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 2021. 4. 21. 14:52

비수구미 가는 길

평화로 가는 길 (21)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평화가 하늘이다[和乃天]

 

오지(奧地) 중의 오지인 (화천군의) 비수구미 가는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지난해 겨울에 비수구미 가는 길이 내 차의 통행을 거부<요철이 격심한 비포장 도로이어서 4륜구동 차량은 지나갈 수 있으나 내 차(Damas)의 주행은 피하는 것이 현명함>하는 바람에 길의 초입에서 포기했다.

 

 

내 차의 진입을 거부한 비수구미 가는 길

포기한 아쉬움을 달래며 봄이 오기까지 기다리면서도 차의 안전을 위해 비수구미 을 망설였다.

 

드디어 비수구미 마을-계곡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화천의 평화의 댐쪽으로 달려갔다. 평화의 댐에 다가가기 직전의 오른쪽에 비수구미 가는 길의 표지판이 있는데, 이 표지판이 암시하는 대로 내려가다 보니 평화의 댐 오토캠핑장 가는 길과 비수구미 가는 길의 분기점이 나타나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꺾었다. 조금 내려간 뒤 요철이 격심한 비포장 도로의 진입로 직전의 평지에 차를 세운 뒤, 트렁크를 열어 튜브 없는 자전거를 내려 조립했다.

 

이 자전거를 타고 비수구미 계곡 마을까지 14km를 가야한다.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게 7km 정도 달리는데 참으로 힘들었다. 움푹 파인 길을 요리저리 피하며 한참동안 곡예운전 하다 보니 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였다.

 

 

비수구미 마을로 가는 산길의 입구

마침 지나가던 중년의 여성이 나에게 이 지점에서 나머지 7km의 산길(오른쪽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산길)로 갈 수 있고, 자전거 타고 온 길(자동차 주행이 가능한 길)을 따라 가면 막히는 곳에 주차장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 말을 듣고 자전거를 세워두고 산길을 올라갔다. 아기자기한 산길을 걸으니 다리가 보였고, 다리를 지나니 드디어 대망을 비수구미 계곡마을이 나타났다.

 

민박집 전용 보트를 타고 온 사람들이 선착장에서 내린 뒤 산채 비빔밥 집으로 가는 모습이 보였다. 산채 비빔밥 집에서 잠도 잘 수 있는데, 방한 칸의 1박 요금이 4만원이고 식사는 한 끼에 1만원이란다(현재는 코로나로 잠잘 수 없고 식사만 가능함).

 

마을의 한가운데를 흐르는 계곡을 타고 계속 올라가면 해산터널이 나온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해산터널의 철문을 지나 계곡을 타고 6km를 내려오면 비수구미 마을(민박집산채비빔밥 집을 포함한 3채의 집만 있는 마을: 옛날에 화전민 등이 많이 살아서 초등학교 분교가 세 개나 있었다)에 도달한다.

 

이 마을의 왼쪽에 수동분교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을 따라 언덕에 올라 전봇대를 따라 4km를 걸으면 수동분교 자리가 나오고, 수동분교에서 내친걸음으로 한참 걸으면 모일분교가 나오며, 모일분교에서 시작하는 한뼘길을 따라 산을 넘으면 동산1리로 내려갈 수 있는 태산농장이 나온다(현재 한뼘길의 일부분이 통행불가능 상태이므로 모일분교에서 동산 1리로 갈 수 없다. 동산 1리 마을에 한뼘길 안내소가 있으나 지금은 문이 닫혀 있다). 태산농장 앞의 소로를 계속 내려가면 파로호가 보이고(앞에서 말한 동산2리의 비수구미 마을에서 보이는 파로호와 다른 곳) 용희네 민박집을 지나면 월하(이태극) 문학관이 보이고 월하 문학관의 아랫마을이 동산1리이다(동산 2리의 비수구미 계곡 마을에서 수동분교와 모일분교를 지나 한뼘길에 진입하려면 중간에 하룻밤을 자야한다. 12일 코스이다).

 

월하 문학관에서 동산 1리 마을을 지나면 평화의 댐 가는 길과 동산 1리 마을 진입로의 분기점이 나온다. 이 분기점의 오른쪽으로 달리면 평화의 댐으로 갈 수 있고, 왼쪽으로 꺾으면 화천수력발전소를 지나 화천읍내 또는 간동면으로 갈 수 있다(2021.4.21).