ㆍ부락민ㆍ나병환자ㆍ조선인ㆍ중국인은 ‘피폭된 희생양’으로서 고난의 중층화를 겪었다. 그런데 피폭이라는 동일한 체험을 한 나가이 다카시(永井 隆)는, 피폭이라는 고난을 하나님의 섭리로 보는 ‘피폭=번제(燔祭)’설을 주장했다. ‘피폭이라는 천벌을 받았다면 그것도 하나님의 섭리’라는 ‘피폭=번제’설은, 난해한 문제를 낳는다. 지옥 같은 피폭이 하나님의 섭리로 이루어졌다는 永井 隆의 역설을, 필자 나름대로 해석하면서 난제를 풀어갈 셈이다. Ⅰ. 나가이 다카시는 어떤 사람?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의사이었던 나가이 다카시는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의해 피폭되었다. 그는 피폭된 몸.. 더보기
핵무기와 神ㆍ원리주의 김승국 Ⅰ. 이 글을 쓰게 된 동기 북한이 핵실험할 때 북한의 대중들이 열광적으로 찬양한 사실에서 북한 민중의 핵무기 신앙을 엿볼 수 있다. 남한의 운동권 일부도 북한의 핵실험을 찬양하는 모습을 보이며 “북한의 핵무기는 통일 이후 민족의 자산이다”고 설파했다. 이러한 현상을 ‘핵무장 민족주의’라고 부를 수 있겠다. 그러면 ‘핵무장 민족주의’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가? 핵무장 민족주의의 뿌리에 종교적인 요소, 즉 원리주의적인 핵무장론은 없을까? 핵실험을 찬양하는 북한 민중의 핵무기 신앙의 뿌리에 컬트(cult) 의식은 없을까? 핵무장한 주체사상의 선군정치에 내재한 핵무기 신앙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 신앙에 함몰된 북한 민중의 컬트의식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컬트 의식의 밑바닥에 근본주의 신앙심 비.. 더보기
핵무기와 神 (14) -나가이 다카시 비판 김승국 Ⅰ. 분노하는 히로시마, 기도하는 나가사키 ‘분노하는 히로시마’ ‘기도하는 나가사키’라는 말이 있다(高橋眞司ㆍ舟越耿一, 77).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동일하게 원자폭탄의 수난(피폭)을 당했는데, 히로시마 사람들은 원자폭탄 투하에 분노하고, 나가사키 사람들은 기도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뜻에서 히로시마 사람들은, ‘피폭을 원죄로 보는데 동의하는 나가사키 사람들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히로시마 사람들은, 기도하는 나가사키 사람들을 대표하는 나가이 다카시(永井隆)의 번제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비판할 것이다. 나가이 다카시가 나가사키에서는 생사를 초월한 대오(大悟)의 종교인, 우라카미의 성자(聖者), 문화의 영웅으로 평가 받지만(高瀨毅, 91) 히로시마에서는 이와 달리 비.. 더보기
핵무기와 神 (13) -나가이 다카시의 번제설 (3) 김승국 1. 키에르케고르와 나가이 다카시 나가이 다카시(永井隆)의 ‘번제설(피폭=번제)’을 이해하기 위한 방편으로 키에르케고르(Kierkegaard)의 번제론을 소개한다. 필자가 보기에 나가이 다카시는, 키에르케고르의『이거냐 저거냐(Entweder-Oder)』에 나오는 ‘A형 인간’에 가까운 것 같다. 키에르케고르는『이거냐 저거냐』에서 A형 인간과 B형 인간을 대비시키면서 이거냐(A형 인간 선택하느냐) 저거냐(B형 인간을 선택하느냐)를 놓고 고민한다. 키에르케고르가 말하는 A형은 직관적ㆍ감성적ㆍ미적인 감성을 갖고 사색하는 인간이고 B형은 이론적인 사람이다. 필자가 앞에서 A형 인간에 ‘가까운 것 같다’고 언급한 이유는, 나가이 다카시에게도 B형 인간의 요소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A형 인간의 요소가 강한 것.. 더보기
핵무기와 神 (12) -나가이 다카시의 번제설 (2) 김승국 키에르케고르(Kierkegaard)가『공포와 전율(Furcht und Zittern)』에서 ‘신앙은 사유가 끝나는 바로 그곳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사유를 통해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역설’이라고 언급한다. 신앙은 역설이므로 불합리해도 믿을 수밖에 없다. 교부 철학자의 말대로 ‘불합리하기 때문에 믿는다(credo, quia absurdum).’ 이러한 전제 아래, 나가시 다카시(永井隆)의 역설적인 번제설이 드러나는「原子爆彈 死者 合同 弔辭」를 소개하면서 중요부분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다. Ⅰ.「原子爆彈 死者 合同 弔辭」 나가이 다카시가 ‘천주공교(天主公敎) 浦上 신도 대표’로서 1945년 11월 23일에 폐허로 변한 우라카미(浦上) 천주당(성당) 앞에서 낭독한「原子爆彈死者合同弔辭」는 다음과 같은 내.. 더보기
핵무기와 神 (11) -나가이 다카시의 번제설 (1) 김승국 나가사키에서 피폭 당한 가톨릭 신자ㆍ부락민ㆍ나병환자ㆍ조선인ㆍ중국인은 ‘피폭된 희생양’으로서 고난의 중층화를 겪었다. 그런데 피폭이라는 동일한 체험을 한 나가이 다카시(永井隆)는, 피폭이라는 고난을 하나님의 섭리로 보는 ‘피폭=번제(燔祭)’설을 주장했다. ‘피폭이라는 천벌(주1)을 받았다면 그것도 하나님의 섭리’라는 ‘피폭=번제’설은, 난해한 문제를 낳는다. 지옥 같은 피폭이 하나님의 섭리로 이루어졌다는 나가이 다카시의 역설을, 필자 나름대로 해석하면서 난제를 풀어갈 셈이다. 그럼 나가이 다카시는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밝힌다. Ⅰ. 나가이 다카시는 어떤 사람?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의사이었던 나가이 다카시는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의해 피폭되었다. 그는 피폭된 몸으로 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