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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안보-군사/비핵화-비핵지대화

한반도 비핵 지대화

김승국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난관을 극복하면 한반도의 비핵 지대화를 선언할 지평이 열린다. 한반도 비핵 지대화는, 비
핵화 공동선언에 없는 ‘미국의 핵우산, 핵무기 탑재 미군 함정 ・잠수함의 한반도 영해 진입, 핵무기 탑재 미군 공군기의 남한 영공 ・주한미공군 기지 진입의 금지’를 실행조건으로 한다.

위의 실행조건은 모두 미군 철수와 연관된 사항이다. 한반도 비핵 지대화가 시행될 평화 로드맵의 제2단계는 주한미군의 철수를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 지대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주한미군이 철수한 다음에도 미국이 무해(無害) 통행권을 주장하거나, 현재의 필리핀에서처럼 VOA(방문국 지위 협정)을 통해 미군의 일시적인 주둔을 강행하면 한반도 비핵 지대화는 형해화되기 쉽다.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동아시아 비핵 지대화가 필수적이다.
안보전략적 차원에서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추구할 공동안보의 구체적인 출발점으로서는 동북아 비핵 지대화를 행한 노력을 들 수 있다. [한반도 안팎에서] 핵무기와 대량살상 무기가 존재하고 강대국들이 저마다 그런 무기들로 서로를 견제하는 공포의 질서는 우리에게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주기는커녕, 핵무기라는 긴장의 근원이 존재한다는 것을 빌미로 더 깊은 안보 딜레마의 수렁으로 우리를 몰아가는 것이다. 이 수렁으로부터 진정한 출구는 무엇인가? 그 것은 다름 아닌 핵의 전면 폐기이고 그것을 위한 비핵 지대화 건설이다.
그것은 단순한 환상이 아니다. 지구의 반절인 남반구는 비핵 지대화를 성취하고 있다. 문제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 또는 그들과 동맹을 맺고 있는 나라들이 집중된 북반구에서 비핵 지대화를 건설하는 일이다. 동북아 지역의 비핵 지대화는 핵무기로부터 인류해방을 추구함에 있어 사활적인 과제이다.<이삼성 외 {한반도의 선택}(서울, 삼인, 2001) 36쪽>(200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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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국 지음『한반도의 평화 로드맵』(파주, 한국학술정보, 2008) 139~140쪽을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