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키에르케고르

핵무기와 神 (12) -나가이 다카시의 번제설 (2) 김승국 키에르케고르(Kierkegaard)가『공포와 전율(Furcht und Zittern)』에서 ‘신앙은 사유가 끝나는 바로 그곳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사유를 통해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역설’이라고 언급한다. 신앙은 역설이므로 불합리해도 믿을 수밖에 없다. 교부 철학자의 말대로 ‘불합리하기 때문에 믿는다(credo, quia absurdum).’ 이러한 전제 아래, 나가시 다카시(永井隆)의 역설적인 번제설이 드러나는「原子爆彈 死者 合同 弔辭」를 소개하면서 중요부분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다. Ⅰ.「原子爆彈 死者 合同 弔辭」 나가이 다카시가 ‘천주공교(天主公敎) 浦上 신도 대표’로서 1945년 11월 23일에 폐허로 변한 우라카미(浦上) 천주당(성당) 앞에서 낭독한「原子爆彈死者合同弔辭」는 다음과 같은 내.. 더보기
불안한 시대의 용산 참사 김승국 불안이란, 자기에게 나쁜 일이 지금은 일어나지 않지만 언젠가 일어날지 모른다고 생각될 때 생기는 감정이다. 대상이 분명하지 않아서 회피하거나 예방조치를 취할 수 없는 무력감을 동반한다. 이러한 무력감이 만연한 현대를 ‘불안한 시대’라고 일컬을 수 있다. 불안한 시대는 문명․체제의 전환기에 다가온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에 팽배해 있는 가운데 신자유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최악의 경제상황 속에서 삶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할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 ‘불안한 시대’. 무한경쟁의 시장에서 탈락하여 도시빈민이 되거나 노숙자로 전락하는 불안한 시대. ‘청년실업 대란’이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여 부평초처럼 떠다니는 불안한 시대. 40대 중후반이 되면 언제 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