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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안보-군사/무기(核, 북한 핵, MD)

미국의 MD 전략과 한반도

김승국

미사일 방어(Missile Defense: 이하 ‘MD’)는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최첨단 무기 시스템이다. 미사일이 창(矛)이라면 MD는 방패(盾)이다. 그러므로 미사일과 MD는 모순(矛盾)관계이다. 그런데 이 모순관계는 역전이 가능하다. 오히려 MD가 공세적인 창(矛)이 되고 미사일이 수비적인 방패(盾)가 되는 ‘모순관계의 역전’이 일어날 수 있다. (미사일을 보유한) 북한 對 (미사일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MD를 통해 북한을 공략하는) 미국/미・일 동맹의 비대칭성 속에서 ‘미사일과 MD의 모순관계’가 역전될 수 있다.

무기의 개체를 중심으로 말하면 북한의 미사일이 창이고 미국/미・일동맹의 MD가 방패이다. MD가 북한 미사일에 대하여 순수하게 방어적인 자세만 취할 경우에도, 북한 미사일은 창이고 MD는 방패이다. 그러나 무기 체계로서의 MD는 북한의 미사일에 대하여 창이 되고 북한의 미사일이 오히려 방패로 역전될 수 있다. 특히 선제공격의 군사 강령을 선포한 부시 정권이 MD를 통한 대북 선제공격 능력을 개발 중이므로 무기 체계로서의 MD는 북한을 찌르는 창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모순관계의 역전은 위협론의 역전을 동반한다. 미국/미・일 동맹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 때문에 MD를 개발하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MD 군확(군비확장)의 수난자인 북한은 MD 위협(MD가 북한을 위협)이 북한의 숨통을 죄는 역전극을 실감한다. MD의 원조인 SDI(별들의 전쟁: Star Wars)가 소련을 붕괴시키는 역군이 된 것처럼, 미국이 MD 군확을 통해 북한을 붕괴시킬지도 모른다.

이처럼 북한 미사일과 MD의 모순관계・모순관계의 역전을 설명하는 게 이 연구의 제1차적인 목표이다. 이어 북한 미사일-MD의 관계를 군・산 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 이론으로 규명하는 게 제2차적인 목표이다.

1. 미・일 동맹 재편과 MD

2006년 7월 5일의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미・일 동맹은 ‘MD야말로 미・일 동맹의 상징인 점’을 공감하고 있다. 미・일 동맹체가, 마치 북한 미사일 발사를 기다렸다는 듯이 MD 군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MD 군확은 미・일 동맹 재편-주일미군 재편(일본판 GPR)의 핵심적인 사항이다. 2006년 5월 1일에 발표한 ‘주일미군 재편을 위한 미국・일본의 로드맵’의 제5항 「미사일 방어(MD)」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미・일 쌍방은 추가적인 (MD)능력을 전개하고, 제각기 탄도미사일 방어능력을 향상시킴에 따라 긴밀한 제휴를 지속한다.
  ② 미군의 새로운 X밴드 레이더 시스템의 최적 전개지(展開地)로 車力 항공자위대 기지를 선정한다. 레이더를 운용할 수 있는 2006년 여름까지 필요한 조치・미국 측의 자금부담에 따른 시설개수(改修)를 한다. ③ 미국정부는 X밴드 레이더의 데이터를 일본 정부와 공유한다.
  ④ 미군의 PAC-3 능력이 주일미군 시설・구역에 전개되어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운용할 수 있게 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처럼 미・일 동맹 재편의 MD 관련 조항들을 촉발하는 역할을 했다. 이 촉발 역할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항인 ‘미・일 쌍방은 추가적인 (MD)능력을 전개하고, 제각기 탄도미사일 방어능력을 향상시킴에 따라 긴밀한 제휴를 지속한다’와 관련하여, 미・일 동맹은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미・일 동맹은 2009년까지 MD공동작전 센터를 세우기로 한 합의를 재확인했다. 미국의 지일파(知日派) 선두주자인 아미티지(Armitage) 전 국무부 장관
은 한발 더 나아가 ‘차세대 이지스함인 CGX’를 일본에 판촉하는 발언(“일본과 CGX를 공동개발하고 싶다”)을 했다( 日本經濟新聞 2006. 7.28.). 2005년 7월 21일의 개정 자위대법에 MD 관련 조항을 삽입한 뒤 MD 군확의 호기를 노리던 일본 정부・의회는,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이구동성으로 MD 시스템의 조기(早期)도입을 주창했다.
둘째 항인 ‘미군의 새로운 X밴드 레이더 시스템의 최적 전개지로 車力기지를 선정한다’와 관련하여, 작동 중인 車力기지의 X밴드 레이더 시스템이 이번에 북한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물론 미・일 동맹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車力기지의 X밴드 레이더 시스템을 앞으로 강화할 것이다.
셋째 항인 ‘미국정부는 X밴드 레이더의 데이터를 일본 정부와 공유한다’와 관련하여, 이미 작동 중인 ‘X밴드 레이더의 데이터 공유(미・일 공유) 시스템’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미・일 동맹은 위의 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다.
넷째 항인 ‘미군의 PAC-3 능력이, 주일미군 시설・구역에 전개되어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운용할 수 있게 한다’와 관련하여, 일본의 방위시설청 장관은 ‘오키나와의 가테나 기지에 PAC-3을 서둘러 배치하겠다’고 2006년 7월 20일에 말했다.

2. 군・산 복합체론으로 조명한 ‘북한 미사일-MD 관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촉발한 미・일 동맹의 MD 군확은, MD 관련 군・산 복합체(이하 ‘MD 군・산 복합체’)의 영향력 확대를 동반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MD 군확의 호기로 삼는 미・일 군・산 복합체는, MD 관련 국방예산의 증액을 따낼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2006년 7월까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MD가 무산될지도 모르는 위기’를 벗어나 MD 예산을 확보・증액하도록 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미・일 정부가 MD 관련 국방예산의 증액을 호언함에 따라, 군・산 복합체 주도의 MD 군확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

MD 관련 국방예산의 증액은 MD 관련 군수업계의 수주확대・이윤증대를 예고하므로, ‘북한 미사일-MD 관계’를 군・산 복합체론으로 조명할 이론적인 근거가 발생한다. ‘북한 미사일-MD 관계’를 군・산 복합체론으로 조명하기 위한 이론적인 작업을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진행한다.

이 작업을 구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그림 1>: 군・산 복합체와 ‘북한 미사일-MD 관계’를 제시한다.<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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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국 지음『한반도의 평화와 북한 핵문제』(파주, 한국학술정보, 2007) 13~46쪽을 참조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